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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0번 환자' 음모론…"우한 실험실 바이러스 유출" 주장 中논문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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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0번 환자' 음모론…"우한 실험실 바이러스 유출" 주장 中논문 살펴보니

2020.02.17 10:14
샤오보타오 중국 화난이공대 교수가 리서치게이트에 발표한 논문을 캡쳐했다. 현재 이 논문은 삭제된 상태다. 웨이백머신 캡쳐
샤오보타오 중국 화난이공대 교수가 리서치게이트에 발표한 논문을 캡쳐했다. 현재 이 논문은 삭제된 상태다. 웨이백머신 캡쳐

중국의 연구자가 코로나19(COVID-19·코비드19)를 일으킨 신종 바이러스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한 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논문을 발표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인도 연구팀이 새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에이즈바이러스와 합성됐을 가능성을 제기한 연구 논문을 냈다가 곧바로 논문을 취소하면서 국제적으로 큰 논란을 일으킨 뒤 국제적으로는 음모론에 대해 경계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또 다시 연구소 유출설 제기되면서 국내에서는 또 한번 공포감이 조장되는 분위기다. 

 

샤오보타오 중국 화난이공대 생물학 및 생명공학부 교수와 샤오레이 중국 우한대 티안유병원 연구원은 연구 사이트 ‘리서치게이트’에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논문을 6일 실었다. 논문의 제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가능한 기원'이다. 리서치게이트는 연구자들이 학술 정보를 공유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형식의 웹사이트다.

 

연구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옮길 박쥐가 우한시 인근에 없다는 점과 해산물 시장 코앞에 박쥐 코로나바이러스 연구를 수행한 실험실이 있고 이 실험실과 의사 집단감염이 일어난 병원이 가깝다는 점 등을 토대로 실험실의 폐기물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박쥐유래 코로나바이러스인 ‘CoV ZC45’와 96% 동일하나 이 바이러스를 보유한 박쥐가 우한시 인근에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CoV ZC45의 숙주 박쥐는 주로 윈난성이나 저장성에서 발견되는데 모두 해산물 시장에서 900㎞ 이상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시의 보고와 31명의 주민, 28명 방문객의 증언을 종합하면 박쥐는 도시 식량원이 아니었고 시장에서 거래된 것도 없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다른 전달 경로를 찾던 중 해산물 시장 주변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연구를 수행한 두 개의 실험실을 확인했다. 우한질병예방통제센터는 시장에서 약 280m 떨어져 있어 매우 가까웠다. 이 실험실은 박쥐와 관련한 바이러스 연구를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3년 국제학술지 ‘플로스 병원체’에 한타바이러스와 관련한 연구결과를 발표하며 사스 바이러스를 가진 중간관박쥐를 비롯한 155마리 박쥐를 후베이성에서, 저장성에선 450마리의 박쥐를 잡아 연구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이 게재한 논문 내 그림의 모습이다. 연구팀은 우한질병예방통제센터와 화난수상시장의 거리가 매우 가깝다고 지적했다. 웨이백머신 캡처
연구팀이 게재한 논문 내 그림의 모습이다. 연구팀은 우한질병예방통제센터와 화난수상시장의 거리가 매우 가깝다고 지적했다. 웨이백머신 캡처

논문에 따르면 2017년과 지난해에는 우한질병예방통제센터의 연구원이 박쥐를 잡는 장면이 전국 신문과 웹사이트에 소개되기도 했다. 2017년 자료에서 연구원은 박쥐의 공격을 받은 적이 있고 박쥐의 피가 튄 적이 있다고도 했다. 그는 감염의 위험을 깨닫고 14일간 자가격리를 했다고 소개했다. 유튜브에 게재된 지난해 자료에선 연구원이 박쥐를 잡던 중 오줌을 맞아 자가격리했다는 발언도 있었다. https://youtu.be/ovnUyTRMERI

 

우한질병예방통제센터가 동물을 수술하고 DNA와 RNA 추출 등 표본을 채취하는 연구도 수행했다고 확인했다. 연구팀은 조직 표본과 오염된 쓰레기는 병원균의 근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실험실은 처음으로 의사 환자가 확인된 유니온병원과 인접해있다며 향후 연구에선 확실한 증거가 필요하나 바이러스가 누출돼 환자를 감염시켰을 가능성을 의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논문은 "화난시장으로부터 12km 떨어진 우한바이러스연구소의 연구책임자가 코로나바이러스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박쥐유래 바이러스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스정리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연구원을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는 중국 유일한 생물안전 4급 실험실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유출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계속해 휩싸여 왔다. 특히 0번째 환자가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발생했다는 등 음모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우한바이러스연구소는 16일  성명을 내고 "0번째 환자는 없다"고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같은 날 보도했다.

 

연구팀은 결론적으로 누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연관됐다고 봤다. 이번 바이러스가 인위적으로 전파됐다는 것이다. 자연에서 일어난 돌연변이일 가능성과 중간 숙주가 존재할 가능성에 덧붙여 이 바이러스가 우한의 한 연구소에서 유래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본문이 한장을 조금 넘기는 짧은 길이의 이 논문은 몇몇 언론에서 의혹 제기 형태로 다뤄지고 있다가 이달 16일 명보와 빈과일보 등 홍콩 언론이 주목하기 시작하며 이후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리서치게이트에 올라왔던 논문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명보는 “샤오 교수와 연락을 취했으나 응답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샤오 교수의 모습이다. 화난과기대 홈페이지 캡처
샤오 교수의 모습이다. 화난과기대 홈페이지 캡처

샤오 교수는 세포 역학과 단분자 등을 다루는 생물학 전문가다. 바이러스에 관한 연구를 별도로 하지는 않았다. 그는 미국 하버드대 의대에서 박사후연구원을 마치고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 우한시 화중과기대에서 교수로 일했다. 우한 내 의사나 바이러스 연구자들과 교류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논문은 동료 검토 등 정식 출판 절차를 거친 것은 아니다. 리서치게이트는 연구자들의 최신 연구정보를 쉽게 받아볼 수 있어 전 세계 1300만 명 과학자가 활용하고 있으나 논문의 신뢰성까지 제시하지는 못하는 단순 공유 사이트다. 연구팀은 여타 논문처럼 사사(acknowledgments·감사문)를 실었는데 여기엔 중국 국립자연과학재단의 지원 2건을 받았다고 돼 있다. 다만 샤오 교수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중 1건은 2017년 사업이 종료된 과제다.

 

바이러스가 인위적으로 퍼졌다는 주장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인도 델리대와 인도공대 연구팀은 지난달 3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 4곳이 에이즈바이러스(HIV)와 닮았다는 주장을 생물학과 의학 분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에 실었다. 당시 전문가들은 대부분 논문 내용을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고 결국 연구자들은 논문을 2일 철회됐다.

 

이달 16일 오후 열린 확대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도 이 논문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박능후 중수본 본부장(보건복지부 장관)은 “하나의 큰 감염병이 발생해 확산하면 으레 여러 가지 음모설도 나오고 주장도 나온다”며 “정부 차원에서 면밀히 보고는 있으나 정확하게 확인하기까지 입장을 밝히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우한시장에서 나왔다거나 박쥐 혹은 제3매개체를 통해 나왔다는 것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여러 가지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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