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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코로나 하루 진단건수 10일만에 1만→10만건…'트럼프 자랑할 만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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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코로나 하루 진단건수 10일만에 1만→10만건…'트럼프 자랑할 만하네'

2020.03.27 15:07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허가한 코로나19 검사용 키트의 모습이다. 선별진료소에서 채취한 가검물을 시설을 갖춘 실험실에서 분석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6시간의 시간이 걸리지만 정확도가 현재로서는 가장 높은 검사 기술이다. 사용하는 유전자만 일부 다를 뿐 전세계가 비슷한 방식을 사용한다. CDC 제공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허가한 코로나19 검사용 키트의 모습이다. 선별진료소에서 채취한 가검물을 시설을 갖춘 실험실에서 분석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6시간의 시간이 걸리지만 정확도가 현재로서는 가장 높은 검사 기술이다. 사용하는 유전자만 일부 다를 뿐 전세계가 비슷한 방식을 사용한다. CDC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2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미국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 훨씬 많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검사를 한 것으로 보고됐다”며 미국의 진단 속도를 높이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8일 동안 미국이 실시한 검사량은 성공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한국이 8주 동안 진행한 양보다 많다”며 자랑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이보다 앞서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진단키트를 포함해 한국의 의료장비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긴급제안으로 코로나19 사태에 관한 한미 정상 간 통화가 이뤄졌고, 이 자리에서 요청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외적으로 미국산 진단키트를 자랑했다는 것과는 달리, 뒤로는 한국에 진단키트를 요청했다는 모양새로 비춰졌다. 미국과 한국의 진단키트 간 차이가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쏠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코로나테스트 트래킹 사이트에 따르면 미국은 27일 현재 54만건의 검사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17일부터 25일까지 8일간 테스트한 수는 36만5483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1일 이후 현재까지 3달간 국내에서 진행된 전체 누적 검사수 37만6961건에 1만건 못미치는 숫자지만 8일간이라는 검사 시간을 고려했을 때 분명히 빠른 수치다. 

 

미국과 한국의 진단키트의 방식은 동일한 방식을 쓰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특정하는 유전자를 이용한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RT-PCR)’ 방식을 사용한다. RT-PCR은 환자의 타액이나 코, 목구멍 등에서 검체를 채취한 후 속에 담긴 바이러스 DNA를 수차례 복제하는 방식이다. 바이러스를 특정할 유전자가 대규모로 늘려 실제로 유전자가 늘어난다면 환자가 감염된 것으로 판정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에는 '프라이머·프로브' 세트가 쓰인다. 프라이머는 특정 유전자를 합성하는 위치를 일러주는 짧은 유전자 서열이다. 프로브는 특정 유전자 증폭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빛을 내는 유전자 서열이다. 여기서 어떤 유전자를 선택하냐에 따라 진단키트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주로 쓰이는 유전자에는 '뉴클레오캡시드'(N)와 RdRp를 비롯해 ‘E’와 ‘Orf1’도 있다. 

 

국내에서는 코젠바이오텍과 씨젠, 솔젠트, 에스디바이오센서, 바이오세움 5곳이 유전자 진단 방식인 RT-PCR을 활용하는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긴급사용 승인을 받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5곳이 각자 진단키트를 생산하는 만큼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특정할 수 있는 유전자도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업체의 판단에 따라 어떤 유전자가 가장 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특정할 수 있는 지 차이가 있다. 


미국은 이달 4일 '뉴클레오캡시드'(N) 유전자의 특정 부위인 N1, N2, N3를 이용한 진단키트의 사용을 허가했다. 미국 CDC는 코로나19가 중국을 중심으로 확산한 올해 1월부터 진단키트를 개발했다. CDC는 같은 달 5일 진단키트를 미국 각 주 보건당국과 세계 36개국 연구소로 보냈다. 하지만 이 진단 키트는 부정확한 결과나 나오는 결함이 발견되면서 전량 폐기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와 관련해 코로나19 진단검사 키트에 대한 긴급 사용을 서둘러 승인했다. 1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약업체 로슈, 미국 의료기기업체 서모피셔사이언티픽의 진단키트를 승인했다. 이어 18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제약업체 애보트연구소의 진단키트를 허용했다. 그제서야 CDC는 새 진단키트를 50개 주에 보낼 수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빠른 검사 속도를 자랑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 가운데 미국 의료기기 업체인 세페이드가 개발한 진단키트의 공이 컸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달 23일(현지시간) 세페이드가 개발한 진단키트도 긴급사용 승인을 내줬다. 세페이드가 개발한 '진엑스퍼트'라는 장비를 사용할 경우 45분 안에 감염 여부를 판정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서페이드는 미국 전역에 2만3000여개의 진엑스퍼트 장비가 있다고 밝혔다.


세페이드가 개발한 진단 키트 외에도 2시간 안에 검사 결과를 알 수 있는 진단키트도 미국에서 사용 중이다. 유전자 추출과 검사를 동시에 시행해 1~2시간 정도 검체를 채취하고, 2시간 안에 결과를 낼 수 있는 방식이다. 한국 진단키트가 6시간이 걸리는 데 반해 미국이 긴급 사용을 허가한 진단 키트들은 검사 소요시간이 적어 짧은 시간에 더 많은 검사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에 비해 미국에는 무수한 제약회사들이 있다. 이런 점도 트럼프 대통령이 진단키트 검사량을 자랑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보인다. 실제로 18일 이전에는 하루 2만건 조사에 머물던 미국내 하루 진단건수는 거의 이틀 간격으로 3만에서 5만, 7만, 10만으로 뛰어올랐다.

 

국내 보건당국은 미국보다는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국내에서 개발된 긴급 진단키트들도 코로나19 검사 시간을 더 줄일 수는 있지만 아직 정확성 측면에서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25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국내에서도 신속 진단 키트가 개발돼 제안된 제품들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정확성에 대한 검토를 거쳐 식약처(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과정과 저희의 긴급사용승인 심사를 해서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진단키트 지원 요청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전날 코로나19 진단키트업체 씨젠을 방문해 “어제 미국 트럼프 대통령도 진단키트 등 방역물품을 긴급하게 지원해달라는 요청이 왔다”며 “국내 여유분이 있으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요청받은 의료장비는 코로나19 진단시약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5개 진단시약이 긴급사용승인을 받았고, 현재 국내에서 2만 건 정도의 검사가 매일 진행되고 있다”며 "국내 방역과 환자관리에 지장이 없는 생산량은 수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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