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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로 읽는 과학] 킹펭귄 90만 마리는 어디로 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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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로 읽는 과학] 킹펭귄 90만 마리는 어디로 사라졌나

2020.03.22 14:00
사이언스 제공
사이언스 제공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20일 홀로 떠다니는 해빙 조각의 모습을 표지에 실었다. 과거 남극 대륙을 구성하고 있었을 해빙은 이제 기후변화로 인해 떨어져 나가 녹아 없어질 때를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 사이언스는 기후변화로 인한 남극 대륙의 급격한 변화를 조망한 세 개의 리뷰 논문과 함께 남극이 점차 따뜻해지는 가운데 갑작스레 90만 마리가 사라진 킹펭귄의 비밀을 찾아 나서는 연구자들의 분석 결과를 전했다.

 

킹펭귄은 키가 90cm 정도로 황제펭귄 다음으로 큰 펭귄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남극대륙 중간 화산섬인 코숑섬에 주로 살고 있다. 수십 년 전만 해도 킹펭귄 약 100만 마리가 이 섬에 살고 있었으나 2017년 위성 사진 분석 등으로 10만 마리만 남아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충격을 줬다. 기후변화로 인해 남극은 위협받고 있으나 펭귄의 개체 수는 밀렵이 사라지면서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였기 때문이다. 앙리 위메스키슈 프랑스 국립과학원(CNRS) 연구원 연구팀은 킹펭귄이 갑자기 사라진 비밀을 밝히기 위해 지난해 11월 코숑섬을 향했다.

 

연구팀은 킹펭귄이 사라진 이유를 밝히기 위해 허락된 5일의 시간 동안 부지런히 움직였다. 우선 펭귄 10마리에게 위치 추적 장치를 달았다. 펭귄이 어딘가로 이주했는지나 이상한 움직임을 보이는지를 관찰하기 위해서다. 펭귄의 고양이와 생쥐를 찾기 위해 펭귄 서식처 주변에 카메라와 야간투시장비를 설치했다. 펭귄이 감염병에 노출됐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혈액과 뼈, 깃털 등도 모았다.

 

육식 동물은 역할을 하지 않았다. 펭귄을 검사했을 때 고양이나 쥐에 물린 흔적은 어디서도 나타나지 않았다. 카메라에도 공격의 흔적이 없었다. 질병 또한 후보가 아니었다. 연구팀은 혈액 분석을 기다리고 있지만 병든 펭귄이나 시체를 많이 발견하지 못해 병이 돈 것은 아닐 것으로 추정했다. 펭귄의 이주 흔적도 없었다. 코숑섬 근처의 작은 섬에는 1만 7000쌍의 킹펭귄이 살고 있는데 90만 마리가 사라진 이유를 설명하기엔 부족했다.

 

연구팀은 유력한 후보로 바다 수온의 변화로 인해 펭귄이 더욱 멀리 헤엄쳐야 하는 것과 연관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가 해수를 따뜻하게 하면서 킹펭귄이 먹이를 찾아 더욱 남쪽으로 헤엄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킹펭귄은 위도 60도 극전선에서 사는 생선을 주로 먹는데 기후변화로 인해 이들 생선 서식지가 남쪽으로 옮겨갔다는 것이다. 부모가 먹이를 찾는 데 오랜 기간이 걸리면 새끼가 포식자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질 뿐 아니라 심할 경우 굶어죽기도 한다. 부모 펭귄 또한 오랜 수영으로 스트레스가 커진다.

 

위치 추적장치는 이제 시작단계지만 놀라운 현상이 발견됐다. 킹펭귄이 예상과 달리 오히려 북쪽으로 사냥을 나서는 것이다. 연구팀은 킹펭귄이 극전선이 아닌 위도 50도 근방의 아남극 전선에서 다른 먹이를 찾아 사냥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위메스키슈 연구원은 “이 데이터는 펭귄이 더 먼 곳으로 헤엄쳐 간다는 걸 뜻한다”며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한 걱정스러운 예측이 정확하다는 것을 암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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