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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리포트]19일 우주로 향하는 '천리안2B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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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리포트]19일 우주로 향하는 '천리안2B호‘

2020.02.15 06:00
대전 유성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시험동에서 태양전지판을 펼친 천리안 2B호, 2월 19일(한국시간) 발사돼 한반도의 해양 및 환경 감시 위성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대전 유성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시험동에서 태양전지판을 펼친 천리안 2B호, 2월 19일(한국시간) 발사돼 한반도의 해양 및 환경 감시 위성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언제나 우주에서 한반도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눈이 떠오른다. 2월 19일(한국시간) 남미 기아나우주센터에서 발사 예정인 정지궤도위성 천리안 2B호는 적도 상공 약 3만6000km 고도에 올라가 한반도를 내려다보며 한반도 주변의 대기와 해양을 관측한다. 천리안 2B호에 실린 환경탑재체는 대기오염 물질을 감시해 미세먼지를 추적하고, 해양탑재체는 해양 생태계를 관측하며 해양 재난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보낸다. 세계 최고의 성능으로 세계 최초의 관측을 이뤄낼 천리안 2B호의 모든 것을 소개한다.

 

1년 전 천리안 2A호를 발사할 때와 동일한 과정을 밟을 테지만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는 없습니다. 카운트다운하는 날은 정해져 있는데, 그때까지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거든요.

2019년이 저물어가던 12월 23일,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만난 최재동 위성연구본부 정지궤도복합위성사업단장에게는 한 해를 정리할 여유 같은 건 없었다. 2월로 예정된 천리안 2B호의 발사를 앞두고 사업단은 일분일초가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위성시험동에 놓인 천리안 2B호는 발사장이 있는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에 있는 기아나우주센터로 이송되기 전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천리안 2B호를 실을 특수 컨테이너가 위성 옆에 놓여 있었다. 


천리안 2B호는 1월 6일 기아나우주센터에 도착해 발사 준비에 돌입했다. 위성 상태를 점검하고 연료 주입, 발사체 결합 등 준비를 마치면 2월 19일(한국시간) 오전 7시 14분경 유럽의 발사 서비스 기업인 아리안스페이스의 발사체 ‘아리안 5호’에 실려 우주로 떠난다.

 

대기 오염물질 관측하는 세계 첫 정지궤도위성 

 

한국은 1992년 우리별 1호를 시작으로 10여 기의 인공위성을 발사했다. 인공위성은 목적과 궤도에 따라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지상 약 500km의 저궤도에서 하루에 약 14바퀴씩 지구를 돌며 특정 지역을 자세히 촬영하는 위성이 있고(다목적실용위성인 ‘아리랑’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지상 3만6000km의 높은 곳에서 지구를 내려다보며 임무를 수행하는 위성도  있다. 


천리안 2B호는 후자에 해당한다. 적도 상공 3만6000km에서는 하루에 한 바퀴씩 지구 자전 속도와 같은 속도로 지구를 공전하며 지구를 볼 수 있다. 덕분에 언제든 한 지역만  바라본다. 


현재 적도 상공 동경 128.2도에서 한반도를 바라보고 있는 정지궤도위성은 총 2기다. 2010년에 한국 최초로 발사된 정지궤도위성인 천리안 1호와 2018년 12월 올라간 천리안 2A호다. 


천리안 1호가 기상관측과 더불어 해양관측, 통신중계까지 다양한 역할을 하는 복합위성이라면, 천리안 2A호는 기상관측에 특화됐다. 천리안 2A호는 현재 구름 이동을 비롯한 한반도 주변의 기상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번에 발사되는 천리안 2B호는 천리안 2A호와 함께 개발된 쌍둥이 위성이다. 천리안 2A호의 임무가 기상관측이라면, 천리안 2B호의 임무는 해양 환경과 대기 오염물질 관측이다. 최근 국민적 관심사인 미세먼지의 유입과 이동 경로 등도 추적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천리안 2B호에는 해양탑재체와 환경탑재체가 달려있다. 


최 단장은 “지금까지 개발된 대기 감시 전용 위성은 모두 저궤도위성으로 정지궤도위성이 대기 오염물질을 추적하는 건 천리안 2B호가 세계 최초”라며 “한반도만 바라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대기와 해양 환경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탑재체┃3만6000km 상공에서 ppm 수준 미세먼지 포착

 

 

환경탑재체(GEMS)는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포름알데히드, 오존, 에어로졸 등 총 5가지의 대기 오염물질을 관측한다. 인도 동쪽부터 일본 동쪽까지 가로세로 5000km의 영역에서 대기 오염물질이 어디서, 얼마만큼 발생하며, 또 어떤 경로로 이동하는지 관측한다. 


이와 더불어 미세먼지의 발생지와 이동 경로도 알아낼 수 있다. 5가지 대기 오염물질은 미세먼지를 생성하는 주요 원인 물질이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이 데이터를 통해 대기 오염물질과 미세먼지 감시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대기환경 데이터는 2021년부터 제공할 예정이다.


환경탑재체가 정지궤도위성에 실리는 것이 전 세계에서도 최초로 시도되는 일인 만큼 해외의 관심도 크다. 미국은 북미 지역을 감시하는 환경위성 템포(TEMPO)를 2022년에, 유럽우주국(ESA)은 유럽과 북아프리카의 대기를 감시하는 위성 센티넬(Sentinel)-4를 2023년 이후 발사할 예정이다.

 

환경탑재체 개발을 총괄한 이승훈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연구본부 위성탑재체개발부 책임연구원은 “대기오염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면서 저마다 자국의 대기 오염물질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기 위해 정지궤도위성을 이용하고 싶어했다”면서 “그동안 이를 실현할 장치와 기술이 없어 정지궤도위성에 환경탑재체를 실은 국가가 없다”고 설명했다.


환경탑재체를 정지궤도위성에 싣는데 가장 큰 장애물은 지구까지의 거리다. 탑재체는 지구가 반사한 빛을 관측하는데, 지구와의 거리가 멀수록 그 빛의 세기가 점점 작아지기 때문이다. 

 

일러스트 동아사이언스DB
일러스트 동아사이언스DB

가령 상공 600km에 있는 저궤도위성에 비해 상공 3만6000km에 있는 정지궤도위성은 거리상 60배 지구에서 더 멀리 있다. 즉 지구에서 반사돼 위성에 도달하는 빛의 세기는 3600분의 1 수준으로 대폭 떨어진다.


더군다나 대기 오염물질은 대기 중에 ppm(1ppm은 공기 1kg당 1mg) 단위로 있을 만큼 아주 미량 존재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신호를 낚아채기 위해서는 극도로 높은 수준의 집광력과 검출기 성능을 보유해야만 한다. 


이 책임연구원은 “전자광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대기 오염물질을 관측할 수 있는 수준의 광학 센서들이 개발됐다”며 “그중에서도 최고 성능을 나타내는 장비들로 환경탑재체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환경탑재체는 망원경, 분광기, 전자부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국내 연구팀이 망원경 부분을 개발하고, 미국 연구팀이 분광기와 전자부를 개발해 함께 조립하는 방식으로 환경탑재체를 완성했다.

 

해양탑재체┃공간해상도 4배↑, 실시간 해양 재난 감시

 

 

해류의 순환이나 해수면 온도 같은 해양 환경뿐만 아니라 적조와 녹조, 그리고 어류 먹이 정보 등을 제공할 해양탑재체(GOCI-Ⅱ) 역시 현존하는 장비들 중 최고 성능을 자랑하는 것만 골라 담았다. 10년 전 발사된 천리안 1호의 해양탑재체와 비교하면 그 차이를 확연히 알 수 있다.


우선 공간해상도가 4배 증가했는데, 이는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해양탑재체 개발을 주도한 용상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연구본부 위성탑재체개발부 책임연구원은 “천리안 1호에서는 양쯔강에서 흘러나온 적조와 녹조가 한반도로 향하는 모습만 대략 보였다면, 천리안 2B호를 통해서는 이것이 한반도 근해에서 세부적으로 어떻게 이동하는지까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사이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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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더불어 관측 밴드를 8개에서 13개로 확장했다. 해양탑재체는 여러 빛 중 가시광선과 근적외선을 관측하는데, 천리안 1호의 해양탑재체는 그중 8개의 파장 영역만 관측했다. 천리안 2B호의 해양탑재체는 이를 13개로 늘렸다. 


용 책임연구원은 “이전에 관측하지 못했던 파장들도 관측 가능해졌다는 것은 곧 관측할 수 있는 대상이 더 다양해졌다는 뜻”이라며 “가령 해양에 있는 엽록소를 가진 생물을 이전에는 10종류로 나눠 관측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100종류로 더 세밀하게 나눠서 볼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해양탑재체는 프랑스, 캐나다 등과 공동개발했지만 핵심 기술은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특히 해양탑재체는 정확한 관측을 위해 주기적으로 태양을 관측해야 하는데, 이 시스템을 국내 연구팀이 천리안 2B호에 맞게끔 개발해 적용했다. 

 

 

 

용 책임연구원은 “운용 시간이 지날수록 해양탑재체가 받아들이는 빛의 크기에 오차가 생기기 마련”이라며 “이를 보정하기 위해 빛의 크기가 항시 일정한 태양을 관측해서 해양탑재체 시스템 내에 일정한 기준을 지속적으로 갱신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의 정확성을 보장받기 위해 필수적인 검정 및 보정 과정인 것이다.


그리고 이때 해양탑재체가 태양을 직접 관측하면 내부 장비가 타버릴 수 있다. 그래서 뚜껑 모양의 캘리브레이션이라는 장치를 회전시켜 감쇠 필터를 씌워주는 등의 기능이 필요한데, 이를 국내 연구팀이 개발했다.


또 해양탑재체는 주변 지역에 쓰나미 등 해양 재난이 발생했을 때 재난 발생 지역만 선택적으로 관측할 수도 있고, 하루에 한 차례는 탑재체가 볼 수 있는 지구면 전체인 전구 관측도 수행한다. 

 

위성 본체┃태양전지판은 한쪽에만, 휠 5개 달아 자세 제어


“천리안 2A호의 기상탑재체와 천리안 2B호의 환경탑재체, 해양탑재체를 하나의 위성에 실을 수는 없습니까?”


최 단장이 천리안 2A호와 천리안 2B호를 처음 기획했을 당시 가장 많이 들은 질문 중 하나다. 천리안 2호라는 이름의 위성 하나에 모두 담을 수 있는 걸 굳이 두 개의 쌍둥이 위성으로 나눠 예산을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최 단장은 “탑재체 세 개를 한 위성에 실으면, 셋 중 하나가 촬영을 할 때 나머지 두 개는 가만히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며 “세계 최고 성능을 가진 탑재체들을 놀리는 건 매우 비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각 탑재체가 관측 임무를 수행할 때 아무런 움직임 없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가령 해양탑재체는 가로세로 2500km 범위의 지역을 12분할해서 관측한다. 12개 구역 중 한 곳을 촬영하고, 카메라 각도를 조정해 다음 구역을 촬영하고, 다시 그 다음 구역을 촬영하는 식이다. 이때 카메라가 고개를 틀며 위성에 진동이 생긴다. 굉장히 작은 진동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고도의 정밀도가 필요한 관측용 위성에서는 큰 오차를 야기할 수 있다.


최 단장은 “정지궤도위성의 카메라는 각도가 0.1도만 틀어져도 지상 기준으로는 30~70km 옆을 바라보게 된다”며 “그래서 탑재체는 한 번에 하나씩만 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천리안 2A호에는 실시간으로 관측이 필요한 기상탑재체만 달고, 기상보다는 비교적 느린 변화를 보이는 해양과 대기 환경 관측은 천리안 2B호에 두 탑재체를 함께 달아 30분씩 번갈아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진동 외에도 다양한 요소들이 정지궤도위성의 관측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천리안 2B호에 태양전지판이 한쪽에만 달린 이유기도 하다.


천리안 2B호의 구조를 보면 일반적인 위성들과 달리 태양전지판이 한쪽에만 달려있고, 탑재체들이 그와 떨어져 장착돼 있다. 최 단장은 “탑재체들이 지구에서 반사된 아주 약한 빛을 탐지해야 하는데, 태양전지판에 반사된 태양빛이 강해서 탑재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그래서 탑재체가 부착된 쪽에는 태양전지판을 달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한쪽에만 달린 태양전지판에 태양풍 등이 가해져 위성의 자세가 뒤틀리거나 궤도에서 차츰 밀려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위성 본체의 자세제어 기능이다.


겉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위성 본체 내부의 5개 휠 중 4개는 항시 돌아가고 있다. 추력을 이용해 위성의 자세가 뒤틀리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보완하고자 연구팀은 2011년부터 연구 개발에 매달렸고, 마침내 위성 본체는 국내 연구팀이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발사 전 점검에 또 점검

 

천리안 2B호 열챔버의 모습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천리안 2B호 열챔버의 모습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이렇게 완성된 천리안 2B호는 1월 5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시험동을 떠나 러시아 운송기를 타고 캐나다를 거쳐 1월 6일 남미 기아나우주센터에 도착했다. 


운송과정 중에도 연구팀이 해야 할 일은 산더미다. 운송 중에, 그리고 경유지를 비롯한 각 주요 지점에 도착했을 때 위성에 이상이 없는지 검사해야 한다. 발사장에 도착하고 난 뒤에는 더 정밀한 점검이 필요하다. 또 위성을 우주에 올려 줄 발사체와도 잘 연결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최 단장은 “천리안 2A호 발사 당시에는 발사 전 50일 동안 1주일에 일요일 하루를 제외하고는 매일 밤 10시까지 점검을 진행해야 했다”며 “1년 전에 같은 과정을 한 번 겪었기 때문에 그때보다는 조금 수월하겠지만 언제 어떤 변수가 또 나타날지 모르니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천리안 2B호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2011년부터 이어진 긴 여정이 일단락된다. 최 단장은 “1년 전에 발사된 천리안 2A호를 통해 태풍의 이동 경로를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었고, 이런 성과를 보며 뿌듯함을 느낀다”며 “70~80명에 이르는 국내 연구팀이 밤낮 가리지 않고 긴 기간 고생해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최 단장은 “천리안 2B호 발사를 마무리짓고 나면 7년 뒤인 2027년에 육지에서 100km 떨어진 지역에서도 LTE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통신위성을 발사하기 위해 다시 달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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