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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 에어백이 수출차량보다 좋다고?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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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 에어백이 수출차량보다 좋다고? 거짓말!

2014.01.14 18:00
동아일보 제공
동아일보 제공

  자동차가 반파될 정도로 사고가 났는데도 에어백이 터지지 않아 운전자가 크게 다쳤다는 뉴스를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누리꾼들은 국산차는‘흉기차’라고 부르기도 한다.


  실제로 최근 1년간 에어백 미작동과 관련해 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사례만 91건에 달한다. 특히 ‘전치 5주 이상’도 24건이 있었는데, 이 중 장애 6급 진단을 받거나 전신마비가 된 이들도 있어 심각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제조사 과실로 판명 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지난해 에어백 미작동 사고 피해자 중 21명은 충돌 당시 속도가 시속 80km이상이었는데도 에어백이 터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에어백 제조사 관계자는 “충돌 직전에 브레이크를 밟아 속력이 현저히 줄어든 후 충돌했을 것”이라 해명했다. 에어백은 주행속도가 시속 20~30km 이하일 때는 터지지 않도록 돼있기 때문이다.


● 내수용 차는 구형, 수출용 차는 최신형 에어백


  국산차라도 미국에 수출되는 차량에는 4세대 ‘어드밴스 에어백’을 장착하고, 국내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내수용에는 2세대 ‘디파워드 에어백’을 단다는 건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디파워드 에어백은 에어백으로 인한 탑승자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부풀어 오르는 정도를 줄인 에어백이고, 4세대 어드밴스 에어백은 충격량과 탑승자의 체중에 따라 에어백의 부풀어 오르는 정도가 자동 조절되는 차이가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유명 에어백 제조업체 관계자는 “세계 시장에서 미국만 ‘4세대 에어백’을 강제하고 있다”며 “유럽에 수출하는 차량에는 내수용과 같은 ‘2세대 에어백’을 쓰고 있다”고 해명했다. 미국이 에어백에 대해 유난히 규정이 강할 뿐, 다른 나라들은 우리나라처럼 2세대 에어백을 쓰고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제조업체 관계자는 “충돌 상황마다 다르기 때문에 4세대 에어백이 2세대 에어백에 비해 좋다고 명확히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즉, 4세대 에어백의 장점을 드러나는 상황은 탑승자가 비정상적인 자세로 탑승했거나 안전띠를 매지 않은 비정상적인 상황일 때이기 때문에, 안전띠를 매고 바른 자세로 앉아 있다면 2세대 에어백이나 4세대 에어백이나 안전도에 큰 차이가 없다는 답이었다.

 

  내수용 차량에 구형 에어백을 사용하는 것이 단가절감을 위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자동차라는 고가 상품에서 에어백 단가는 미비하다”며 반박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단가 차이가 적은데 구세대 에어백을 고집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잘라말했다.

 

  또 김 교수는 “미국이 4세대 에어백을 법제화한 까닭은 에어백 때문에 탑승자가 부상을 입거나 사망하는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운전자의 체형, 특히 남녀에 따라 핸들과의 거리 등이 같을 수가 없기 때문에 늘 같은 세기로 터지는 2세대 에어백은 4세대에 비해 위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에어백 관련 규정 정비…에어백 사고 전문조사기관 설치 시급


   에어백 센서가 부서질 정도의 충돌사고에도 에어백이 터지지 않은 문제에 대해 업체 관계자는 “외제차량과 같은 에어백 작동 알고리듬을 공유하고 있다”며 “국산차 에어백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처럼 알려지는 것은 억울하다”고 말했다.

 

  이에 김필수 교수는 “충돌 시 보통 운전자가 핸들을 꺾기 때문에 정면 기준 좌우 30도까지만 충격을 감지할 수 있는 측면센서로는 역부족”이라며 “만약 충격센서 오작동이 아니라고 해도 제조업체가 앞장서서 반드시 개선을 해야 할 부분”이라 꼬집었다.

 

  이는 에어백 관련 규정이 마땅히 마련돼 있지 않고, 에어백 관련 사고 전문조사기관이 없기 때문에 고스란히 소비자의 피해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관련 전문 조사기관을 두고 있는 미국은 지난해 3월 에어백 문제로 이미 판매된 현대 엘란트라(국내명 아반테) 차량 18만 6000대를 리콜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소비자가 사고를 재현할 수 없는 이상 현 기준에서 제조사 과실을 입증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며 “우리 정부도 미국처럼 에어백 사고를 검사하는 전문기관을 두고 소비자 입장에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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