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美 연구진 "도시 봉쇄, 출입 제한 효과 불확실"…"지역내 전파 줄이는 게 더 중요"

통합검색

美 연구진 "도시 봉쇄, 출입 제한 효과 불확실"…"지역내 전파 줄이는 게 더 중요"

2020.02.25 19:06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범정부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범정부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의 국내 지역사회 확산을 우려해 중국발 입국자 전체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계속 제기되고 있다. 대구 등 환자가 크게 늘고 있는 지역을 봉쇄하자는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하지만 여행 제한 조치나 지역 봉쇄조치가 감염병 확산을 막는 데 큰 효과가 없거나 적어도 확실한 증거는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감염병 확산 패턴을 연구하는 알레산드로 베스피그나니 미국 노스웨스턴대 석좌교수팀은 1월 23일부터 시작된 중국의 우한 봉쇄조치가 실제 코로나19 확산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연구해 2월 11일 의학 논문초안 사전 공개 사이트 ‘메드아카이브’에 공개했다. 논문 초안은 아직 동료평가를 받지 않은 상태로, 반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논문 초안에서 베스피그나니 교수팀은 “우한 봉쇄의 효과는 감염병 확산을 3~5일 늦추는 효과밖에 발휘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이런 지연 효과로 방역을 위한 초기 시간을 벌어줄 수는 있었을 수 있지만 기대만큼 큰 효과는 없다고 해석했다. 특히 이미 다른 지역에 환자가 나온 상황에서 뒤늦게 우한 지역만 봉쇄해 다른 지역으로부터의 확산을 막는 데에는 별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결론 내렸다.


연구팀은 입국제한 조치가 있더라도 전파력을 줄이지 않으면 효과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팀은 “모델 연구 결과 중국으로부터의 입출국을 90%까지 제한하더라도 지역 내 전파를 절반 이하로 줄이는 조치가 병행되지 않으면 확산을 막는 효과가 제한적이다”고 주장했다.

 

입출국을 막으면 환자 발생이 줄어드는 것은 맞지만 확산을 며칠 늦출 뿐 발생 양상은 그대로라는 것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입출국 제한보다는 감염력을 낮추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과 ‘사이언스데일리’ 역시 22일 기사를 통해 “출입국 제한이 감염병 확산 위험을 장기적으로 완전히 앨 수 있다는 증거는 별로 없다”는 니콜 에렛 미국 워싱턴대 교수의 설명을 전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팀이 모형으로 추정한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도시 봉쇄 및 출입국 제한 조치의 효과를 그래프로 그렸다. 봉쇄나 출입국 제한을 강하게 실시하더라도 전파력이 그대로거나(A) 25% 줄이는 수준일 경우(B)에는 시점만 미뤄질 뿐 결국 확산이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프가 오른쪽 위로 상승). 오직 전파력을 50% 이상 낮출 경우에만 확산히 효과적으로 멈추는 것으로 예측됐다. 노스웨스턴대 제공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팀이 모형으로 추정한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도시 봉쇄 및 출입국 제한 조치의 효과를 그래프로 그렸다. 봉쇄나 출입국 제한을 강하게 실시하더라도 전파력이 그대로거나(A) 25% 줄이는 수준일 경우(B)에는 시점만 미뤄질 뿐 결국 확산이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프가 오른쪽 위로 상승). 오직 전파력을 50% 이상 낮출 경우에만 확산히 효과적으로 멈추는 것으로 예측됐다. 노스웨스턴대 제공

실제 현상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현재 중국 다음으로 많은 코로나19 환자가 나오고 있는 한국은 25일 오후 4시 기준 977명의 환자가 나왔다. 하지만 이 가운데 감염지가 해외인 경우는 극소수로 추정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9시까지 발생한 환자 893명 가운데 해외 감염자는 33명으로 3.7%에 불과하다. 중국에서 감염된 경우는 더 적다. 중국세계보건기구(WHO)의 공식 통계 자료 가운데 가장 최근 자료인 25일 ‘상황보고’에 따르면, 한국에서 24일 0시까지 발생한 763명의 환자 가운데 중국에서 감염된 환자는 13명으로 전체의 1.7%에 불과하다. 이 수치는 지역감염자 수가 늘면서 점점 낮아지고 있다.

 

한국에 이어 2~3번째로 많은 환자가 발생한 일본(24일 기준 144명)과 이탈리아(124명) 역시 중국 감염자가 28명과 3명으로 비율이 높지 않다. 5번째로 많은 환자가 발생한 나라인 이란(43명)에는 중국 감염자가 아예 없다. 특히 이탈리아와 이란은 중국 발 입국자를 전면 제한한 국가다. 입국 제한 조치가 실효성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국내 일부 언론 역시 국내에서도 조기 입국제한이 필요했다는 주장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일보는 25일 감염병 및 방역 전문가 6명의 의견을 바탕으로 “중국 전역 입국제한 지정은 불필요하다는 주장(4명)이 필요하다는 주장보다 많았다”고 전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초기 확진환자 30명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은 두 명뿐이고 이들마저 지난달 19~24일에 국내로 들어왔다. 한국이 미리 입국을 제한했어도 이들 2명을 막는 효과만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같은 기사에서 “국내 유행을 막지는 못했겠지만 입국제한 지역 확대를 통해 국내 유행 시간을 늦춰 시간을 벌 수는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병률 전 질병관리본부장은 대구도 출입을 봉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정부가 25일 오전 정례 브리핑을 통해 입국 제한 조치를 실행할 계획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현재 정부는 중국 후베이성 발 입국자만 입국을 금지하고, 나머지 중국 지역과 홍콩, 마카오 발 입국자는 검역을 강화한 특별입국 절차를 거쳐 들어오도록 하고 있다. 25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4일까지 입국한 특별입국자 수는 6만 명이고, 이 가운데 84%가 자가관리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증상 등을 보고하고 있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10 + 4 = 새로고침
###
    * 21대 국회의원 선거운동 기간에는 실명확인 과정을 거쳐야 댓글을 게시하실수 있습니다..
    * 실명 확인 및 실명 등록 서비스는 선거운동기간 (2020. 4. 2 ~ 2020. 4. 14) 동안에만 제공됩니다.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

    관련 태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