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터에 필름처럼 코팅해 세균을 막을 수 있는 은나노 항균 소재가 개발됐다.
재료연구소는 김지현, 김창수, 이승훈 표면기술연구본부 선임연구원팀이 은나노 소재를 섬유처럼 길게 가공한 ‘은나노와이어’ 소재를 쉽고 빠르게 가공해 항균 필터용 필름으로 가공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은나노와이어는 전기를 잘 통하고 투명하며 잘 휘어서 휘어지는 소재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나 터치패널의 투명전극의 재료로 연구돼 왔다.
연구팀은 이 소재의 물성을 변화시켜 항균 능력을 높이는 방법을 찾았다. 먼저 은나노와이어를 유리 위에 필름처럼 입힌 뒤 전자 뭉치를 빠르게 발사해 부딪치는 방법(전자빔 조사)으로 매끈하던 은나노와이어 표면을 울퉁불퉁하게 변화시켰다. 이 과정에서 은나노와이어는 표면적이 넓어지고 화학 조성이 바뀌었다. 그 결과 항균 작용을 하는 은 이온 방출 효율이 높아졌다.
연구팀이 대장균을 이용해 항균 효율을 시험한 결과, 전자빔을 처리하기 전의 은나노와이어는 30분 동안 82.9%의 균을 제거했지만, 전자빔을 쪼인 뒤에는 96.1%의 균을 제거해 효율이 높아졌다. 한 시간 접촉시킨 뒤에는 균의 99.9%까지 제거가 가능했다.
연구팀은 전자빔의 에너지와 굵기, 밀도 등을 변화시키면 다양한 나노 및 바이오 분야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김창수 선임연구원은 “기존보다 간단하고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나노소재의 항균 능력을 극대화했다”며 “세균이나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선임연구원은 “항균소재와 저온 플라스마 기술을 실내공조에 적용시켜 부유균 살균과 바이러스 비활성화가 가능한 공조부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2023년까지 기초 실증을 완료해 공공시설에 보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실내공조용 병원체 제거소재가 병원, 공항, 지하철 등과 같은 공공시설에 적용될 경우 결핵 등의 2차 감염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연구 결과는 생체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ACS) 응용생체재료’ 8일자 온라인판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