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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과도한 불안감..."건강염려증·우울증 등 정신질환 유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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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과도한 불안감..."건강염려증·우울증 등 정신질환 유의해야"

2020.03.12 17:44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이 유행하면 정신건강도 약해지기 쉽다며, 이런 시기에 조심해야 할 몇 가지 질환을 꼽았다. 건강염려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대리 외상 증후군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이 지난 10일 서울 구로구 소재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현재로선 확진환자의 이동 경로를 알 수 없고 불특정 다수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알 수 없는 경로로 감염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이 유행하면 정신건강도 약해지기 쉽다며 건강염려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대리 외상 증후군 등 정신질환을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자와 가족은 물론 감염 여부에 직접적인 두려움을 느낄 자가격리자, 감염자들을 치료하는 의료진,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건강한 사람들까지 누구나 정신건강을 돌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하는 물리적 방역만큼 심리적 방역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극심한 스트레스가 정신건강에 악영향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이 돌 때 나타나기 쉬운 정신질환 중 하나는 건강염려증이다. 건강염려증은 실제 병에 걸리지 않았고 증상도 나타나지 않았지만 병에 걸렸을까봐 또는 걸릴까봐 지나치게 걱정하는 병이다. 건강염려증이 심해지면 이유 없이 두통이나 가슴 두근거림, 소화불량, 배뇨 장애가 나타난다.

 

평소 스트레스에 취약하거나 강박적이고 염세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은 감염병이 유행할 때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크다. 동일한 스트레스라도 사람마다 심각하게 느끼는 정도가 다른데, 지금처럼 모두가 불안해 할 만한 스트레스가 생기면 더욱 취약할 수 있다. 전문의들은 코로나19에 대한 걱정으로 병원을 찾거나 불면증, 식욕부진, 만성피로 등이 나타난다면 우울증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트라우마'로 불리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도 유의해야 한다. 감염병뿐만 아니라 자연재해나 사고 등 생명을 위협할 만한 일을 겪었거나 또는 그런 상황에 놓였을 때 공포와 불안, 각성 상태가 수 일~수 주 동안 이어지는 병이다. 사건에 대한 생각, 이로 인한 우울감과 예민함 등 정서 변화, 일에 대한 흥미를 잃는 증상이 한 달 이상 지속돼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의심할 수 있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와 충남대병원, 국립중앙의료원 등 공동 연구팀은 지난 2015년 유행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감염됐지만 생존한 이들 63명을 1년 뒤 관찰한 결과 63.5%가 외상 후 스트레스 등을 겪고 있었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해 '대한신경정신의학회지'에 발표했다. 또 메르스에 감염됐다가 완치된 사람들 중 상당수가 외상 후 스트레스(36.5%)와 수면장애(36.5%), 불안장애(34.9%), 우울증(30.2%) 등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연구팀은 메르스를 치료할 당시 감염병 자체에 대한 불안과 공포, 일반 병실과는 다른 고립된 환경, 가족과의 면회 차단 등이 정신건강에 더욱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특히 메르스로 인해 가족이 사망했을 경우 외상 후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겪을 위험이 더욱 컸다. 

 

감염자뿐 아니라 이들을 하루 종일 수 개월에 걸쳐 치료하는 의료진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일종인 '대리 외상 증후군'에 빠질 위험도 있다. 이 증후군은 자기가 직접 병에 걸리지 않았어도 피해자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면서 받은 스트레스가 원인이다. 큰 사고를 처리하는 소방관이나 경찰에게 자주 발생한다.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와 서울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공동 연구팀은 메르스 당시 의료진들이 직접 감염되지 않아도 우울증(26.6%)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7.8%)를 겪을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2017년 '대한신경정신의학회지'에 발표했다. 신종 감염병이 발생할 경우 의료진이 감염자들을 가장 밀접하게 접촉하더라도 안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과중한 업무가 정신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야 한다고 분석했다. 

 

"정신적 압박 지나치다면 코로나19 관련 과다 정보 차단하는 편이 좋아"

화면 캡처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처럼 신종 바이러스 감염병의 경우 특히 정보가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뉴스나 SNS, 인터넷 검색을 통해 수많은 정보를 검색한다"며 "감염병을 예방하고 차단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지나치게 정신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면 이런 정보 검색을 줄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화면 캡처

신용욱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활동반경이 줄어들면서 누구나 우울감을 느낄 수 있다"며 "거의 매일, 또는 하루 종일 우울감이 보름 이상 지속된다면 우울증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가족이나 친구 등 가까운 사람들과 소통하고, 만나기가 어렵다면 메신저나 영상 통화 등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라"며 "실내에서라도 일주일에 3~5회씩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처럼 신종 바이러스 감염병의 경우 특히 정보가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뉴스나 SNS, 인터넷 검색을 통해 수많은 정보를 검색한다"며 "감염병을 예방하고 차단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지나치게 정신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면 이런 정보 검색을 줄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질병관리본부 등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발표하는 내용을 주로 보고, 감염됐을 경우 어디에 어떻게 연락해야 하는지 알아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감염병이 돌 때 불안감과 스트레스가 나타나는 것은 정상적인 반응"이라면서도 "감염자에 대해 지나친 경계심과 배척감, 혐오감이 느껴지거나 감염병에 대한 지나친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전문의의 도움을 받으라"고 조언했다. 또한 "감염자에게 과도한 비난을 가하거나 불특정 타인에게 과도한 경계심을 보이는 등 과격한 심리 상태가 오히려 본인의 정신과 육체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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