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영상+]"첫 발사까지 앞으로 1년" 누리호 개발 산실 나로우주센터를 가다

통합검색

[영상+]"첫 발사까지 앞으로 1년" 누리호 개발 산실 나로우주센터를 가다

2020.01.19 12:00
이달 15일 오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75t 액체엔진 성능을 검증하는 139번째 연소테스트가 진행됐다. 뭉게구름처럼 피어오르는 수증기는 엔진의 열을 식히기 위해 투입한 물이 수증기로 변한 것이다. 고흥=조승한 기자 shinjsh@dogna.com
이달 15일 오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75t 액체엔진 성능을 검증하는 139번째 연소테스트가 진행됐다. 뭉게구름처럼 피어오르는 수증기는 엔진의 열을 식히기 위해 투입한 물이 수증기로 변한 것이다. 고흥=조승한 기자 shinjsh@dogna.com

이달 15일 오후 전남 순천역에서 내려 차를 타고 한 시간 넘게 달려 도착한 고흥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는 모처럼 화창한 날씨 속에 적막감이 맴돌았다. 1년 앞으로 다가온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첫 발사를 앞두고 분주한 모습을 기대했지만 예상과 달리 평온한 모습이었다. 나로우주센터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오는 전망대에 오르자 멀리 추진기관 시험동에서 갑자기 '쿠쿠쿠쿠쿵'하는 소리와 함께 수증기가 뭉게구름처럼 피어올랐다. 건물에서 내뿜는 엄청난 굉음은 약 1.2㎞ 떨어진 곳에서도 또렷히 들릴 정도로 낮고 웅장했다. 이날 시험동에선 누리호의 심장인 75t 액체엔진 성능을 검증하는 139번째 연소테스트가 진행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날 누리호 발사 준비가 한창인 나로우주센터를 언론에 공개했다.

누리호는 1.5t 무게 인공위성을 고도 600~800㎞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우주발사체다. 길이 47.2m, 무게 200t인 발사체 개발에 모두 1조9572억 원이 투입됐다. 누리호는 2021년 2월과 10월에 두 차례 발사가 예정돼 있다.

 

누리호는 75t 액체엔진 4개로 이뤄진 1단과 75t 액체엔진 1개로 만든 2단, 7t급 액체엔진을 장착한 3단으로 구성된다. 1단의 추력 300t은 쏘나타급 승용차 200대를 하늘로 밀어올릴 수 있는 힘이다.  2018년 11월 누리호 2단에 해당하는 시험발사체 발사가 성공하며 75t 액체엔진과 2단 검증을 마쳤다. 현재는 1단과 3단의 검증이 진행중이다.

 

한국과 러시아가 공동개발한 KSLV-3(나로호)보다 14.2m 큰 나로호는 75t 액체엔진 4개로 이뤄진 1단과 75t 액체엔진 1개로 만든 2단, 7t급 액체엔진을 장착한 3단으로 구성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과 러시아가 공동개발한 KSLV-3(나로호)보다 14.2m 큰 나로호는 75t 액체엔진 4개로 이뤄진 1단과 75t 액체엔진 1개로 만든 2단, 7t급 액체엔진을 장착한 3단으로 구성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연소시험을 마치고 두 시간쯤 지나서야 이날 시험의 주인공 엔진 실물을 볼 수 있었다. 지상연소시험설비에 단단히 연결된 엔진에선 여전히 열기와 함께 매캐한 기름 냄새가 났다. 한영민 항우연 엔진시험평가팀장은 “75t엔진은 1초에  케로신(등유) 100㎏, 산화제 150㎏을 태우며 2000도의 고온을 내뿜는다”며 “조금 전 엄청난 수증기는 엔진을 400도로 식히기 위해 1초에 1.4t의 물을 쏟아부으면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1단용 75t 엔진은 2월 중순까지 6차례의 시험을 더 거치면 개발이 완료되고 이후 검증시험에 들어간다. 75t 엔진은 지금까지 22기가 제작됐고 17기가 시험을 거쳤다. 이달 8일 기준으로 누적 연소시험 시간만 1만3065초에 이른다. 75t은 1단은 최소 127초, 2단은 140초를 날아야 한다. 3단에 들어가는 7t급 엔진은 510초를 날아야 한다. 지금까지 9기를 제작했고 연소시험은 77회, 누적시험 시간은 1만 2325.7초에 이른다. 최근 시험에서는 750초간 연소에 성공했다. 7t 엔진은 2월 중 QM 종합연소시험이 마무리되면 하늘로 날아오를 준비를 마친다.

 

한영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엔진시험평가팀장이 15일 오후 실시된 75t급 엔진 시험 뒤 시험에 사용된 엔진을 보여주고 있다. 고흥=조승한 기자
한영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엔진시험평가팀장이 15일 오후 실시된 75t급 엔진 시험 뒤 시험에 사용된 엔진을 보여주고 있다. 고흥=조승한 기자

조립동에서 발사대로 이어지는 도로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나로우주센터는 2013년 한국과 러시아가 공동 개발한 2단 발사체인 나로호에 맞게 설계됐다. 지금은 누리호에 맞도록 '체질개선'을 하고 있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본부장은 “나로호보다 길이가 14m 긴 누리호를 눕혀서 운반하면 좁은 도로를 돌기 어려워 도로 폭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관제센터도 개편에 들어간다. 항우연 관계자는 “내일부터 바로 세부 시스템을 누리호 체계에 맞추기 위한 공사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누리호를 하늘로 올려보낼 발사대도 이날 처음 공개됐다. 누리호 발사대는 나로호 발사대 옆에 짓고 있다. 2018년 발사된 시험발사체는 나로호 발사에 사용된 발사대를 개조해 사용했다. 하지만 누리호는 나로호보다 훨씬 길어 같은 발사대를 사용하지 못한다. 새 발사대는 누리호를 세운 상태에서 연료와 전기를 공급하는 높이 45.6m ‘엄빌리칼 타워’와 발사체에 사람과 장비가 다가갈 수 있게 하는 지지대로 구성된다. 강선일 항우연 발사대팀장은 “제2발사대는 국내 연구진이 독자 기술로 건설하고 있다"며 "현재 공정률은 93%로 올 10월까지 완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우연은 발사대를 완공하는 대로 누리호 인증모델(실제 발사체와 성능이 똑같지만 지상에서 시험만 하는 모델)을 세워 기능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누리호를 하늘로 올려보낼 발사대도 새롭게 제작중이다. 연료와 전기를 공급하는 ′엄빌리칼 타워′(왼쪽 흰 지지대)와 발사체에 사람과 장비가 다가가는 지지대(왼쪽 초록색 탑) 등으로 구성된다. 고흥=조승한 기자
누리호를 하늘로 올려보낼 발사대도 새롭게 제작중이다. 연료와 전기를 공급하는 '엄빌리칼 타워'(왼쪽 흰 지지대)와 발사체에 사람과 장비가 다가가는 지지대(왼쪽 초록색 탑) 등으로 구성된다. 고흥=조승한 기자

잠실 실내체육관 크기에 가까운 발사체조립동에서는 1단과 3단을 시험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빈 거대한 원통 형태의 1단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전영두 항우연 발사체체계종합팀장은 “누리호 1단은 나로호의 지름(2.9m)보다 큰 3.5m에 이른다”고 했다. 누리호 크기를 가늠해볼 만했다. 이날 공개된 1단에는 아직 75t 엔진을 설치하지 않고 연료 배관만 완성된 상태다. 나로호 1단에는 엔진 1기가 들어갔지만 누리호 1단에는 75t급 엔진 4개가 들어간다.  이른바 '클러스터링'이라는 이 기술은 한국이 처음 도전하는 기술이다. 엔진 4개가 정확하게 정렬해야 해 부품이 단 0.001mm라도 틀어지지 않아야 하는 고난도 작업이다. 고 본부장은 “1단 조립은 지금까지 한 작업 중 가장 까다롭다”고 말했다.

 

거대한 조립동 한켠에 누리호 3단 조립 작업이 이뤄질 조립대도 보였다. 3단은 수평으로 제작되는 다른 단과는 달리 수직으로 세워져 조립된다. 전 팀장은 “3단은 무게를 가볍게 만들기 위해 원통이 아닌 트러스 형태로 제작된다”며 “원통과 달리 수평으로 놓기 어려워 수직으로 세워야 조립이 편하다”고 말했다.

 

조립동에서 제작중인 누리호 1단 몸체의 모습이다. 고흥=조승한 기자
조립동에서 제작중인 누리호 1단 몸체의 모습이다. 고흥=조승한 기자

항우연은 올해 상반기까지 누리호에 들어갈 모든 엔진 개발과 연료 주입 실험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늦어도 올해 가을에는 1단을 조립하고 75t엔진 4개를 묶어 처음으로 연소시험에 들어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연소시험에 성공하면 300t급 엔진을 하나 확보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는다. 고 본부장은 “시험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1~3단을 조립해 내년 2월 첫 비행시험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철호 항우연 원장은 "누리호 개발에는 200개 이상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며 "기업들과 협력해 누리호 발사가 성공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7 + 6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

    관련 태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