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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만 쪼여도 공간 기억 능력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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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만 쪼여도 공간 기억 능력 높인다

2020.01.21 12:14
허원도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사회성 뇌과학그룹 초빙연구위원(KAIST 생명과학과 교수)과 신희섭 단장, 이상규 연구위원, 경태윤 연구원, 김성수 연구원(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연구팀은 머리에 손전등으로 빛을 쪼이는 것만으로 공간기억 능력을 늘리는 기술을 개발했다. IBS 제공
허원도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사회성 뇌과학그룹 초빙연구위원(KAIST 생명과학과 교수)과 신희섭 단장, 이상규 연구위원, 경태윤 연구원, 김성수 연구원(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연구팀은 머리에 손전등으로 빛을 쪼이는 것만으로 공간기억 능력을 늘리는 기술을 개발했다. IBS 제공

손전등으로 뇌 세포에 빛을 쪼이는 것만으로 뇌의 공간기억 능력을 늘리는 기술이 개발됐다. 아직까지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 수준이지만 수술 없이도 쉽게 기억 능력을 조절할 수 있어 다양한 동물모델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허원도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사회성 뇌과학그룹 초빙연구위원(KAIST 생명과학과 교수)과 신희섭 단장, 이상규 연구위원 연구팀은 머리에 및을 비춰 뇌신경세포 내 칼슘 농도를 조절함으로써 공간 기억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칼슘은 세포에서 중요한 기능을 한다. 세포 이동과 분열, 유전자 발현, 신경 전달 물질 분비, 항상성 유지 등 관여하지 않는 곳이 없다. 세포가 이 기능을 수행하려면 세포 내 칼슘 농도를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 칼슘이 부족하면 인지장애와 심장부정맥 등 다양한 질환으로 이어진다. 칼슘을 외부에서 조절할 수 있다면 세포의 기능을 마음대로 조절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허 교수는 세포에 빛을 비춰 세포 내 칼슘 농도를 조절하는 ‘옵토스팀원’ 기술을 개발했다. 빛을 이용해 세포의 기능을 조절하는 ‘광유전학’ 기술이다. 쥐 머리에 청색 빛을 쬐어주면 광수용체 단백질 여러 개가 결합하며 세포의 칼슘 통로를 열고 세포 내로 칼슘이 유입된다. 이 기술을 이용하려면 머리 속에 광섬유를 집어넣어 빛을 뇌 조직으로 전달해야 한다. 털과 피부, 머리뼈 뿐 아니라 조직이 손상되고 면역력을 떨어트리는 부작용을 유발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광수용체 단백질의 유전자를 변형해 빛에 대한 민감도를 55배 증가시켜 문제를 해결했다. ‘몬스팀원’으로 이름붙은 이 기술은 살아있는 쥐 머리에 손전등 강도인 ㎟당 1㎽의 빛을 비추면 뇌신경세포 내 칼슘 농도가 증가한다. 신경세포를 활성화 시킴으로써 쥐의 공간기억 능력을 높일 수 있다. 뇌에 광섬유를 넣는 수술 없이도 쥐의 기억 능력을 조작할 수 있는 것이다.

 

쥐에게 공포기억을 심어주는 실험(왼쪽)과 공포기억이 생성된 공간에 두었을 때의 기억력을 평가하는 시험(오른쪽)이다. 몬스팀원 기술을 적용한 쥐는 공포에 대한 기억력이 강해졌을 뿐 아니라 다음날에도 더 좋은 기억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IBS 제공
쥐에게 공포기억을 심어주는 실험(왼쪽)과 공포기억이 생성된 공간에 두었을 때의 기억력을 평가하는 시험(오른쪽)이다. 몬스팀원 기술을 적용한 쥐는 공포에 대한 기억력이 강해졌을 뿐 아니라 다음날에도 더 좋은 기억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IBS 제공

이를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몬스팀원 기술로 살아있는 쥐의 흥분성 신경 세포 칼슘 농도를 조절하고 공간 공포 행동실험을 진행했다. 이 실험은 특정 공간에 쥐를 두고 적응시킨 후 전기 자극을 줘 공포를 느끼는 공간으로 기억하게 만든다. 이후 이 공간에 대한 기억력을 검증한다. 몬스팀원 처리를 한 쥐는 같은 공간에서도 공포를 더 많이 느꼈을 뿐 아니라 다음날 이 공간에 다시 들어갔을 때도 일반 쥐보다 2배 이상 공포 반응을 보였다.

 

허 교수는 “몬스팀원 기술을 이용하면 빛만으로 뇌를 손상시키지 않고 비침습적으로 세포 내 칼슘 신호를 쉽게 조절할 수 있다”며 “이 기술이 뇌세포 칼슘 연구와 뇌인지 과학 연구 등에 다양하게 적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수 KAIST 생명과학과 석박사과정생, 경태윤 IBS 인지 및 사회성연구단 연구원이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이달 10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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