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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연 다른 111개 시설 전면 조사…원전에만 있는 원안위 지역사무소도 설치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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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연 다른 111개 시설 전면 조사…원전에만 있는 원안위 지역사무소도 설치 검토

2020.03.20 15:19
20일 원안위의 원자력연 사고 조사 결과 발표 직후, 박원석 원자력연 원장이 직접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원자력연 제공.
20일 원안위의 원자력연 사고 조사 결과 발표 직후, 박원석 원자력연 원장이 직접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원자력연 제공.

지난해 9월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일어난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가 해당 시설이 설계대로 건설되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드러나면서 원자력연 시설에 대한 전면조사가 불가피해졌다. 정부는 원자력발전소 본부별로 두고 있는 지역사무소를 원자력연에도 설치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에 들어갔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달 20일 원자력연에서 발생한 극저준위 액체 방사성폐기물 누출 사고의 원인으로 사고가 발생한 자연증발시설 배수시설이 승인받은 설계대로 지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자연증발시설은 극저준위 액체 방사성폐기물을 저장하고 태양열 등을 이용해 증발시키는 시설로 지난 1990년 8월 건설돼 30년간 운영됐다. 원안위 조사에 따르면 원자력연 실무자들도 그동안 시설이 설계와 다르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시설을 운영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극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지속적으로 외부로 누출된 셈이다. 

 

원자력연 내부 자연증발시설을 설계 원안대로 짓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번에 뒤늦게 드러나면서 비슷한 시기에 건설된 다른 원자력 이용 시설도 승인받은 설계대로 구축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원자력연의 원자력 이용 시설 관리감독과 운영체계가 비판의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원자력연 내부 누구도 자연증발시설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원자력연은 지난 1월 지난해 4분기 정기 조사를 통해 자연증발시설 인근에서 특이적으로 방사성핵종 수치값이 높게 나왔다는 사실을 원안위에 보고하면서도 원인을 알아내지 못했다. 원안위는 20일 “조사 결과 원자력연 자연증발시설 운전자들이 설계에 없는 바닥배수탱크가 별도로 설치된 상황을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12월 원자력연 정기검사 때 외부 배수로 인근에서 세슘이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원자력연은 올 1월 원자력 안전규제 기관인 원안위에 이런 사실과 함께 자체 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원안위는 조사팀을 급파해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9월 26일 자연증발시설 운영자가 필터 교체를 한 뒤 밸브를 점검하지 않고 시설을 가동해 오염수가 바닥으로 넘치면서 외부로 방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원자력연은 이같은 사고가 일어났음에도 지난 1월 원자력연의 원안위 보고 때 원인을 특정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원안위 조사결과를 보면 자연증발시설 운영자는 1명으로 교대근무조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존 시설운영자는 1991년부터 2017년까지 근무 후 퇴직했고 2017~2018년에는 경력직원, 2019년부터 신규직원(경력 1년)이 근무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비록 극저준위 방폐물이긴 하지만 교대근무조가 없고 경력이 적은 신입직원이 관리했다는 점에서 '관리 소홀'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원안위는 이번 사고로 문제가 된 자연증발시설 등 핵연료주기시설에 대한 정기검사 횟수를 두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원자력연 내 111개 원자력 및 방사선 이용시설의 인허가 사항 및 시공도면과 현재 시설 상태간 차이가 없는지 전면조사도 실시한다. 

 

원안위는 또 현장 상시 점검을 위한 전담조직 설치도 검토하기로 했다. 원자력발전소 본부별로 둔 원안위 지역사무소를 원자력연에도 두겠다는 방침이다. 김기환 원안위 원자력안전과장은 “원전의 경우 2012~2013년 품질 서류 위조 등 일련의 사건들이 발생한 뒤 설계와 현장의 일치 여부 등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며 관리를 하고 있다”며 “그러나 원자력연구원 같은 경우 원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고 직원들이 전문가들이다 보니 소홀히 했던 측면이 있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원자력연에도 지역사무소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원석 원자력연 원장은 이날 원안위의 사고 조사 결과 발표 직후 “원안위의 조사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머리를 숙여 직접 사과했다. 원자력연 관계자는 “원안위의 조사 결과 전부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비록 확인된 방사선량이 인체와 환경에 영향이 없는 극미량이긴 하나 시민들에게는 어떤 위로도 되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력연은 또 “원안위가 근본 원인으로 지목한 전사적 관리체계, 설계기반 형상관리, 운영체계, 안전의식을 포함한 상세한 재발방지 대책을 조속히 수립해 보고할 예정”이라며 “이후 원안위의 모든 추가 조사와 안전규제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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