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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4명 중 1명, '코로나19 음모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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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4명 중 1명, '코로나19 음모론' 믿는다

2020.03.23 16:08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미국 워싱턴 주 커클랜드의 요양시설 ‘라이프 케어 센터’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미국 워싱턴 주 커클랜드의 요양시설 ‘라이프 케어 센터’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누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고의로 만들어 퍼트렸다는 음모론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실제로 설문조사 결과 미국인 4명 중 1명은 바이러스가 중국이 인위적으로 만들었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런 심리는 위기를 통제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다며 음모론은 실제 피해를 주므로 예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기술매체 ‘더버지’는 코로나19와 관련한 음모론이 확산하는 상황과 관련해 존 쿡 미국 조지메이슨대 기후변화커뮤니케이션센터 교수의 인터뷰를 이달 22일 실었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음모론 대응 전문가인 쿡 교수는 스테판 레반도프스키 영국 브리스톨대 심리과학부 교수와 함께 음모론이 잘 퍼지는 이유와 음모론을 식별하는 방법, 대응 전략 등을 담은 ‘음모론 핸드북’을 이달 20일 펴냈다.

 

코로나19를 둘러싼 음모론은 최근 정치인과 정부 당국자 등이 검증 없이 대중에 전달하며 더욱 확산하는 모양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톰 코튼 상원의원을 비롯한 일부 정치인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고의로 만든 것이란 음모론을 제기했다. 중국 또한 최근 외교부 대변인 등 정부 당국자들이 연일 미국 독감에서 코로나19가 전파됐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어 외교 분쟁으로 번지기도 했다.

 

이러한 음모론을 실제로 믿는 이들의 수는 생각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는 설문조사결과 미국인 넷 중 하나는 음모론을 믿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미국인 8914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미국인 중 23%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의도를 갖고 만들었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인 중 6%는 실험실에서 우연히 만들어졌다고 믿었다. 미국인 중 1%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아예 없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쿡 교수는 많은 이들이 음모론을 믿는 이유로 무력감과 위기를 통제하고 싶은 심리를 들었다. 사람들은 감염병 유행과 같은 통제불능한 상황에 놓일 때 음모론을 믿음으로써 상황을 통제하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쿡 교수는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만들어졌다고 믿는 이유는 그것이 설명이기 때문”이라며 “과학은 바이러스가 자연에서 우연히 유래했다고 설명하지만 사람들은 우연 대신 인과적 설명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어 "음모론은 의미를 제공한다"며 "사람들은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세상에 일어나는 일을 이해하곤 한다"고 말했다.

 

음모론이 단순한 믿음으로 남으면 상관없다. 문제는 음모론이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는 것이다. 쿡 교수는 “음모론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정부와 의료기관에 대한 신뢰를 갉아먹는다”며 “결국 기관의 조언을 따르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의 예방 지침을 지키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병을 퍼트리게 될수도 있다. 쿡 교수는 “음모론을 믿는 사람은 자신을 위험에 빠트릴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 또한 위험에 빠트리는 방식으로 행동하기 시작한다”며 “결국 사회에 큰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쿡 교수는 음모론을 부인하는 것보다 음모론을 모르는 이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음모론이 퍼지는 걸 막는 ‘백신 접종’이 유용하다고 조언했다. 쿡 교수가 말하는 접종은 음모론을 알려준 다음 음모론이 사실이 아닌 이유를 설명하고 실제 사실이 무엇인지를 설명해 사람들이 음모론을 거부하게 하는 방식이다. 마치 약해진 병원체를 넣어 병이 퍼지는 것을 막는 의학에서의 접종과 비슷한 방식이다.

 

쿡 교수는 “음모론이 퍼지지 않도록 접종하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만들어졌다는 음모론이 있으나 과학자들은 자연에서 그 기원을 갖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고 설명해 주라는 것”이라며 “예방이 치료보다 효과적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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