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뉴스페이스&뉴디펜스] 서비스업과 제조업 지형 바꿀 우주 모빌리티

통합검색

[뉴스페이스&뉴디펜스] 서비스업과 제조업 지형 바꿀 우주 모빌리티

2020.04.06 16:00
박종원 스타버스트 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 동아사이언스
박종원 스타버스트 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 동아사이언스

재사용 로켓과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 모빌리티 시대, '뉴스페이스(New Space)'가 올 것이라는 예측이 속속 나오면서 과연 상업적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스타십이 완성되고 일런 머스크가 이야기한 물류비용이 1kg에 13달러까지 떨어지는 시기에 주목한다. 우주궤도에 물건을 실어나르는 비용이 항공 물류 수준까지 떨어지면 본격적인 우주 모빌리티 시대가 열릴 것이다.

 

스타트업(창업 초기 벤처)이 주도하는 미래의 우주산업은 로켓이나 인공위성 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수많은 사례가 있겠지만 그 가운데 민간 우주정거장, 즉 우주호텔 사업모델을 살펴보는 게 좋겠다.  미국 액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는 지난 2016년 투자를 받아 설립된 민간 우주정거장 건설 스타트업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올초 액시엄 스페이스가 개발한 3개의 거주 모듈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연결하는 것을 허가했다. 이 회사는 3월 초 스페이스X와 유인화물선 크루 드래건에 세 명의 민간 우주인을 태워서  ISS에 보내는 계획을 확정했다.  인류 우주개발 사상 처음으로 민간 기업에 의해 추진되는 우주 여행 프로그램이다.  

 

ISS에 8일간 머무는 숙박비는 약 5500만 달러로 책정됐다. 실내 고속 와이파이, 티브이, 창문과 유리벽으로 된 우주 관측 돔 제공이 포함된다. 스페이스X의 일부 재사용 로켓 크루드래건 덕분에 이미 민간 우주 호텔 사업이 가능해진 것이다. 앞으로 완전 재사용 로켓 스타십이 완성되면 그 비용은 더 낮아져 우주 관광 대중화 시대가 충분히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주관광이 가능해지면 수 많은 부가 제품들이 필요해질 것이다. 그만큼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도 더 열릴 것이다. 실제로 기능성 운동복으로 유명한 미국 브랜드 언더아머는 지난 11월 민간 우주관광회사 버진 캘럭틱과 함께 개발한 우주 관광객용 우주복을 선보였다. 비슷한 아이디어가 한국에도 있었다. 우주 관련 기업은 아니지만 한국 스타트업인 제우기술도 장애인 재활을 위해 개발한 특수의류를 장기간 우주에서 생활하면서 근육이 퇴화하는 우주비행사에게 입히는 방안을 제안한 일이 있다.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우주인들은 근육퇴화 방지를 위해 매일 2시간씩 운동을 해야 한다. 우주분야가 아닌 기업들이 내놓은 이런 다양한 아이디어들은 해외에선 응원을 받고 훌륭한 시도라는 평가를 받는다. 우주 모빌리티 시대에 어떤 새로운 비즈니스가 가능할지 상상력을 발휘해 보면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 문제는 실행이다.

미국의 우주기업 액시엄 스페이스(Axiom)는 지구 저궤도에 떠있는 사설 우주정거장에서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회사는 1단계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우주호텔 모델을 연결해 사용하고 ISS가 퇴역한 이후 이를 분리해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액시엄 스페이스 제공
미국의 우주기업 액시엄 스페이스(Axiom)는 지구 저궤도에 떠있는 사설 우주정거장에서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회사는 1단계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우주호텔 모델을 연결해 사용하고 ISS가 퇴역한 이후 이를 분리해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액시엄 스페이스 제공

 

예를 들어 우주에서 1주일 가까이 머무는 민간인이 하루종일 갇힌 공간에서 할 만한 일은 딱히 많지 않다. 처음에야 지구도 내려다보고 무중력 유영도 해보겠지만 8일간 머물다보면 지루해지기 마련이다. 사실상 호텔방에 갇혀 있는 생활이나 다름없다. 여기에서도 사업 아이템이 나올수 있다. 우주호텔의 필수시설중 하나가 운동시설일 텐데 한국이 자랑하는 스크린 골프를 우주호텔에 설치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무중력 상태에서 골프를 치려면 이에 따른 연구도 따라야 하지만 사업가에 따라 달과 화성 거주 시대를 위한 충분한 투자가 될 수도 있다. 
 
한국에서도 시작의 움직임은 있는 것 같다. 음식배달 플랫폼 회사인 배달의 민족은 2027년 배민키친 남극점을 열고 2037년에 우주에서 음식 배송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포스터를 만들었다고 한다. 농담으로 받아 들일 사람들도 있겠지만 책 배달로 시작한 제프 베조스의 블루 오리진이 스페이스X와 함께 우주 개발의 선두주자이다. 실제로 배민은 까다롭기로 이름난 한국 고객의 입맛에 맞추는 음식포장기술을 개발했고 배민상회라는 음식포장용기 및 식재료 판매회사를 설립했다. 이를 확장해 우주인을 위한 우주 음식 포장 및 배달 사업을 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우주호텔이 너무 먼 이야기 같다면 기내식부터 도전하는 것도 방법이다. 버진 갤럭틱이 개발한 우주선은 대기권 바깥을 살짝 나갔다 들어오는데 비용은 25만 달러(약 3억원)를 내야 한다. 비싼 탑승료를 냈으니 기내식도 ISS우주인이 먹는 음식보다 더 고급스럽고 맛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가운데 한국은 곧 열릴 우주시대를 대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필자가 일하는 스타버스트에어로스페이스는 올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전 세계 직원들이 모두 모여 워크숍을 연 일이 있다. 이 자리에선 모든 직원이 함꼐 올해 계획을 세웠다. 한국의 서울을 비롯해 프랑스 파리, 미국 샌프란시스코, 독일 뮌헨, 이스라엘 텔아비브, 싱가포르에서 모인 직원들은 이 기간 동안 로스앤젤레스 지역에 설립된 다양한 우주항공 스타트업을 직접 방문했다. 

 

보잉의 투자를 받아 우주항공용 부품을 3D 프린팅으로 제작하는 모프스리디(Morf3D), 2020년 발사를 목표로 로켓 엔진을 3D프린터로 제작하는 렐러티버티 스페이스(Relativity Space), 하이브리드 방식의 전기 비행기를 개발해 시험비행에 성공하고 하와이에서 실제 운영을 앞두고 있는 암페어(Ampaire) 등은 이 지역 우주항공 스타트업 생태계에 생명을 불어 넣고 있었다. 특히 이 가운데 레러티버티 스페이스가 개발한 거대한 3D 금속 프린터 스타게이트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프린터는 금속 3D 프린터중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고 한다. 

 

우주 산업은 특성상 수많은 부속 산업을 유발한다. 우주 모빌리티가 시대가 오면 건설, 토목, 식품, 의류, 통신 등 땅에서 일어나는 비즈니스 앞에 '우주'라는 말만 덧붙이면 된다. 우주를 경험한 민간인이 늘어나면 그만큼 모든 분야의 파이가 함께 커질 것이다.  

 

한국이 잘 하는 것은 제조업이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유망한 우주 제조 기술들이 태동하고 있다. 이태식 한양대 교수님 팀이 개발한 3D프린팅 기술은 화산 현무암과 폴리머를 재료로 달기지용 건축자재를 만든다. NASA에서 개최한 우주 거주지 건설 경연대회에서 종합 3등을 했다. 달기지 건설에 쓰려고 만들었으나 3D 프린팅 비용이 저렴해 가난한 나라의 빈민 주거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경쟁력이 생긴다. 한국은 우주 제조업에 집중 투자해 우주산업의 미래를 준비해 보는 것은 어떨까?  

글로벌 우주항공 엑셀러레이터 및 투자사인 스타버스트 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들이 올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우주스타트업 렐러티비티 스페이스를 방문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 가운데 파란색 셔츠를 입은 사람이 박종원 스타버스트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 박종원 제공
글로벌 우주항공 엑셀러레이터 및 투자사인 스타버스트 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들이 올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우주스타트업 렐러티비티 스페이스를 방문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 가운데 파란색 셔츠를 입은 사람이 박종원 스타버스트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 박종원 제공

 

※필자소개

박종원 고려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조지아공대 과학기술정책학 박사과정을 밟았다. 조지워싱턴대 국제과학기술정책센터 및 우주정책연구소 펠로우, 미국 스탠퍼드연구소 (SRI International) 과학기술 및 경제개발센터 실장을 거쳐 미국 워싱턴DC 코리아이노베이션센터(KIC)에서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지원사업을 맡아 일했다.  2017년부터는 양자난수 생성기를 개발한 이와이엘 ㈜ 의 글로벌 진출을 돕고 있다. 2019년부터 글로벌 우주항공 엑셀러레이터 및 투자사인 스타버스트 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13 + 9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

    관련 태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