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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에이즈바이러스와 관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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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에이즈바이러스와 관련없다

2020.02.19 09:25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의 바이러스가 에이즈바이러스와 유사하며 인위적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인도 연구팀의 연구가 근거없음을 밝힌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당시 인도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은 과학 논문 사이트를 통해 확산되며 해외는 물론 국내 의료계까지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며 문제를 낳았다. 연구진은 논문의 과학적 근거가 빈약하다는 지적에 따라 해당 논문을 철회했지만 이후 이를 근거없다고 반박한 논문이 나오지 않아 음모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미국 듀크대와 피츠버그대병원, 메사추세츠대 의대, 테네시주립대 등 공동연구팀은 코로나19와 HIV의 유전정보를 비교 분석한 결과, 두 바이러스 간에 특별한 관련성이 없으며 HIV를 인위적으로 넣어 새 바이러스를 만들었다는 과학적인 근거가 전혀 없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신종 미생물 및 감염학' 14일자에 실었다. 

 

중국에서 시작한 코로나19가 28개국으로 확산하면서 다양한 음모론이 공포감을 부추기고 있다. 여러 음모설 가운데 하나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개발됐으며, 이때 실험을 거친 야생동물이 외부로 빠져나가면서 감염병 사태로 이어졌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지난달 말 인도 델리대와 인도공대 연구팀이 코로나19의 유전정보를 분석해 에이즈바이러스(HIV)와 4곳이나 닮았다는 연구결과를 학술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공개하면서 논란과 공포는 더욱 커졌다.  지난 6일에는 샤오보타오 중국 화난이공대학 생물과학과 교수가 화난 수산시장으로부터 280m 정도 떨어진 우한질병예방통제센터에서 연구하던 바이러스가 바깥으로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글로벌 학술논문 공유 사이트인 '리서치 게이트'에 공개해 파장이 일었다.

 

전문가들은 유사성을 비교하기엔 공통적인 염기서열이 너무 짧고, 서로 다른 두 종의 바이러스가 섞이는 일은 자연적으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반박하면서 논문은 철회됐지만 이를 검증하는 논문이 나오지 않으면서 음모론은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 연구팀은 두 바이러스 간에 특히 수용체가 유전적으로 닮았다는 인도 연구팀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두 바이러스 수용체의 유전정보를 분석했다. 바이러스는 인간 세포에 침입할 때 세포 표면의 수용체에 자신의 수용체를 붙여 결합한다. 인도 연구팀은 코로나19의 수용체인 스파이크 단백질의 유전정보에서 HIV의 수용체(개그 단백질) 유전자 일부가 들어 있다고 주장했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가 에이즈처럼 세포에 단단히 들러붙어 감염율이 높고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분석 결과 스파이크 단백질과 개그 단백질의 유전정보에서 겹치는 부분은 매우 짧아, 바이러스의 특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공동 연구팀은 이 정도의 유사성은 두 바이러스끼리에서만 나타나는 게 아니라 인플루엔자바이러스나 박테리오파지 등 다른 바이러스에서도 나타나며 심지어 세균이나 곤충, 포유류 등 생물체에서도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부정확한 해석이 음모론 발생 부추겨

 

미국 연구팀이 코로나19의 스파이크 단백질(왼쪽)과 HIV의 개그 단백질(오른쪽)의 염기서열을 분석해 3차원 모델링한 것. 인도 과학자들이 주장했던 두 바이러스가 유사점 4곳 중 2곳은 일치하지 않았고, 나머지  2곳은 염기서열이 비슷한 구간이 있었다. 하지만 3차원 모델링 결과 구조적으로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신종 미생물 및 감염학 제공
미국 연구팀이 코로나19의 스파이크 단백질(왼쪽)과 HIV의 개그 단백질(오른쪽)의 염기서열을 분석해 3차원 모델링한 것. 인도 과학자들이 주장했던 두 바이러스가 유사점 4곳 중 2곳은 일치하지 않았고, 나머지 2곳은 염기서열이 비슷한 구간이 있었다. 하지만 3차원 모델링 결과 구조적으로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신종 미생물 및 감염학 제공

특히 인도 연구팀이 두 바이러스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는 4곳 중 2곳은 전혀 일치하지 않았고, 나머지 2곳도 유사성이 약 42% 정도로 낮아 신뢰성이 떨어졌다. 연구팀은 이 2곳이 염기서열 상에서는 유사하지만 3차원 모델링한 결과 구조적으로는 매우 다르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세포와 바이러스간 강력한 결합을 만드는 독특한 구조라는 주장이 틀렸다는 얘기다.  

 

또 바이러스들의 수용체만 비교해보니 오히려 코로나19와 박쥐 코로나바이러스간 유사성이 97.7%에 이르러, 박쥐가 원 숙주이며 중간 매개 동물을 거쳐 사람에게 퍼졌다는 학설이 훨씬 근거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연구팀은 "최근 생물정보학 분석 기술이 발달하면서 신종 생물이나 바이러스가 나타났을 때 염기서열을 쉽고 빠르게 분석할 수 있게 됐다"며 "하지만 신종 바이러스의 근원이 명확하게 밝혀지기 전에 음모론이 떠돌아 과학적인 근거를 찾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들은 "유전체 정보를 완전히 이해하려면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며 "표면적인 연구로 인한 부정확한 분석결과는 세간에 음모론을 발생시키고 진정한 과학적 발견과 공중 보건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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