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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환자 치료한 에이즈약 부작용 가능성" 안전한 치료제 개발에 AI도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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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환자 치료한 에이즈약 부작용 가능성" 안전한 치료제 개발에 AI도 뛴다

2020.02.05 17:12
중국 충칭의 병원에서 의사가 중증 폐렴 병동에 입원한 신종 코로나 감염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제공
중국 충칭의 병원에서 의사가 중증 폐렴 병동에 입원한 신종 코로나 감염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제공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일명 우한폐렴)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차단할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돌연변이가 잦고 증식할 때 유전자 재조합을 거치기 때문에 치료제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에 대해서는 수분을 보충하는 수액 투여와 2차 세균감염을 막을 항생제 투여, 심한 염증을 가라앉히는 항염증제 투여, 호흡곤란이 나타날 경우 인공호흡기 장착 등 증상에 따른 치료를 하고 있다. 

 

폐렴 증상이 심각해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중증 환자들은 항바이러스 치료가 필요하다. 바이러스 전파 속도가 빠른 만큼 전문가들은 새로운 약물을 찾기 보다는 기존 임상에서 쓰이던 약들 중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를 내는 것을 찾고 있다. 이번 사태 이후 의료진이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은 에이즈 치료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에이즈 치료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체하는 효과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현재 중증 환자에게 쓰이는 건 에이즈 치료제

 

중국을 비롯해 태국, 미국, 한국 등에서는 일부 중증인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항바이러스제를 치료에 쓰기도 한다. 에이즈 치료제인 로피나비르와 리토라비르를 조합하는 것이다. 이들 약물은 바이러스가 세포 내에서 증식할 때 필요한 효소를 억제하는 원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에게 투여한 결과 치료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처음으로 완쾌해 5일 퇴원한 2번 환자도 에이즈 치료제를 투여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1번 환자와 4번 환자도 에이즈 치료제를 투여받고 있다.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치료 효과가 있고 시판 중인 에이즈 치료제들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약학정보원은 로피나비르와 리토라비르를 조합한 약물인 칼레트라가 일부 환자에게 췌장염이나 간독성, 당뇨병 발생이나 당뇨병 악화, 면역 재구성 증후군 등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이유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하면서도 부작용이 적은 새로운 치료제를 찾고 있다.

 

부작용 적고 효과 뛰어난 새 후보는 '말라리아 치료제'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적혈구. UC리버사이드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를 치료하는 데 쓰이는 에이즈 치료제들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짚었다. 중국 연구팀은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이 부작용이 적은데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진 렘데시비르 만큼의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사진은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적혈구를 현미경으로 관찰한 모습. UC리버사이드 제공

미국 시애틀 워싱턴주립메디컬센터는 아직 승인이 나지 않은 에볼라출혈열 약물을 실험적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렘데시비르는 에볼라바이러스가 세포 내에서 유전물질인 RNA를 복제하는 것을 방해하는 원리다. 현재까지 임상 2상까지 완료됐는데, 동물실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전적으로 유사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임상에서 실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에게 사용한 결과 증상을 완화시킨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들 약물을 임상에 썼던 의료진은 치료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용으로 승인받기 위한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중국과학원 우한바이러스연구소와 베이징약물및독성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기존에 시판된 약물들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적용한 결과,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이 에볼라치료제 렘데시비르 만큼의 억제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알아내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셀' 4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클로로퀸이 세포 내 산성도를 높여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입하는 과정을 방해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약물은 사스 코로나바이러스에서도 역시 비슷한 작용을 해 억제효과를 보인다. 연구팀은 또한 클로로퀸이 면역력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해 체내에서 항바이러스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희망적인 것은 비슷하게 뛰어난 효과를 내는 램데시비르는 아직 임상시험 중인 데 반해, 클로로퀸은 70년 이상 임상에서 사용한 저렴하고 안전한 약물이라는 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 목적으로 허가받기에도 훨씬 수월하다. 

 

AI로 적합한 치료제와 백신 표적 찾기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구조를 실제와 비슷하게 구현한 3D 이미지. CDC 제공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구조를 실제와 비슷하게 구현한 3D 이미지. CDC 제공

지금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약물로 밝혀진 것들은 대개 이와 유전적으로 비슷한 사스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이미 밝혀졌거나, 에이즈바이러스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처럼 RNA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약물들이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후보군으로도 생각하지 못했던 약물 중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하는 것이 있다고 보고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찾고 있다.

 

영국 AI기업 베네볼런트에이아이 연구팀은 AI를 이용해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인 바리시티닙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음을 알아내 국제학술지 '랜싯' 4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정보를 기반으로 바이러스의 단백질이 폐 세포 중에서도 특정 세포(AT2)의 ACE2 수용체에 잘 들러붙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수용체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대사 경로들을 수집하고, 이 경로를 직접적으로 억제해 결과적으로 바이러스 감염을 방해할 수 있는 약물들을 4종 찾았다. 골수섬유증을 치료하는 페드라티닙과 암 치료제인 수니티닙, 폐암 치료제인 엘로티닙, 류머티스관절염 치료제인 바리시티닙이다. 이 중 바리시티닙은 세 가지 경로에 모두 관여해 가장 효과가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팀은 이들 약들이 이미 시판 중이며, 임상에서 사용하고 있는 용량으로도 바이러스를 억제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며 심각한 증상을 보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에게 적용하도록 제안했다.

 

홍콩과기대 연구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할 때 어떤 것을 표적으로 삼으면 좋을지 제안하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연구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정보를 이용해 바이러스 표면에 난 단백질들의 3차원 구조를 모델링했다. 그 결과 B세포와 T세포 등 면역세포가 사스 코로나바이러스를 없애기 위해 결합하는 수용체와 매우 닮은 것이 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현재 사스 코로나바이러스의 이 수용체를 표적으로 하는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역시 이것을 표적으로 하는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연구 결과는 4일 생물학과 의학 분야의 학술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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