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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스&뉴디펜스]우주 모빌리티와 새로운 우주무기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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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스&뉴디펜스]우주 모빌리티와 새로운 우주무기의 가능성

2020.03.30 15:00
박종원 스타버스트 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 동아사이언스
박종원 스타버스트 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 동아사이언스

한국에선 아직 다소 낯선 표현이지만 '뉴스페이스와 뉴디펜스'라는 주제로 이달부터 매달 글을 쓰게 됐다. '뉴스페이스'는 우주 항공 산업의 전통적인 진입 장벽을 낮추고 우주에서 더 고품질의 데이타를 저렴하게 수집하며 이를 통해 과학과 국방, 경제에 기여하는 새 조류를 뜻한다. 과거 우주개발이 정부에 의존했다면 이 새 조류는 ‘애자일(Agile·기민한)'하고 독립적이며 저예산으로 혁신을 기본으로 삼는 민간 섹터가 중심이 된다.  벤쳐 펀딩을 받은 글로벌 스타트업들이 우주항공 산업을 이끄는 주체가 되고 있다.  '뉴 디펜스' 역시 벤쳐 펀딩을 받은 스타트업들의 혁신과 이를 신속하게 국방 부문으로 받아들여 적용하려는 새로운 흐름이다. 

 

우주와 국방이라는 가장 보수적인 분야가 이렇게 바뀌는 배경에는 국방 분야가 혁신에서 실리콘 밸리로 대표되는 민간 분야보다 뒤쳐지고 있다는 전시에 준하는 위기의식이 깔려있다. 뉴디펜스를 주도하는 미국 국방부, 특히 공군과 신설 우주군은 스타트업의 혁신을 신속하게 국방에 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공군은 이를 위해 스타트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투자자가 되겠다는 비젼을 밝히고 미 공군 벤처스(Air Force Ventures)라는 투자회사를 만들고 있다. 

 

이번 칼럼을 통해 전 세계적인 뉴스페이스와 뉴디펜스의 흐름을 소개하고 우주항공 국방 스타트업 혁신 생태계와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 얼마나 급박한지 생생히 소개할 계획이다. 유명한 SF시리즈 스타트렉의 장뤽 피카드 선장의 항해 일지는 '스페이스, 더 파이널 프론티어(Space, the final Frontier·우주는 마지막 개척지)'로 시작한다. 이를 비즈니스 관점으로 바꾸면 '스페이스, 더 파이널 블루오션(Space, the final Blue Ocean·우주는 마지막 블루오션)'쯤 될 것이다.

 

시작하며

 

지난 2017년 9월 19일 북한의 미사일 시험으로 국제적 긴장이 한창 고조되던 가운데 제임스 매티스 당시 미 국방부 장관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매티스 장관에게 남한을 위험에 빠트리지 않으면서 북한을 타격할 옵션이 있느냐는 질문이 날아들었고, 그는 곧장 "자세한 내용은 이야기할 수 없지만 있다"고 답했다. 다른 기자로부터 "운동체 옵션(Kinetic option)을 뜻하는가"라는 질문이 추가로 나왔고 매티스 장관은 곧장 수긍했다. 

 

기자회견 직후 인터넷에서는 매티스의 이 답변에 비상한 관심이 쏟아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매티스 장관의 이런 발언은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은 비밀무기를 암시한 것이라는 추측을 내놨다. 

가장 많은 아마추어 무기 애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목한 무기는 '신이 던진 막대기(Rods From God)'다. 미 공군은 베트남전 당시 '게으른 개 (lazy dog )'라는 무기를 실전에 도입했다. 이 무기는 채 6cm도 안되는 손가락 크기의 강철 막대기에 지느러미(fin)을 달아  900m 상공에서 지상으로 투하하는 아주 간단한 무기다. 강철 막내기가 땅에 도착할 때는 시속 800km까지 가속되는데 이 에너지는 20cm 두께 콘크리트를 뚫을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밀림 상공에서 수백개의 이런 막대기를 뿌리기만 해도 순전히 중력의 힘으로 상당히 넓은 밀림 지역에 '죽음의 강철 비'가 내린다. 

 

미국 민간우주회사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재사용 로켓 스타십. 지상에서 우주로 화물을 쏘아올리는데 드는 물류비를 1kg에 13달러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페이스X 제공
미국 민간우주회사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재사용 로켓 스타십. 지상에서 우주로 화물을 쏘아올리는데 드는 물류비를 1kg에 13달러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페이스X 제공

누리꾼이 지목한 '신이 던진 막대기'는 이 '게으른 개'를 우주궤도로 올려서 손가락 크기가 아니라 전봇대 크기 텅스턴 막대를 목표에 내리 꽂는 방식이다. 마치 북유럽 신화에서 망치를 든 신 '토르'처럼 '프로젝트 토르 (Project Thor)' 로 불리기도 한다. 

 

우주에서 발사한 텅스텐 막대기가 지표에 도착할때 쯤이면 속도는 음속의 10배 (마하10)까지 가속된다. 이는 지하 수백m까지 관통할 수 있는 수준이다. 위력이 지하 벙커 파괴용 전술 핵무기에 버금간다. 사실상 공룡의 멸망을 초래한 운석을 인공적으로 만들어서 군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목표물까지 도달시간은 불과 15분이다. 더군다나 이 무기는 핵무기처럼 방사능 피폭의 우려가 없다. 전 세계 107개국이 지난 1967년 서명한 우주조약상의 핵, 화학, 생물학 무기의 우주 배치 금지 조항에도 위배되지 않는다. 

 

로버트 하인라인과 같은 인기 과학소설 작가들은 이미 1960년대부터 이런 개념을 제시했다. 실전 배치가 되어 있는지는 군사비밀이라 알수 없다. 다만 미국, 중국, 러시아와 같은 나라들은 현재 경쟁적으로 극초음속 미사일(음속의 5배 이상)을 개발하고 있다. ‘신이 던진 막대기’를 목표에 명중시키는 조정 기술도 확보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프로젝트 토르를 실제 운용하는데 가장 큰 장애물은 기술이 아니라 물류 비용이다. 길이 6m에 지름 0.3m인 텡스텐 막대기의 무게는 1만886kg, 즉 10t이 넘는다. 현재 물체 1kg을 우주로 쏘아올리는 비용은 2만2000달러가 들어간다. '신의 막대기'를 우주궤도에 올리려면 개당 2억3000만달러(2700억원)이 들어가는 셈이다. 오히려 제조 비용이 운송 비용에 비하면 무시할 수 있을 정도다.

 

지난해 11월 5~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힐튼호텔에서는 제1회 우주 피치데이 행사가 열렸다. 현재는 미 우주군으로 격상된 우주사령부 산하 우주미사일시스템센터와 우주항공분야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엑셀러레이터 스타버스트가 함께 준비했다. 미국의 재사용발사체 회사인 스페이스X를 창업한 일론 머스크는 이 행사에 깜짝 등장해 재사용 로켓을 '성배'에 비유했다. 머스크는 "현재 개발 중인 스타십이 완전 재사용이 가능해지면 150t을 우주로 쏘아올리는데 들어가는 발사비용을 회당 200만달러까지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물론 연료비와 운영비를 모두 합친 비용이다.

 

그의 이야기대로라면  우주로 물건을 보내는 운송비가 1㎏에 13달러로 떨어지는 셈인데, 이는 현재 항공기로 해외 배송을 할 때 들어가는 물류 비용과 비슷한 수준이다. '신이 던진 막대기' 역시 우주로 운송하는 비용이 1개에 130만 달러(15억원)까지 내려간다. 이 무기가 가성비 최고의 무기가 될 수 있으며 한국과 같은 나라들도 충분히 운용 가능해진다는 이야기다. 스페이스X의 스타십이 우주 모빌리티에서 진정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주목할 점은 중국도 지난 2016년 프로젝트 토르와 비슷한 개념의 특허를 출원했다는 사실이다. 아직 실현되지 않은 개연성이 있는 가까운 미래의 이야기지만 이런 기술들이 현실화되는 순간 그 파장은 엄청난 것이다. 우주 전력을 보유한 미국과 러시아, 중국, 프랑스는 일찍부터 인공위성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인공위성에 대한 공격과 방어, 전략적 자산으로서의 인공위성의 활용이 우주군의 1차적 업무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우주 모빌리티의 시대에는 인공위성을 넘어서는 '신이 던진 막대기'와 같은 새로운 무기 패러다임이 가능해진다.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하는 이유다.

 

글로벌 우주항공 엑셀러레이터 및 투자사인 스타버스트 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들이 올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우주스타트업 렐러티비티 스페이스를 방문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 가운데 파란색 셔츠를 입은 사람이 박종원 스타버스트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 박종원 제공
글로벌 우주항공 엑셀러레이터 및 투자사인 스타버스트 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들이 올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우주스타트업 렐러티비티 스페이스를 방문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 가운데 파란색 셔츠를 입은 사람이 박종원 스타버스트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 박종원 제공

※필자소개

박종원 고려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조지아공대 과학기술정책학 박사과정을 밟았다. 조지워싱턴대 국제과학기술정책센터 및 우주정책연구소 펠로우, 미국 스탠퍼드연구소 (SRI International) 과학기술 및 경제개발센터 실장을 거쳐 미국 워싱턴DC 코리아이노베이션센터(KIC)에서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지원사업을 맡아 일했다.  2017년부터는 양자난수 생성기를 개발한 이와이엘의 글로벌 진출을 돕고 있다. 2019년부터 글로벌 우주항공 엑셀러레이터 및 투자사인 스타버스트 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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