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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의 상상은 '무한상상실'에서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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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의 상상은 '무한상상실'에서 현실이 된다

2020.01.03 07:00
금천구청에서 운영하는 무한상상실 프로그램인 ′목공아카데미′에 참여한 참가자들이 장비를 이용해 직접 목공예를 하는 모습. 금천구청 제공
금천구청에서 운영하는 무한상상실 프로그램인 '목공아카데미'에 참여한 참가자들이 장비를 이용해 직접 목공예를 하는 모습. 금천구청 제공

로봇 개발회사 ‘샤인’의 신현수 대표는 중학교 때부터 로봇에 대한 열정이 컸다.  로봇 대회에 나가 여러 번 상을 받고 로봇으로 창업을 꿈꿨지만 좀처럼 기회를 잡기 어려웠다고 했다. 2018년 기술혁신형 창업기업원 사업에 선정되면서 기회가 돌아왔다. 하지만 난관이 남아 있었다. 설계한 로봇을 제작하려면 절삭 가공을 하는 레이저 커터가 필요했다. 이제 막 창업한 개인이 이런 고가 제조장비를 보유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우연한 기회에 서울 금천구청에 자리한 ‘무한상상실’에서 장비를 쓰고 교육까지 받을 수 있었다. 신 대표는 3개월간의 연구 끝에 거미 형태의 로봇을 완성할 수 있었다. 지금은 로봇 공방을 직접 열어 학생들을 가르치며 자신의 꿈에 다가서고 있다.


인천 남동구에 사는 회사원 전춘구 씨는 창문에 다는 블라인드를 개선할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다. 블라인드는 커튼지가 평소엔 두루마리 형태로 말려 있다가 햇빛을 가릴 때 펼쳐지는 원리다. 표현할 수 있는 무늬가 단조롭고 창문 윗부분에만 설치가 가능해 제한이 많았다. 전 씨는 무늬와 패턴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햇빛을 막는 위치도 편리하게 조절하는 방안으로 두 개의 회전축을 가진 이중 블라인드를 고안해 특허까지 냈다. 

 

전 씨는 인천대 무한상상실의 3D프린팅 장비를 써서 시제품을 제작했다. 전 씨는 “장비에 익숙하지 않아 디자인 출력과 제품 출력 오차를 조정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장비운영 담당자가 사용법을 알려주고 재료까지 무상으로 제공한 덕분에  시제품 제작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했다. 

 

전국 과학관과 대학 등 공공기관 21곳에 설치된 창작지원 공간인 무한상상실이 일반인의 예비창업 산실로 거듭나고 있다. 무한상상실은 일반인이 직접 기술을 습득해 제품을 만드는 ‘메이커 운동’에 자극을 받아 2014년 국내에 도입됐다. 3차원(3D) 프린터와 컴퓨터수치제어(CNC) 레이저 조각기, 종이 커팅기 등 첨단 제조장비를 빌려 쓸 수 있고 전문가가 상주하며 장비 사용 방법까지 가르쳐주고 있어 취미생활을 하려는 일반인은 물론 창업을 목표로 시제품을 만들려는 예비창업가들의 이용이 늘고 있다. 디자인 전공을 살려 실내 장식용 화분을 만드는 사람부터 전문적인 기계를 제작해 사업 아이템으로 활용하는 사람까지 이용자 면면도 다양하다. 한국과학창의재단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약 17만 명이 전국의 주요 거점에 설치된 21곳의 무한상상식을 이용했다. 무한상상실은 최근에는 아이디어 창업이나 직업 창출과 관련된 지원을 늘리고 있다. 


기업의 활용도 활발하다. 용기제조 회사인 아이팩글로벌은 블루베리를 담기만 해도 무게를 알  수 있고 일정 무게만 담는 전용 용기를 개발했다. 이런 용기를 만들려면 내부에 여러 무늬를 새겨야 하는데  시제품 개발비만 최대 9300만 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아이팩글로벌은 경기도 수원 경기테크노파크의 무한상상실의 3D프린팅 장비를 사용해 시제품 비용을 줄이고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우희섭 아이팩글로벌 부대표는 “생소한 장비를 이용해야 하는데다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는 특성상 비용을 낭비할 수 있었는데, 전문가의 도움으로 아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에서 운영하는 무한상상실 프로그램인 ′스테인드글라스DIY′에 참여한 참가자들이 장비를 이용해 직접 스테인드글라스를 만들고 있다. 무한상상실은 취미를 목적으로 하는 공작부터 사업화를 염두에 둔 시제품 제작까지 다양한 목적의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부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 제공
부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에서 운영하는 무한상상실 프로그램인 '스테인드글라스DIY'에 참여한 참가자들이 장비를 이용해 직접 스테인드글라스를 만들고 있다. 무한상상실은 취미를 목적으로 하는 공작부터 사업화를 염두에 둔 시제품 제작까지 다양한 목적의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부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 제공

자동차  부품 기업인 키커트코리아는 경기테크노파크 무한상상실의 장비를 활용해 주력제품 원가를 절감했다. 키커트코리아는 현대자동차 코나와 벨로스터, 기아자동차의 K3의 차문을 여닫는 부품 뭉치인 도어래치를 주력제품으로 생산하고 있다. 복잡한 입체 형상을 띤 이 부품을 개선하려면 수시로 제품을 수정하고 시제품을 통해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키커트코리아는 기존에 비용 때문에 꺼려했던 기어 구조를 검사하고 금형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무한상상실 장비를 활용했다. 이창은 키커트코리아 대리는 “제품 검증 과정에서 작은 오차를 간과하고 넘어갈 경우 양산에 엄청난 차이가 나타난다"며 "무한상상실 덕분에 막대한 비용 지출과 생산 차질을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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