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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R&D 100조원 시대, 한국의 법과 과학계는 그만한 옷 입을 자격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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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R&D 100조원 시대, 한국의 법과 과학계는 그만한 옷 입을 자격이 있을까

2020.01.29 16:52
양승우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혁신시스템연구본부장이 이달 2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양승우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혁신시스템연구본부장이 이달 2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국가 연구개발(R&D)비 100조원 시대가 열렸습니다. 100조원 시대에 맞게 R&D 구조도 바뀌어야 합니다. 관료 중심의 구조와 혁신의 발목을 잡는 법에 대해 논의할 때입니다”

 

양승우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혁신시스템연구본부장은 이달 2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431회 과학기술정책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STEPI가 바라보는 2020년 과학기술 혁신정책’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과기정책 관계자와 연구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양 본부장에 따르면 2021년에는 정부와 민간을 합친 국가 연구개발(R&D)비 규모가 100조 원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획재정부는 정부 R&D 규모가 2023년에는 30조 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2017년 기준 R&D비 구성을 보면 정부 비중이 22.5%, 민간은 76.2%, 외국 자본이 1.3%를 차지하고 있으므로 이 추이가 지속되면 내년 R&D 규모는 100조 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정부의 연구개발비는 최근 급격하게 늘어나며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양 본부장은 “2008년 10조 원에서 20조 원이 되는 데 11년이 걸렸으나 30조 원으로 늘어나는 데는 4년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과거엔 정부 예산 증가율보다 R&D예산 증가율이 낮았으나 최근엔 일본 수출규제 등에 따른 소재 자립화 등에 투입되는 R&D 규모가 늘며 증가율이 역전한 추세다.

 

국가 R&D 100조 원 시대가 오며 시대에 맞게 지금의 R&D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양 본부장은 “2001년 국가혁신체계(NIS)가 만들어지며 정부가 연구개발을 끌고 오는 구조가 지금도 그대로다”라며 “민간과 정부의 역할이 합리적인지, 현행 R&D 체제가 유효한지 등 100조 시대에 적합한 모델인가가 문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과학기술 R&D가 과거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재편되면서 의사결정을 공무원이 하는 구조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양 본부장은 “현재의 구조는 관료 중심 의사결정체제로 예산은 기획재정부와 과학기술혁신본부가, 정책은 관료가, 사업은 공무원이 주도한다”며 “성과가 연구기관에게 가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혁신의 발목을 잡는 법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는 “법률도 혁신을 지원하는 데 뒷덜미를 잡는 형국”이라며 “과학기술 법제를 어떻게 가져갈지 시스템화를 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STEPI가 지난달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정부계획과 R&D 투자 방향 및 성과 평가, 예산 배분 사이의 연계가 미흡한 점과 너무 많고 복잡한 정부 R&D 사업 구조 등을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구조적 문제점으로 꼽았다. 시행령을 포함한 한국 법령 2267개 중 과학기술과 관련된 법만 445개일 정도로 굉장히 복잡한 구조다.

 

다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과학기술혁신본부가 주축으로 입법을 추진해 온 ‘국가 연구개발(R&D) 혁신을 위한 특별법’은 국회에 계류된 상황이다. 특별법 입법에 참여해 온 양 본부장은 “과학기술기본법이 자꾸 시행령까지 덧대다 보니 이상한 법률로 너덜너덜해진 상황”이라며 “이를 전체적으로 재구성하기 위한 특별법이 국회 회기가 얼마 남지 않아 통과될 가능성이 적어보인다. 지속적인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날 포럼에서 이주량 STEPI 혁신성장정책연구본부장은 ‘과학기술이 견인하는 혁신성장 정책 전망’을 주제로 디지털 전환과 4차 산업혁명 기술이 가져오는 혁신시스템 구축 등을 올해 정책 주안점으로 제시했다. 김왕동 STEPI 글로벌혁신전략연구본부장은 ‘신남방 정책과 지속가능한개발(SDGs) 체제하의 글로벌 과학기술협력’을 주제로 신남방 국가와의 협력 방안을 마련하고 SDGs 체제 하의 과학기술 개발협력 등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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