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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N수학]수학 분석으로 설계한 반려견 돌봄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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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N수학]수학 분석으로 설계한 반려견 돌봄 서비스

2020.03.21 06:00

구원회 더식스데이 대표

 

 

반려견에게 필요한 모든 제품을 수의사가 기획해 매달 배송해 준다면 반려견을 키우는 가족은 무척 편할 것이다. ‘반려견 돌봄은 돌로박스 하나로 끝낸다’를 목표로 국내 최초 반려견 구독 서비스 ‘돌로박스’를 출시한 스타트업 더식스데이의 구원회 대표를 만났다. 한국수학올림피아드 중등부 금상 수상, 과학영재학교를 졸업한 수학 영재였던 구 대표는 수학을 바탕으로 데이터 통계학과 수학적 분석 기법을 이용해 반려견 가족에 최적화한 서비스로 애견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Q. ‘반려견 구독 서비스’란 무엇인가.


반려견은 손이 많이 간다. 간식, 배변 패드, 배변 봉투, 장난감 그리고 계절에 따라서 건강에 도움을 주는 용품도 필요하다. 더식스데이는 영양학, 행동학, 임상학을 전공한 수의사들이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반려견에게 필요한 제품을 기획하면 거기에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상품을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반려견 구독 서비스는 이렇게 만든 상품 중 자기가 기르는 반려견에게 필요한 상품을 직접 골라 매달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맞춤형 정기배송 서비스다. 

 

 

Q. 더식스데이를 창업한 계기가 무엇인가.


어렸을 때부터 개를 좋아했는데,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관련 지식을 제대로 알 여유가 없어 문제가 생긴다고 판단했다. 예를 들어 요즘처럼 미세먼지 농도가 나쁘면 대부분은 ‘마스크를 씌워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반려견은 땀이 아닌 코와 혀로 열을 배출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함께 창업한 친구는 반려견이 좋아하는 닭고기를 자주 먹였다가 앓던 신부전증이 악화돼 반려견을 떠나보내야 했다.


전문 지식을 갖춘 수의사와 함께 반려견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부작용 없는 음식으로 만들어 시기에 맞춰 제공하면 이런 문제를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해 회사를 차렸다. 반려견을 키우면서 맞닥뜨리는 문제를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는 없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고 싶다.

 

Q. 창업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미국 브라운대 응용수학과를 2012년 졸업한 뒤 미국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 앤드 컴퍼니’에서 소비재 산업 컨설팅을 주로 했다. 맥킨지 재직 시절 대학원으로 비즈니스스쿨 진학을 고려했지만 기업에서 좀 더 경력을 쌓고 싶다는 생각에 귀국해 쿠팡을 거쳐 스포츠용품 기업인 휠라코리아에 입사했다. 


휠라코리아에서는 ‘전략실’에서 젊은층의 인지도를 높이는 일을 했다. 옷, 신발 등 매일 마주하는 제품은 어떻게 설계하고 제작하며, 고객에게 어떻게 전달하는지 보고 개선할 점을 고민하는 게 재미있었다. 그러다 보니 보다 더 재밌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업을 시작했다.


Q. 응용수학을 전공한 이유가 무엇인가.


중학교 때부터 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하면서 계속 수학을 공부했다. 한국과학영재학교에 입학해서도 수학을 중점적으로 공부했고, 곽시종 KAIST 수리과학과 교수님과 ‘타원곡선’를 연구해 삼성 휴먼테크 논문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고등학생 때부터 수학은 과학을 비롯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의 근거가 되는 아름다운 학문이라고 생각해 수학자를 꿈꿨다. 순수수학보다 당장 오늘을 살아가는 데 직접 수학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공부하고 싶어 응용수학을 선택했다.


타원곡선을 공부할 때 봤던 책의 저자가 미국 브라운대학교의 응용수학과 교수였다. 어린 마음에 ‘이렇게 뛰어난 책을 쓴 교수님께 수학을 배우고 함께 연구하고 싶다’고 생각해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급하게 유학을 준비했다. 

 

 

Q. 주로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었나.


브라운대는 미국에서 가장 먼저 응용수학과를 만든 학교다. 이곳 응용수학과에서 가르치는 내용은 크게 파도의 움직임이나 교통의 흐름 등을 미분방정식과 급수 같은 수학 이론을 이용해 분석하고 예측하는 분야와 통계학이다. 통계학을 배우는 게 실생활에서 겪는 일을 설명할 때 더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 통계학 수업을 많이 들었다. 가설을 세우고 테스트하는 것보다 그 저변에 있는 기초 이론을 중심으로 공부했다.

 

Q. 진로를 바꾼 이유가 뭔가.


대학 때 이공계가 아닌 여러 학생들과 어울리면서 수학을 공부하는 것 외에도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진로에 대한 생각도 점점 대학원 진학이 아닌 취직으로 바뀌었다. 


우선 ‘내가 뭘 좋아하는지 찾아야겠다’고 생각해 여러 가지를 시도하던 중 미국의 거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와 컨설팅 회사인 BCG 등에서 인턴 사원으로 일하게 됐다. 컨설팅이 재밌고 실생활과 가까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맥킨지 앤드 컴퍼니에 정식으로 입사했다. 


부모님은 어릴 때부터 뭔가를 강요하기보다 제 선택을 신뢰하고 지지해주셨다. 지금 하는 일도 전폭적으로 응원해준다. 

 

 

Q. 수학 전공자가 갖는 장점은.


내용을 익히고 이론을 풀어내는 것보다 ‘사고하는 방식’이 결정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수학의 큰 틀은 공리를 논리로 연결해 명제를 만들고, 명제를 연결해 정리를 만드는 거다. 결국 수학은 명제와 정리를 증명하는 학문이고, 증명한다는 건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분야다.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도 비슷하다. 가능한 많은 데이터를 수집해 그것들을 논리적으로 연결해 정리하면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또 수많은 숫자 데이터를 보고 이 수들이 무엇을 얘기하는지 현실과 연결해 읽어내는 능력도 업무에 큰 도움이 된다.

 

Q. 마지막으로 조언 한마디 한다면.


저처럼 수학을 좋아하고 공부하는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인성이 정말 중요하다’는 거다. 또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속담처럼 살다 보면 ‘나보다 월등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는 거다. 고등학교 성적이 우수한 친구들이 모인 대학교에 가면 그중에서 뛰어난 친구가 있을 테니까. 그때가 왔을 때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못 할 수도 있구나’라는 사실을 인정할 때가 진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종종 겸허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좌절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고가 아니어도 삶에 큰 지장이 없고, 할 수 있는 일이 수두룩하다. 오히려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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