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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백신 개발 성공해도 현장 투입까진 수개월 걸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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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백신 개발 성공해도 현장 투입까진 수개월 걸릴 듯

2020.01.31 03:00
미국질병통제센터(CDC)가 공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이미지다. 붉은색으로 표시된 돌기 모양이 스파이크(S) 단백질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이 단백질이 세포의 표면 단백질과 결합하면서 감염이 시작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ACE2라는 단백질과 결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CDC 제공
미국질병통제센터(CDC)가 공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이미지다. 붉은색으로 표시된 돌기 모양이 스파이크(S) 단백질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이 단백질이 세포의 표면 단백질과 결합하면서 감염이 시작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ACE2라는 단백질과 결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CDC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일명 우한폐렴)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바이러스에 직접 대항할 ‘무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보통 치명적 바이러스를 막을 대표 무기로 보통 백신과 치료제가 꼽힌다. 하지만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맞설 백신과 치료제는 아직 없다. 홍콩대를 비롯한 일부 연구진이  이달 29일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동물실험과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은 상태라 현장에 적용하기까지는 최소 수 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직접 바이러스를 잡을 치료제는 연구조차 요원한 실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방 백신 개발중

 

백신은 치료보다는 감염 예방이 목적이다. 바이러스가 몸 속에 침투했을 때 빠르게 이를 퇴치해 감염될 기회를 차단한다. 사람 몸은 마치 범인의 몽타주를 그리듯 한번 침입한 바이러스와 세균의 특징을 기록해 유전자에 남겨둔다. 다음 번 같은 병원체이 침입하면 이 몽타주를 보고 빠르게 대응해 퇴치하는 일종의 방어시스템이 가동된다.이것이 면역 체계다. 백신은  한번도 만난 적 없는 병원체가 침입할 것에 대비해 몸이 대비 태세를 갖추도록 준비시킨다. 몸을 미리 약한 병원체에 감염시켜 면역 체계가 작동하도록 하는 원리다. 

 

백신을 만들 때는 크게 네 가지 방법을 활용한다. 살아있는 실제 바이러스를 독성만 약화시킨 채 넣는 방식이 가장 흔히 사용된다. 몸과 병원체를 직접 대면하게 하는 방식이다. 효율이 좋지만 치사율이 높은 바이러스일 경우에는 오히려 위험하다. 이보다 안전한 방법으로 독성을 아예 없앤 불활성화 바이러스를 넣는 방법도 있다. 국내에서 접종 중인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이 이 경우다.

 

진짜 범인 대신 범인의 몽타주만 넣어주는 방법도 있다. 보통 면역체계가 병원체를 인식할 때는 병원체 전체가 아니라 특징적인 일부 구조 단백질(항원)을 인식한다. 백신에 이런 항원을 넣는 방식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미국 제약기업 모더나와 이 방식으로 코로나바이러스의 표면 단백질을 인식하는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이달 29일 홍콩대가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백신도 인플루엔자 백신의 항체 구조를 변형해 코로나바이러스의 표면 단백질을 인식하는 방식을 적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체에 무해한 다른 바이러스를 ‘택배차량’처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택배차량에 해당하는 바이러스에 택배물품(표적 바이러스의 항원 유전자)을 끼워 넣어 몸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몸 안에서 항원 단백질이 만들어지면, 이를 인식하는 면역 단백질인 항체가 생긴다. 다국적 보건의료 단체인 감염병준비혁신연합(CEPI)은 호주 퀸스랜드대와 미국 제약기업 이노비오 파마슈티컬스, 모더나와 함께 이런 방식의 백신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이렇게 만든 백신을 몸에 주입하면 우리 몸은 항체를 빠르게 대량 생성한다. ‘세포독성T세포’라는 일종의 '세포 암살자'를 동원해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파괴하고, 바이러스와의 전투를 초반에 끝낸다. 바이러스는 증식에 실패하면서 몸에 별다른 증상을 일으키지 못한 채 사라진다.

 

●치료제 개발은 요원해...항바이러스제 투입 등도 시도


치료제는 다른 이름으로 ‘치료백신’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이미 감염된 바이러스를 제거할 뿐 진짜 백신과 같은 예방 기능은 없다.

 

바이러스는 치료제 개발이 쉽지 않다. 항체를 이용하는 방법이지만 효율이 낮다. 정용석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는 “바이러스는 세포 안에서 감염된 뒤 증식을 하고 이후 세포 밖으로 나와 다른 세포를 감염시키는데 항체는 세포 안에 들어갈 수 없다"며 "항체가 활약할 기회는 사실상 바이러스가 세포 밖에 나왔을 때에 국한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감염뒤 회복한 환자의 혈청에서 항체를 정제해 주입하는 치료제 개발을 시도한 적이 있지만 결국 실패했다. 바이러스 치료제로 그나마 시도 가능한 방법은 자연살해세포나 세포독성T세포 등 암살자 세포를 이용해 바이러스 감염 세포를 직접 죽이는 방법이 꼽힌다.

 

바이러스 치료제를 개발하려면 바이러스 자체의 기초연구가 훨씬 많이 이뤄져야 한다. 성공한 몇 안 되는 바이러스 치료제 중 하나인 인플루엔자 치료제 ‘타미플루’의 경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특유의 구조 특징을 밝힌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하나의 세포에서 다른 세포로 옮겨가는데, 타미플루는 이 과정에 관여하는 효소의 작용을 막아 확산을 막는다. 정 교수는 “바이러스 특성에 딱 맞는 약점을 찾아야 치료제 개발이 가능하다”며 “코로나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보다 비교적 최근에서야 알려져서 연구가 훨씬 덜 돼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감염병 사태를 겪을 때만 기초연구가 집중되고 후속연구가 이뤄지지 않는 풍토도 치료제 개발을 가로막고 있다. 정 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는 무수히 많은 변이가 있어 앞으로 이번 같은 사태가 여러 차례 올 것이므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딱 맞는 백신과 치료제가 아직 없는 상황에서 중국 당국은 제3의 방법을 찾고 있다. 다른 바이러스용으로 개발된 기존의 치료제(항바이러스제)를 조합해 새로운 바이러스를 억제할 방법을 찾고 있다. 국제학술지 랜싯에 따르면 중국 우한시 진인탄의원에서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두 개를 조합해 처방하는 방식의 임상 시험을 시작했다. 바이러스가 복제되는 과정에 관여하는 효소를 억제해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 원리다. 이와 관련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28일 길리어드사가 개발한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 ‘렘데시비르’를 항체치료제(단일클론항체)와 함께 처방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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