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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F 걸린 멧돼지 74마리째 발견…굶주린 멧돼지 더 멀리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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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F 걸린 멧돼지 74마리째 발견…굶주린 멧돼지 더 멀리 이동한다

2020.01.16 16:55
경기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방역당국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경기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방역당국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16일 경기 연천군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걸린 멧돼지 2마리 사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폐사체는 모두 지난 14일 장남면 반정리 민간인 출입통제선 내 감염위험 지역에 설치한 울타리 안에서 발견됐다. 다행히 ASF에 걸린 멧돼지가 경기와 강원 북부를 가로지르는 광역 울타리를 넘어오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발견된 멧돼지 사체는 ASF 표준 행동지침에 따라 시료 채취 후 현장소독과 함께 매몰 처리됐다. 하지만 이번 사례를 포함해 전국 야생멧돼지 ASF 확진 사례가 총 74건으로 늘었다. 그 빈도와 발생 범위도 점점 커지고 있다. 연천군에서만 총 28건의 야생멧돼지 ASF 확진 사례가 발생했다. 지난 10월부터 꾸준히 발생 중이다. 파주시와 철원군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화천군은 지난 1월부터 ASF 확진 야생 멧돼지가 발견되고 있다.


감염사례가 느는 것은 멧돼지가 번식기와 포유기, 월동을 앞두고 식욕이 왕성해졌기 때문이다. 멧돼지는 곤충과 식물 등을 닥치는대로 섭취하는 잡식성 동물이다. 최근 강원 강릉에서는 강가에서 물고기를 먹는 멧돼지가 출현하기도 했다. 천적도 딱히 없어 그 개체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 중이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멧돼지의 전국 서식밀도는 2010년 산림 1 ㎢(제곱킬로미터)당 3.5마리에서 2018년 5.2마리로 증가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7년 전국의 멧돼지수는 약 30만마리로 추정된다.


이렇게 증가된 개체 수는 먹이부족 현상을 불렀다. 기본적으로 멧돼지는 잡식성이긴 하지만 주 먹이는 도토리나 식물 뿌리다. 2010년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가을철 멧돼지의 주먹이가 되는 도토리의 결실이 부족할 경우 멧돼지는 도토리를 대체할 만한 다른 먹이를 찾기 위해 이동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토리 결실이 충분할 경우 멧돼지의 행동권은 3.1㎢였고 도토리 결실이 충분치 못할 경우 10.7㎢ 로 약 3배정도 행동권이 확장됐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3.7배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돼지의 하루의 이동경로 파악한 결과 도토리가 충분한 때에는 평소 행동권보다 11%정도 적게 이동했다. 반면 도토리가 충분하지 못할 때에는 평소 행동권보다 22% 더 많이 이동했다.


전문가들은 “멧돼지는 12월 시작되는 짝짓기를 앞두고 지방을 축적하기 위해 먹이를 찾아 헤맨다”며 “날씨가 추워지는 탓에 월동을 준비하는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 짝짓기 후 새끼를 벤 암컷은 포유기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먹이를 필요로 하며 자연스레 먹이가 많은 농경지나 도심으로 이동하게 된다. 멧돼지는 한꺼번에 6~8마리의 새끼를 낳기 때문에 태어난 새끼로 인해 ASF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는 위험도 있다.


겨울철에는 주로 산림 내부에 머물며 식물의 뿌리를 캐먹지만 주로 8월부터 11월 농작물을 수확하는 시기에 마을주변, 농경지 주변 및 임도 주변에 서식하는 경향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멧돼지 입장에선 농작물을 수확하는 시기의 마을이나 농경지 주변은 먹이를 찾기 안성맞춤인 곳이기 때문이다. 2009년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강원 양구의 경우, 10월 중 멧돼지들은 농경지 배후 산림의 은신처를 중심으로 반경 800∼1500m이내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심에서 출현하는 경우는 산에 인접한 텃밭의 감자, 고구마를 먹기 위해 내려오다 길을 잃거나 교란으로 도심으로 출현하는 것으로 분석됐으며, 그 시기 또한 가을철에 집중됐다. 

 

이달 15일 기준 야생멧돼지 ASF 확진 사례를 나타냈다. 환경부 제공
이달 15일 기준 야생멧돼지 ASF 확진 사례를 나타냈다. 환경부 제공

ASF 확산을 막기 위해 돼지 사육도 줄이고 있다.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3분기 가축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돼지는 1128만 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만3000마리 감소했다. 돼지 사육마릿수가 역대 최대였던 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3.7% 감소한 수준이다. ASF 확산 방지를 위해 연천 등 ASF 발병 지역 돼지를 전량 살처분한 탓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현재 감염위험지역과 발생 및 완충지역 경계지역, 차단지역 등 4개의 관리지역으로 나눠 야생 멧돼지를 관리하고 있다. 감염 위험지역인 철원과 연천 일부 지역에는 멧돼지 이동을 차단하는 철책을 설치했다. ASF 감염 확진 멧돼지가 발견된 지점의 반경 3㎞ 안팎에 국지적 울타리를 2단으로 설치했다. 이번에 발견된 ASF 감염 멧돼지는 이 울타리 안에서 발견된 것으로 경기 파주에서 강원과 철원까지 설치한 100km 구간의 광역 울타리를 넘어온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2차 울타리에 야생 멧돼지들이 갇히다 보니 오히려 ASF 감염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원화 국립환경과학원 생물안전연구팀장은 “2차 울타리 안은 야생 멧돼지의 ASF 감염 위험성이 큰 지역”이라며 “감염 폐사체 발견이 더 늘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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