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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AS연례회의]“개인 유전체 분석 시대, 생명윤리 새 기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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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AS연례회의]“개인 유전체 분석 시대, 생명윤리 새 기준 필요해”

2020.02.17 10:30
알론드라 넬슨 미국 사회과학연구위원회 회장이 AAAS 연례회의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시애틀=고재원 기자
알론드라 넬슨 미국 사회과학연구위원회 회장이 AAAS 연례회의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시애틀=고재원 기자

“개인 유전자 분석 데이터는 항상 다른 사람들에게 정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과학자 사회가 의도하지 않는 개인 유전자(DNA)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생명윤리 기준을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합니다.”

 

알론드라 넬슨 미국 사회과학연구위원회 회장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연례회의에서 ‘DNA의 소셜 라이프와 새로운 바이오윤리 필요성’를 주제로 한 기조강연을 통해 새로운 생명윤리 기준에 대해 역설했다. 넬슨 회장은 지난해 AAAS 이사회 멤버로 선출돼 4년간 AAAS 이사 역할을 맡는다. 

 

넬슨 회장은 “지난 20여년간 개인 유전자 검사는 형사 사건 조사나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됐다”며 “그러나 불행하게도 생명윤리에 대한 논의는 이같은 변화에 보조를 맞추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DNA 데이터가 온라인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확산하면서 생기는 다양한 윤리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학계가 오랜 기간 동안 유전자 분석 연구자들은 스스로를 고립시켰다는 게 넬슨 회장의 견해다. 범죄 현장 분석에 활용되는 DNA 연구와 바이오 및 의료 분야에서 이뤄지는 DNA 연구를 다르게 인식했기 때문이다. 

 

넬슨 회장은 강연에서 개인 유전자 검사가 가능해진 초창기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혈통을 찾기 위해 유전자 검사를 수행한 사례를 소개했다. 이들은 분석을 의뢰한 미국 유전자 분석기업 ‘앤시스트리DNA(AncetryDNA)’가 자신들의 데이터를 유방암 위험 예측 연구나 노예 배상 소송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들의 유전자 분석 데이터가 의도되지 않은 곳에서 활용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졌다. 

 

넬슨 회장은 “유전자 데이터가 ‘여행’할 수 있는 영역이 너무 많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개인이 직접 유전자를 검사할 수 있게 된 2002년 이후 전통적인 규제 가이드라인이 위기에 처해졌다”고 말했다. 수십녀 동안 의존해 왔던 과학기술 관련 이해와 규칙, 지침들이 현재 진행중인 기술 진보를 쫓아가지 못했다는 의미다. 

 

넬슨 회장은 “현재 미국에서 유전자 검사와 관련된 기존 법적 장치들 대부분은 개인들이 승인된 연구실에서만 직접 유전자 검사를 의뢰할 필요가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의료 목적이 아닌 유전자 검사의 유효성을 모니터링할 권한도 없다”고 말했다. 

 

개인이 직접 하는 유전자 검사가 보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도 밝혔다. 그는 “2008년 제정된 ‘유전정보비차별금지법’은 보험과 고용 목적의 유전자 분석 데이터를 보호하는 데만 초점이 맞춰졌다”고 말했다.  

 

넬슨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경찰 등이 개인이 온라인 유전자 데이터베이스에 공유한 데이터를 의도와는 다르게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8년 미국 서부에서 발생한 ‘골든 스테이트 킬러’ 사건의 경우 개인이 가계도를 완성하기 위해 유전자 검사 결과를 업로드하는 웹사이트에서 경찰이 용의자의 DNA를 확인하고 체포했다”고 소개했다. 

 

넬슨 회장은 개인 유전자 데이터가 의료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며 새로운 생명윤리 기준을 정하기 위한 원칙을 제안했다. 그는 “개인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진 개인정보보호 관련 방안들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며 “개인의 유전자 데이터는 항상 다른 사람들에게 정보로 전달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왜 생명윤리라는 개념이 생겼는지를 이해하는 게 현재 시점에서 매우 중요하며 윤리 강령과 원칙, 규범은 잘못된 개인 정보 활용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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