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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리포트]어린이 3명 중 1명은 '수면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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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리포트]어린이 3명 중 1명은 '수면부족'

2020.02.08 06:00
 

수면 시간이 충분해야 할 성장기 초등학생들이 3명 중 1명꼴로 수면이 부족하다는 조사결과나 나왔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2017년 발표한 '아동청소년인권실태조사'결과를 보면 초등학생 3100명 중 약 33.1%가 ‘수면 부족’으로 답했다. 또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약 1640명은 미국수면재단에서 권장하는 수면 시간(9~11시간)보다 잠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24일 통계청 통계개발원은 2018년 기준 국내 초등학교 4~6학년 학생들이 하루 평균 8.7시간 잔다고 발표했다. 역시 미국수면재단에서 권장하는 시간보다 짧다. 또 수면 부족 현상은 고학년일수록 심해져 중학생은 평균 7.4시간, 고등학생은 평균 6.1시간 자는 것으로 밝혀졌다.

 

통계개발원 연구팀은 초등학생의 잠이 부족한 원인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그 결과 가정학습과 학원 등 ‘공부’가 48.9%로 가장 큰 이유였다. '게임(14.1%)'과 '드라마, 영화 시청, 음악 청취(10.2%)', '인터넷 사이트 이용(9.5%)'이 뒤를 이었다.

 

 

TV, 스마트폰 빛이 수면 빼앗아

 

우리 몸은 대략 하루를 주기로 돌아가는 생체 시계의 ‘하루 주기 리듬’에 따라 상태가 변한다. 해가 지고 난 이후에도 스마트폰이나 게임 화면으로 푸른 빛을 계속 접하게 되면, 생체 시계를 조절하는 시교차상핵이 영향을 받아 생체 시계의 리듬이 흐트러지게 된다. 어린이과학동아DB
우리 몸은 대략 하루를 주기로 돌아가는 생체 시계의 ‘하루 주기 리듬’에 따라 상태가 변한다. 해가 지고 난 이후에도 스마트폰이나 게임 화면으로 푸른 빛을 계속 접하게 되면, 생체 시계를 조절하는 시교차상핵이 영향을 받아 생체 시계의 리듬이 흐트러지게 된다. 어린이과학동아DB

밤에 공부를 하거나 인터넷을 하면 잠을 자기가 더 힘들어진다. 그 이유는 체내에서 하루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생체시계가 빛을 가장 주요한 신호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생체시계는 수면시간과 체온 변화 등 시간에 따른 몸의 변화를 조절한다. 대개 24시간을 주기로 돌아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히 24시간을 따르는 것은 아니다. 뇌의 시교차상핵에서 빛 등 요인을 이용해 생체 시계를 하루 주기에 맞추기 위해 조절한다. 


시교차상핵은 눈을 통해 들어오는 푸른 파장의 빛 자극이 줄어들면 잠이 오도록 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촉진한다. 반대로 푸른 파장의 빛 자극이 커지면 멜라토닌의 분비를 억제해 잠이 깨도록 유도한다. 그런데 밤에도 TV,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계속 푸른 파장의 빛 자극을 받으면 멜라토닌이 제때 분비되지 않아 밤이 깊어도 잠에 들기가 힘들어진다.

 

잠 안 자면 건강이 나빠진다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사람이 잠을 자는 이유를 설명하는 수많은 가설을 내놨다. 최근에는 신경과학의 발달로 수면 동안 뇌에서 일어난 활동이 밝혀지고 있다.  

 

사람의 수면은 상태는 ‘렘수면’과 ‘비렘수면’으로 나뉜다. 렘수면은 꿈 꾸는 수면 상태로, 눈꺼풀 밑에서 눈동자가 활발하게 움직인다. 이 때는 뇌파도 깨어있을 때만큼 활발하다. 반대로 깊은 잠에 빠지는 비렘수면에서는 뇌파가 느려지고 눈동자도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1963년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고등학생이 잠을 자지 않고 얼마나 버티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 실험 참가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방향 감각을 잃고 계산 능력이 떨어지거나 피해망상 등을 보였다. 그는 결국 264시간(11일 25분) 동안 잠을 자지 않고 버티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이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실험이었는지가 밝혀졌다. 잠을 오랫동안 자지 않는 것이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속속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니나 풀츠 미국 보스턴대 생체공학과 교수와 로라 루이스 하버드대 의대 정신의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비렘수면 때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측정한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뇌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장비(fMRI)를 이용해 잠든 사람의 뇌를 관찰하고, 동시에 뇌파 등 다른 생체 신호도 측정했다.

 

연구팀은 뇌와 척수에 들어 있는 투명한 액체인 뇌척수액에 주목했다. 뇌척수액은 사람이 깨어있는 동안 평균 3~4초에 한 번씩 뇌에 흘러들어와 호르몬이나 노폐물을 운반하고 뇌를 보호한다. 연구 결과 비렘수면인 뇌에서는 뇌척수액이 뇌파의 리듬에 맞게 흐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을 알아냈다. 잠을 자는 동안 뇌척수액은 20초에 한 번꼴로 천천히 흘렀는데, 뇌 주변을 순환하며 낮 동안 뇌세포에 쌓인 노폐물을 씻어냈다. 이 노폐물 중에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인 베타아밀로이드도 있다. 연구팀은 잠을 충분히 자지 않으면 알츠하이머 치매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수면이 부족하면 뇌뿐만 아니라 순환기관과 면역계, 생식기관 등 전반적으로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교감신경계가 지나치게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교감신경계는 위험에 대처하는 역할을 한다. 외부의 위협을 받으면 교감신경계가 흥분해 심장박동수가 빨라지고 혈압이 높아지는 등 반응이 일어난다. 이후 위험 요소가 사라지면 교감신경계는 원래 상태로 돌아온다. 하지만 잠이 부족하면 교감신경계가 지속적으로 활성화해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심장박동수가 빨라지면서 혈압이 높아지면 혈관이 쉽게 손상돼 뇌졸중이나 심장질환 발생 위험이 커진다. 면역계가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몸에 지나치게 염층반응을 일으킬 위험도 있다.  

 

데이비드 고잘 미국 시카고대 교수팀은 2014년 쥐에게 암세포를 주입하고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만 잠을 못 자도록 방해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잠이 부족한 쥐 그룹은 잠을 충분히 잔 그룹에 비해 한 달만에 종양의 크기가 2배나 커졌다. 이런 연구결과들을 토대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수면 부족의 주요 원인인 야간 근무를 ‘암의 유력한 원인’으로 분류했다.

 

잠을 충분히 푹 자려면 스마트폰부터 재워라 

 

김혜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수면 클리닉 교수는 "성인뿐 아니라 초등학생에게도 수면 무호흡증이나 코골이, 이갈이 등 수면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며 "언제부터인가 오래 잤는데도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개운하지 않다면 수면 건강을 확인하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잠을 자는 동안 깨는 수면각성이 생기면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며 "수면 클리닉에서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잠을 충분히 푹 잘 수 있는 방법 세 가지를 소개했다. 첫 번째는 '낮 동안 활발하게 움직이기'다. 그는 "낮에 햇볕을 많이 받고 운동을 활발히 하는 등 활동을 많이 하면 밤에 더 깊이 잘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방법은 '침실의 온도와 습도, 조도를 적절히 맞추는 것'이다. 김 교수는 "질 좋은 잠에 들기 적절한 온도는 18~23도이고, 습도는 자다가 깼을 때 기침을 하지 않을 정도면 된다"며 "침실 내 밝은 전등이나 스크린을 없애 조도를 낮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방법은 '잠에 들기 전 스마트폰을 멀리 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자기 전에 불필요한 빛 자극을 받지 않아야 깊이 잘 수 있다"며 "잠 자리에서는 되도록이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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