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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의학뉴스' 선호 뚜렷해져" 국내 연구팀 SNS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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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의학뉴스' 선호 뚜렷해져" 국내 연구팀 SNS분석

2020.03.20 19:41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텅 빈 대구 동성로 모습이다. 연합뉴스 제공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텅 빈 대구 동성로 모습이다. 연합뉴스 제공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달 29일 국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 환자가 813명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달 17일 신천지 대구교회에 다니는 31번 환자가 발생한 이후 대구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환자가 급증하던 때이다. 신규 환자 수는 26일 284명, 27일 505명, 28일 571명을 기록한 뒤 이날 정점을 찍었다. 이튿날인 이달 1일  환자 수는 586명으로 다시 하락했다.


네트워크 분석 전문가인 박한우 영남대 사이버감성연구소 교수는 국내 코로나19 환자가 정점을 찍은 날을 전후로 소셜미디어 속에서 뉴스가 유통되는 방식에 주목했다. 대표적인 소셜미디어인 트위터를 살펴본 결과, 당시 전국민의 관심을 사로잡은 코로나19 사태는 크게 네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들끓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코로나바이러스’와 ‘코로나19’, ‘신천지’ 그리고 ‘대구’였다.


박 교수는 지난달 29일 이들 키워드를 포함한 일주일간의 대화(트윗)와 트윗을 주고 받는 사람들 사이의 네트워크 관계를 수집해 분석했다. 데이터 수집 과정에는 미국소셜미디어재단이 지원한 노드엑셀(NodeXL) 소프트웨어가 활용됐다. 이 과정에서 4만 3832명의 대화 7만 8233개가 수집됐다. 네트워크 구조와 특성을 분석한 결과, 주요한 대화 주제어를 언급하는 사용자들은 각기 전혀 다른 소통 양식을 가진 네트워크 그룹으로 나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정보 전파 빠른 소통 네트워크는 따로 있다


네트워크 구조에서 많은 데이터가 서로 연결되는 중심부를 ‘노드’라고 부른다. 일종의 허브로 노드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그 주제로 활발한 대화가 이뤄졌다는 뜻이다. ‘코로나바이러스’ 키워드의 노드는 1만 2803개로 가장 많았다.  '코로나19'가 그 뒤를 따랐다. '신천지'와 '대구'는 9000여 개로 비교적 적게 나타났다. 그런데 한꺼풀 벗겨보면 다른 특성이 나타난다. 노드 중 중복된 대화를 제외한 노드를 분석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이런 특성을 반영한 수치인 '유니크 에지'를 보니 노드와 정반대로 '코로나바이러스'를 언급한 키워드가 가장 적었다. 이 수치는 '코로나19'와 '대구'를 언급한 트윗에서 높았다.

 

연구팀은 이것을 사람들이 ‘코로나바이러스’를 언급한 사람들은 트윗을 통해 여러 번 활발히 의견 교환을 한 결과로 해석했다. 즉 코로나바이러스를 이야기하는 ‘빅마우스’가 존재하고, 이들을 중심으로 주변에 많은 사람이 길게 이야기를 이어가며 정보가 전파된다는 뜻이다.

 

반면 코로나19와 대구는 대화가 이어지지 않은 일회성 대화를 많이 형성했다고 해석했다. '뚝뚝 끊기는' 대화를 한 셈이다. 

 

박한우 영남대 교수팀이 2월 29일 수집한 트위터 속 트윗 7만 여 개의 네트워크를 분석한 그림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코로나19′ ′신천지′ ′대구′의 네 개 키워드를 이용해 수집한 트윗을 분석했으며, 이들이 각각의 의미를 통해 연결된 복잡한 네트워크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에서 왼쪽 위는 마스크 절도 등 윤리 이슈를, 왼쪽 아래는 신천지 관련 이슈를, 중간 위는 의료 보건 이슈를, 중간 아래는 사각지대의 어려움과 경제적 어려움을 언급한 내용이다. 박한우 교수 제공
박한우 영남대 교수팀이 2월 29일 수집한 트위터 속 트윗 7만 여 개의 네트워크를 분석한 그림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코로나19' '신천지' '대구'의 네 개 키워드를 이용해 수집한 트윗을 분석했으며, 이들이 각각의 의미를 통해 연결된 복잡한 네트워크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에서 왼쪽 위는 마스크 절도 등 윤리 이슈를, 왼쪽 아래는 신천지 관련 이슈를, 중간 위는 의료 보건 이슈를, 중간 아래는 사각지대의 어려움과 경제적 어려움을 언급한 내용이다. 박한우 교수 제공

‘신천지’도 매우 특이했다. 신천지에는 아무도 트윗에 답을 하지 않고 한 사람이 홀로 긴 트윗을 이어 언급하는 경우를 나타내는 수치(셀프 루프)가 높았다. 전체의 신천지 트윗 중 13.55%가 이런 경향을 보였다. 혼잣말이 많다는 뜻이다. 다른 사용자와 연결이 없는 소통이 약한 사용자의 비율(아이솔레이트)도 5%로 가장 높았다. 대화를 한 경우에도 일부가 끼리끼리 모여서 대화를 한 경우로 분석됐다. 


정보 확산 속도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언급한 사용자 사이에서 가장 빨랐다. 네트워크에서 가장 먼 두 사용자를 연결하는지를 나타내는 수치가 가장 작았다. 사용자가 훨씬 더 자주 소통하기에 정보 확산이 빨랐다는 것이다. 반대로 코로나19는 네트워크 상에서 가장 먼 두 사용자 사이의 거리가 가장 멀었다. 정보가 가장 늦게 전파됐다는 뜻이다. 박 교수는 "대중적으로 이미 널리 알려진 '코로나바이러스'에 비해 비교적 새롭게 정부가 쓰면서 알려진 '코로나19'가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의 키워드를 이야기한 사람이 다른 키워드를 언급한 사람과 얼마나 연결되는지를 살펴본 결과, ‘코로나바이러스’를 언급한 트위터 사용자들은 다른 그룹과 잘 연결되는 특성을 보였다(위 그림). 하지만 신천지와 대구를 언급한 사람들은 이런 특성이 낮아 자신들끼리 주로 대화하며 네트워크를 떠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아래 사진).

 

이렇게 네 개의 키워드를 언급한 사람들의 네트워크는 다른 특성을 보였다. 급속한 감염병 확산처럼 긴급한 상황에서 정보가 어떤 키워드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는지 알면 위험 커뮤니케이션에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만약 정부 보건당국이나 전문가가 감염병 위험 정보를 실시간 전파하길 원할 때라면, 해시태그나 키워드로 '코로나바이러스'를 언급하는 게 다른 키워드보다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박 교수팀이 ′신천지′를 키워드로 트윗의 네트워크를 분석한 결과다. ′코로나바이러스′를 언급한 경우와 확연히 다른 네트워크를 보인다. 이렇게 네트워크와 네트워크를 이루는 구성원 간의 거리 등 특성이 확연히 다름에도, 의료 뉴스를 가장 선호하는 성향은 비슷한 것으로 분석됐다. 박 교수는 감염병 유행과 같은 위험 및 보건 커뮤니케이션에서 의료 뉴스 생산과 유통이 중요하며 따라서 이 분야의 팩트체크가 위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한우 교수 제공
박 교수팀이 '신천지'를 키워드로 트윗의 네트워크를 분석한 결과다. '코로나바이러스'를 언급한 경우와 확연히 다른 네트워크를 보인다. 이렇게 네트워크와 네트워크를 이루는 구성원 간의 거리 등 특성이 확연히 다름에도, 의료 뉴스를 가장 선호하는 성향은 비슷한 것으로 분석됐다. 박 교수는 감염병 유행과 같은 위험 및 보건 커뮤니케이션에서 의료 뉴스 생산과 유통이 중요하며 따라서 이 분야의 팩트체크가 위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한우 교수 제공

●다양한 주제, 소통 특성 갖는 네트워크...하지만 모두 '의료' 뉴스에 가장 관심

 
하지만 박 교수는 “진짜 확인하고 싶었던 내용은 따로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네 개의 대표적 네트워크를 일종의 ‘인간 관계의 축소판’인 다양한 소통 네트워크로 보고, 이들 사이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어떤 뉴스가 인용되고 유통되는지를 조사했다. 네 개의 네트워크 별로 각기 가장 많이 이용되는 뉴스를 조사했다. 통신사 뉴스, 신문사 뉴스, 방송 뉴스 등 다양한 뉴스가 각기 선정됐다.

 

연구팀은 각 네트워크의 트윗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뉴스를 상위 10개씩 선정한 뒤, 이들을 ‘의료’와 ‘충돌’, ‘이해관계’, ‘책임’, ‘윤리’, ‘엔터테인먼트’ 등 6개 프레임으로 나눴다. 그리고 네 개의 트위터 네트워크 별로 어떤 프레임의 뉴스가 많이 인용되는지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감염 위험, 치명률 데이터 등 의료 정보를 포함한 의료 프레임의 기사가 17.5%로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의료 프레임 기사와 기타 프레임 기사의 인기도를 측정한 결과 의료 프레임의 기사가 인기 최상위에 위치해 다른 프레임에 비해 훨씬 높은 인기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 교수는 “트위터 분석을 통해 연구에 활용한 네 개의 전혀 다른 속성과 키워드를 바탕으로 한 네트워크에서 공통적으로 의료 프레임 기사에 대한 높은 인용도와 선호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감염병 유행 시기에 정확한 정보가 유통되려면 무엇보다 의료와 과학에 기반한 정확한 정보 전달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연구 결과”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하지만 현실에서는 의학 분야 기사가 가장 팩트체크가 약하다”며 “독자가 이렇게 팩트체크가 되지 않은 기사를 다른 기사보다 많이 공유하면서 사실성이 가장 중요한 위험 및 보건 분야 커뮤니케이션이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사를 생산할 때는 물론, 기사 대부분이 포털을 통해 공급되는 만큼 포털을 통한 유통 단계에서라도 의료 및 과학적 엄밀함에 바탕을 둔 팩트체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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