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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 무슨 일 있었길래…국내 방역에 '틈'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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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 무슨 일 있었길래…국내 방역에 '틈' 있었나

2020.02.21 15:19
질병관리본부 제공
국내 코로나19 감염자 일일 발생 현황. 질병관리본부 제공

최근 사흘 동안 코로나19 감염자가 125명이나 늘면서 국내 감염자는 총 156명으로 집게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수퍼전파'가 발생했다. 31번 환자가 다니던 신천지 교회 신도와 그가 방문했던 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도 환자가 발생했다.

 

이달 15일까지만 해도 국내 신규 감염자가 닷새째 0명이라며 코로나19가 주춤하는 듯이 보였다. 당시 국내 감염자는 총 28명이었고 이들 중 7명이 완치하고 퇴원했었다. 하지만 16일 발생한 29번 환자를 시작으로 역학적 연결성이 없는 감염자 3명이 잇달아 발생했고, 31번 환자의 경우에는 대구 경북 지역에서 30명 안팎을 추가 감염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신규 감염자가 갑자기 급증하게 된 원인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코로나19의 최대 잠복기인 2주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살펴봤다.  

 

133개국에서 중국인 입국 금지... 아직도 입국 가능한 한국

 

대한의사협회에서는 3일 제4차 호소 담화문을 통해 "이런 조치만으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부족하다"며 "후베이성으로 국한된 위험 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의협은 이미 1월 26일 중국 전역으로부터의 입국 금지를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정부에 권고했다. 대한의사협회 제공

첫 번째로 떠올릴 수 있는 원인은 2주 전인 2월 첫째 주 경 국내 방역에 틈이 있었을 경우다. 당시 정부는 4일부터 코로나19 첫 발생지인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 방문했거나 체류했던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며, 한국인일 경우 14일간 자가격리시키겠다는 대책을 2일 발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중국 당국이 우한을 봉쇄한 것은 1월 20일, 후베이성을 봉쇄한 것은 1월 24일로, 4일이면 최근 14일 이내 후베이성에서 나온 사람이 거의 없어 효과가 떨어지는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대한의사협회에서는 3일 제4차 호소 담화문을 통해 "이런 조치만으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부족하다"며 "후베이성으로 국한된 위험 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의협은 이미 1월 26일 중국 전역으로부터의 입국 금지를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정부에 권고한 바있다. 당시 최대집 의협회장은 "감염병을 방역 관리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은 '유입 차단'"이라며 "이미 중국 전역에서 감염자가 증가하는 추세이고 전체 감염자의 약 40%가 후베이성 외 지역에서 발생하는 만큼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의협은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20일 현재에도 국내 코로나19에 대한 감염병 위기 경보단계는 아직 '경계'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20일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국내에서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했으나 아직은 제한적이므로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로 유지한다"며 "다만 더 이상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심각' 단계에 준하는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중국인 입국을 금지시키는 대신 입국관리앱을 설치해 자기 증상을 매일 보고하도록 했다. 하지만 대다수 중국인이 스마트폰이 없어 앱을 깔지 못하거나, 언어 적인 문제로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실(1339)과의 통화가 이뤄지지 않는 등 잡음이 많았다. 또 23번 중국인 환자의 경우 연락이 닿지 않아 14일간 무방비로 노출됐다가 경찰의 도움으로 찾아 확진 판정되기도 했다. 

 

앞서 1월 23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중국인 입국 금지 요청' 청원글이 올라왔다. 마감일을 이틀 앞둔 20일 현재까지 청원에 동의한 사람 수는 71만 명이 넘는다. 하지만 정부는 "중국 내 확산 추세와 국제 추세, 국내외 방역 대응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필요하면 추가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현재까지 중국인의 입국을 제한한 국가는 미국과 독일, 프랑스, 호주, 러시아 등 133개국에 이른다. 상당수 국가들은 중국인 또는 최근 14일 내에 중국에 방문했던 외국인을 전면 입국 금지하고 있다. 

 

지역사회 전파 의심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일부 사례일 뿐"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구 남구 신천지교회(사진)를 중심으로 특정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됐다"며 "기존에는 해외여행력이 있거나 감염자와 만났던 사람들을 격리, 검사하는 봉쇄전략을 썼다면 이제는 지역사회 내에서 감염자를 신속히 발견해 격리, 치료시키는 전략을 함께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제공

두 번째로 떠올릴 수 있는 원인은 이미 지역사회 감염이 만연한데 이제서야 검사를 통해 확진된 환자들이 쏟아져 나왔다는 것이다. 코로나19 감염자의 증상은 심각한 경우 폐렴이 발생해 생명을 위협하지만, 건강한 사람들에서는 대개 발열이나 기침, 인후통 등 감기와 비슷한 가벼운 증상에 그친다. 이 때문에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모른채 지역사회 내 퍼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발생했지만, 일부 국한된 지역에 한정돼 있다고 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서도 국내에서 지역사회 내 전파가 있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구 남구 신천지교회를 중심으로 특정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됐다"며 "기존에는 해외여행력이 있거나 감염자와 만났던 사람들을 격리, 검사하는 봉쇄전략을 썼다면 이제는 지역사회 내에서 감염자를 신속히 발견해 격리, 치료시키는 전략을 함께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정 본부장은 "지금까지 국내 감염자 중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사람은 총 12명"이라며 "감염자들에게 증상이 처음 나타난 뒤 만났던 사람들은 물론이고, 최대 잠복기인 증상 발현 14일 이전부터 방문했던 장소, 이동경로, 만났던 사람 등을 면밀히 조사하는 심층 역학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역학적 연결고리가 없어 지역사회 전파가 의심됐던 29번 환자와 그의 부인 30번 환자에 대해서는 실마리가 점차 드러나고 있다. 정 본부장은 "1월말 경에 서울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이들과 식사한 사람들 중 한 명이 코로나19로 확진됐다"며 "다른 사람들도 면밀히 조사해 곧 감염경로를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수퍼전파가 일어난 것으로 보이는 대구 경북지역에서 역학적 연결성을 확실히 하기 위해 31번 환자를 중심으로 전수조사 중이다. 정 본부장은 "31번 환자와 함께 신천지 교회에서 예배를 본 1001명과 나머지 신자 8000명의 명단을 받아, 지금까지 1633명을 조사했다"며 "그가 방문했던 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도 2명이 추가 확진돼 두 기관 간에 연결고리가 있을 것으로 보고 세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전문가들은 위기가 닥친 다음에 방역 범위를 넓히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예기치 않은 위기가 닥치기 전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그간 국내에서는 일본이나 태국, 싱가포르에도 감염자가 많음에도 중국에만 집중했고, 우한과 후베이, 광둥성 등 발생현황에 따라 사례정의를 확대하기 급급했다"며 "역학조사에서도 밀접 접촉과 일상 접촉으로 분류해 몇몇은 능동감시 중에 사회활동을 하다가 확진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것들이 조금씩 축적이 되면서 이렇게 갑자기 지역사회 감염으로 드러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서울(29번, 30번, 40번 환자)과 대구(31번환자)에서 발생한 역학적 연결성이 없는 환자들은 어느 날 갑자기 툭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그간 방역망 틈을 뚫고 돌아다니던 감염자가 전염시킨 것"이라며 "이들은 비교적 고령자라 증상이 뚜렷해서 검사 후 확진받은 것이고, 증상이 가볍거나 거의 나타나지 않는 더 많은 감염자들이 지역사회 내에 있을 것으로 추론된다"고 말했다. 또 "보건당국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해 낙관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지금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방역체계를 현실적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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