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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이 선택한 국산 자율주행운반차...세계 수준 맞먹는 정지기술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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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이 선택한 국산 자율주행운반차...세계 수준 맞먹는 정지기술 가졌다

2020.02.13 06:00
조현철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정밀가공제어그룹 박사와 AGV의 모습. 공장의 자동화와 스마트 공장이 늘면서 AGV 사용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동아사이언스DB
조현철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정밀가공제어그룹 박사와 AGV의 모습. 공장의 자동화와 스마트 공장이 늘면서 AGV 사용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동아사이언스DB

공장의 자동화와 스마트 공장이 확대면서 자율주행 무인운반차(AGV) 사용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사람이 직접 조작하지 않고 스스로 짐을 운반하기 때문에 공장 환경에서 사람이 맞닥뜨릴 수 있는 위험을 줄여준다. 운반하는 양도 사람보다 월등히 많아 운반 효율도 높다. 적게는 50㎏부터 많게는 10ton까지 설계에 따라 다양한 무게를 운반할 수 있다.

 

세계 AGV 시장은 올해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시장조사회사 ‘마켓츠앤드마켓츠’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AGV 시장은 지난해 20억달러(약2조3230억 원)에서 2024년 29억달러(약3조3683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영국 시장조사회사 ‘퓨처마켓인사이트’도 세계 AGV 시장이 2027년 25억달러(약2조9037억 원)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세계 AGV 시장은 일본과 독일, 미국, 스위스 등의 해외 업체들이 석권하고 있다. 2015년 기준 미국과 유럽, 일본이 출원한 AGV 관련 특허규모가 전세계 97%에 이를 정도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월 국내 AGV제조업체인 ‘오토라트’가 S사에 AGV 5대를 납품하는 성과를 냈다. 이달 8일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오토라트 AGV 제조공장에서 만난 조한철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정밀가공제어그룹 박사는 “대기업은 좋은 기술보다 신뢰된 기술을 사용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오토라트가 S사에 납품하게 된 것은 기념비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짐 옮기는 ‘로봇청소기’, 공장 환경 변해도 적응…위치 정밀도가 필수

 

왼쪽부터 예병훈 오토라트 기술부 차장, 배원일 오토라트 대표, 조현철 박사다. 이들은 무선 방식 AGV의 고질적 문제였던 정지정도를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동아사이언스DB
왼쪽부터 예병훈 오토라트 기술부 차장, 배원일 오토라트 대표, 조현철 박사다. 이들은 무선 방식 AGV의 고질적 문제였던 정지정도를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동아사이언스DB

AGV는 미리 정해진 노선을 따라 움직이는 무인 자동차다. 각 기계 및 조립 장소에 정지해 자동으로 짐을 운반한다. 컨베이어나 레일처럼 고정된 물체 없이도 공장 내부를 이동할 수 있다. 무인 자율주행 이송 시스템은 유선과 무선 방식으로 나뉜다. 유선 방식은 전기선 혹은 자기테이프를 바닥에 매설해 무인자동차를 움직인다. 무선 방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행 정밀도와 안정성이 높지만 바닥 환경에 시공과 유지보수 등의 비용이 높다. 

 

무선 방식은 유선 방식에 비해 비용이 적고 이용 환경 변경이 용이하다. 오토라트가 개발한 AGV도 무선 방식이다. 예병훈 오토라트 기술부 차장은 “무선 방식의 큰 장점은 선로가 없이 그냥 다닐 수 있다는 점”이라며 “공장의 환경에 변경이 있어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반응속도가 느려 AGV의 위치 정밀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무선 방식의 장점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유선 방식에 근접하는 위치 정밀도가 필요한 이유다. 

 

조 박사는 “AGV의 위치 정밀도는 시장진입과 장비신뢰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AGV가 원하는 위치에 정지하지 못하면 충돌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며 공장 내 다른 운송 체계와의 접목이 힘들어져 시장 진입이 힘들다. 쉽게 말해 로봇청소기와 같다”라고 말했다. 

 

 

AGV 구동계 구조 및 타이어 소재 개선을 통한 정지정도 향상

 

조 박사는 AGV 구동계 구조 및 타이어 소재 개선을 통해 정지정도를 향상시켰다. 동아사이언스DB
조 박사는 AGV 구동계 구조 및 타이어 소재 개선을 통해 정지정도를 향상시켰다. 동아사이언스DB

하지만 이런 정밀도를 향상시키는 것은 어렵다. AGV 내에 공간이 비좁아 크기가 큰 제동장치를 설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AGV가 운반하는 무게가 수 ton인 점도 정확한 정지를 힘들게 하는 요소였다. 조 박사는 “오토라트의 AGV는 정지정도 범위가 크고 신뢰성이 떨어져 고객의 신뢰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정지정도의 낮은 신뢰성으로 인해 다양한 제품 및 응용 분야로 진입이 힘든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조 박사는 AGV의 정지정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우선 AGV 모터의 전기적 특성을 변화시켰다. 그런 다음 모터 관성을 실시간 추정해 20개 이상의 매개 변수 값을 조정했다. 정지정도 개선을 위한 설계가 반영된 구동 조향부도 제작했다. 특히 바퀴의 구조를 개선해 마찰력을 향상시켰다. 

 

실제 개선 후 AGV의 정지정도가 향상됨을 알 수 있었다. 기존 오토라트가 개발한 AGV는 정지 신호를 수신하고 20~25㎜를 지나친 후 멈췄다. 하지만 정밀도를 향상시킨 뒤 저속, 저중속, 중속, 고속 4가지 속도 구간 모두에서 실험한 결과 15㎜ 이내에서 멈추는 수준에 도달했다. 저속은 시간당 0.6㎞를, 고속은 시간당 3.6㎞를 설정했다. 배원일 오토라트 대표는 “15㎜의 정지정도는 세계 유수 기업들의 AGV 정지정도에 준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품질 관리를 위해 정지정도 평가법 정의 및 체계화된 측정법도 개발했다. 정지신호가 주어지고 정지한 위치를 5번 이상 실시해 평균값으로 기준 위치를 설정했다. 수동 측정방식과 함께 레이저 측정방식을 동시에 적용하는 방법도 사용하기로 했다. 조 박사는 “특정속도에서 진행되던 평가에 속도 구간을 나눠 정지정도의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오토라트는 AGV 추가납품을 앞두고 있다. S사 공장과 베어링 만드는 외국계 업체에도 AGV 두 대 정도 납품하기로 예정되어있다. 조 박사는 “대기업도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잘 몰라 서로 만나지 못하고 중소기업도 대기업을 잘 모른다."며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협력에 더욱 힘을 기울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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