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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의 사회심리학]가짜뉴스를 피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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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의 사회심리학]가짜뉴스를 피하는 법

2020.02.22 06:00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최근 몇 년 간 가장 뜨거운 토픽 중 하나를 꼽는다면 '가짜 뉴스(fake news)'다. 전통적인 뉴스채널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유튜브 같이 아무나 아무런 이야기를 전시할 수 있는 채널들을 통해 정보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급격히 많아지면서 가짜 뉴스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치나 이민자, 건강, 전염병 등 다양한 중요한 분야에서 완전히 잘못된 정보나 진실과 거짓을 함께 교묘하게 버무린 정보들이 돌아다니며 잘못된 인식을 퍼트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사람들은 왜 이런 가짜 뉴스에 낚이는 걸까? 어떻게 하면 진짜 뉴스와 가짜 뉴스를 구분할 수 있을까?

 

기억을 조작하는 가짜 뉴스


우선 가짜 뉴스들은 대체로 자극적이고 특정 감정을 일으키는 헤드라인을 가지고 있다는 특징을 보인다. 충격! 공포! 같이 사람들의 시선을 이끄는 과격한 헤드라인과 진짜 뉴스보다 자극적인 내용으로 더 많은 클릭을 유도한다. 사람들은 복잡한 내용의 실제 뉴스보다 단순하고 자극적인 가짜 뉴스들을 더 쉽게 공유하기도 한다. 그 결과 진짜 뉴스보다 가짜 뉴스가 더 빨리 & 더 널리 퍼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Vosoughi et al., 2018). 


내용이 감정적이고 강렬하다 보니 진짜 뉴스보다 기억에 더 잘 남기도 한다. 나아가 가짜 뉴스가 기억 조작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기억 연구로 유명한 심리학자 엘리자베스 로프터스(Elizabeth Loftus) 연구팀은 아일랜드에서 낙태 찬반 국민투표가 열렸을 당시 3140명의 낙태 합법화 찬성 또는 반대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반대편 사람들이 불법적인 행위를 저질렀다는 가짜 뉴스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나서 그 가짜 뉴스에 해당하는 사건들을 실제로 보거나 들은 적이 있었는지 물었다. 그 결과 낙태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낙태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저질렀다는 가짜 잘못을 실제로 보거나 들은 적이 있다며 그 내용을 자세하게 기억하는 경향을 보였고, 반대로 낙태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낙태를 찬성하는 사람들의 가짜 잘못을 자세히 기억해냈다. 사람들에게 주어진 정보가 거짓일 수 있음을 알려도 새로 생성된 가짜 기억 또는 조작된 기억은 잘 바뀌지 않았다(Murphy et al., 2019). 이런 기억의 왜곡이 가짜 뉴스가 더 진짜처럼 느껴지게 느껴지게 하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잘못된 인식을 갖는데 일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상적인 정보가 올바른 정보인 것은 아니다


미국 센트럴 플로리다대의 미디어 학자 크리샐리스 라이트(Chrysalis Wright) 교수에 따르면 가짜 뉴스들은 이야기 전체를 다루지 않고 “일부”만을 부풀려서 전달하는 경향이 있다. 즉 처음부터 완전히 거짓말을 지어내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로 있었던 일에서 앞 뒤 자르고 일부만 부각시키는 방식으로 실제와 거짓을 교묘하게 뒤섞는 식이라는 것이다. 


또한 주로 특정 정치적 지향이나 가치관에 부합하는 정보들만 선택해서 부풀리는 경향이 크다. 예컨대 백신 반대자들은 백신의 효능은 싹 무시하고 간혹 생기는 부작용에 대한 뉴스만 과장해서 다루거나 특정 정치 지향을 보이는 사람들은 반대측의 잘못만 부각시키는 식이다. 


이렇게 자신의 취향에 들어 맞는 데다가 자극적이어서 충격을 주는 가짜 뉴스들은 마음 속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이후에 잘못된 정보라는 이야기를 들어도 잘못된 믿음은 잘 수정되지 않게 된다. 따라서 학자들은 “강한 인상을 주고 기억에 남는 것이 꼭 올바른 정보인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크리살리스 라이트는 기존의 믿음에 부합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취하고, 충격적이고 자극적인 정보에 끌리며, 내가 알고 있다고 느껴지는 것을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고 싶은 본성을 잘 절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게으른 정신


가짜 뉴스에 빠지게 되는 또 다른 이유는 인지적 게으름이다. 즉 깊이 사고하기를 귀찮아 하고 정보를 대충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예일대학의 심리학자 고든 페니쿡(Gordon Pennycook)은 3446명의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논리적 사고력 테스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더 가짜 뉴스와 진짜 뉴스를 잘 구분한다는 점을 발견했다(Pennycook & Rand, 2019). 


연구자들은 또 다른 실험을 통해 다양한 일들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등 마음이 바쁘고 머리가 복잡할 때보다 충분한 시간과 인지적 여유가 있을 때 사람들은 더 무엇이 가짜 정보이고 무엇이 진짜 정보인지 잘 구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Bago et al., 2020). 즉 생각하기를 게을리 하거나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없어 충분히 사고하지 못할 경우 더 가짜 뉴스에 취약해진다는 것이다. 


이는 반대로 열심히 생각하고 비판적인 사고력을 기르면 가짜 뉴스의 영향력으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다는 말도 된다. 따라서 학자들은 충격적인 정보를 보고 바로 호들갑 떨며 공유하기보다 잠깐 멈춰서 이 정보가 진짜일지 출처가 어디인지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충격적인 소식을 공유할 때 “정말 공유하시겠습니까?”라고 한 번 더 생각하게 하는 장치를 두는 것도 가짜 뉴스 확산 방지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일례로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거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정보는 거의 자동적으로 공유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공유하기 전에 해당 뉴스가 가짜일지 생각해보라고 하면 이것 만으로도 가짜 뉴스를 공유하는 횟수가 크게 줄었다는 연구가 있었다(Fazio, 2020). 


이 외에 어떤 정보를 다수가 공유하고 믿는다고 해서 해당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이나 틀린 정보도 모두가 맞다고 우기면 맞는 정보처럼 취급되는 현상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Lazer et al., 2018). 


찬찬히 곰곰히 생각해보는 것만으로 어느 정도 가짜 뉴스를 걸러내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사실이다. 중요하고 자극적인 정보일수록 공을 들여 판단할 것, 또한 내 믿음에 부합하는 정보만 받아들이기보다 다양한 시각을 두루 살펴볼 것 기억해보자. 

 

※참고자료 
-Bago, B., Rand, D. G., & Pennycook, G. (2020). Fake news, fast and slow: Deliberation reduces belief in false (but not true) news headlines.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General. Advance online publication.  
-Fazio, L. K. (2020). Pausing to consider why a headline is true or false can help reduce the sharing of false news. The Harvard Kennedy School (HKS) Misinformation Review. 
-Lazer, D. M., Baum, M. A., Benkler, Y., Berinsky, A. J., Greenhill, K. M., Menczer, F., ... & Schudson, M. (2018). The science of fake news. Science, 359(6380), 1094-1096.
-Murphy, G., Loftus, E. F., Grady, R. H., Levine, L. J., & Greene, C. M. (2019). False Memories for Fake News During Ireland’s Abortion Referendum. Psychological science, 30, 1449-1459.
-Pennycook, G., & Rand, D. G. (2019). Lazy, not biased: Susceptibility to partisan fake news is better explained by lack of reasoning than by motivated reasoning. Cognition, 188, 39-50.
-Vosoughi, S., Roy, D., & Aral, S. (2018). The spread of true and false news online. Science, 359, 1146-1151.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게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자기 자신에게 친절해지는 법과 겸손, 마음 챙김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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