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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코로나19 완치자 혈장 저렴한 게 장점"…국내에서도 '혈장'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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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코로나19 완치자 혈장 저렴한 게 장점"…국내에서도 '혈장' 이용한다

2020.03.31 16:24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31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회복기 환자에게 추출한 혈장을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에 적용할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 캡쳐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31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회복기 환자에게 추출한 혈장을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에 적용할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 캡쳐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 완치 환자의 혈장을 중증환자의 최종 치료 수단으로 투입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혈장은 우리몸의 혈액을 이루는 성분 중 하나로 지난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에도 환자 혈장을 채취해 치료해 사용한 사례가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31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환자의 치료를 위해 과학적으로 검증되고 효과가 입증된 치료 방법이 아직 부족한 상황에서 완치자의 회복기 혈장을 중증 코로나 환자의 치료용으로 활용하기 위한 관련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방법은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회복된 환자의 혈액 중 액체 성분에 포함된 항체를 치료제 대신 투여하는 치료법이다. 우리 몸의 피는 적혈구(42%)와 백혈구(1%), 혈장(57%)으로 구성되며, 다시 혈장은 90%의 물과 7∼8%의 단백질, 2%의 기타 성분으로 이뤄진다.  감염 뒤 약 일주일 뒤부터 환자의 몸에는 병원체에 대항하기 위해 바이러스 단백질 일부를 인지하는 면역 단백질인 이뮤노글로불린M(IgM)과 이뮤노글로불린G(IgG) 항체가 형성된다. 이들을 중증 환자에게 투여해 치료 효과를 노리는 방식이다.


권 부본부장은 “한국은 2015년 중증 메르스 환자 치료를 위해서 당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회복기 환자의 혈장을 사용한 적이 있다”며 “최근 일부 보고지만 중국에서도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 완치자 혈장을 투여해 치료 효과가 있다는 일부 보고도 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관련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선청광 중국 난팡과기대 선전제3인민병원 교수팀은 코로나19 환자 가운데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을 앓고 있던 환자에게 회복기 환자로부터 추출한 혈장을 투여한 뒤 예후를 관찰한 결과 5명 모두에게 발열 감소와 바이러스 수 감소 등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의학학술지 ‘미국의사협회지(JAMA) 28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중국 선전제3인민병원에서 1월 20일~3월 25일 사이에 치료를 받은 성인 코로나19 환자 다섯 명에게 회복기 환자 혈장을 투여했다.


그 결과 투여 뒤 5명 가운데 4명의 체온은 3일 뒤 떨어졌다. 투여 12일 뒤 바이러스 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전환됐고 급성호흡곤란증후군도 사라졌다. 인공호흡기를 착용했던 4명 중 3명은 2주 뒤 호흡기를 제거했다. 3명은 투여 뒤 51~55일 뒤 퇴원했다. 나머지 두 명은 아직 입원 중이지만 상태는 호전됐다. 중국국립생명공학연구소와 진인탄병원은 완치 환자의 혈장 항체를 이용한 치료가 이미 효과를 봤다며 본격적인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주지사는 회복 환자의 혈장을 이용하는 계획을 이달 23일 발표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24일 환자에 대한 회복 환자 혈장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24일 네이처는 “마운트시나이대병원과 알버트 아인슈타인의대가 혈장을 이용한 치료에 돌입할 예정"이라며 "미국 전역의 대학병원이 참여하는 무작위대조 임상시험도 곧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지난 24일(현지시간) 혈장 치료제가 경제적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임상을 거쳐야 하는 약물들에 비해 혈장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판단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뚜렷한 치료제가 없는 신종 감염병의 경우 이 치료법이 종종 시도됐다. 지난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나 2009년의 H1N1 인플루엔자, H5N1 인플루엔자, 1995년 에볼라 등에서 환자 대상 투여가 진행됐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 연구에서 환자의 증상이 개선됐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엄밀한 무작위대조 임상시험을 거친 결과는 아니었다. 몇몇 전문가들은 혈장 치료제는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지만 혈장에 따라 항체의 양이 다르고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도 있어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권 부본부장은 “일각에서는 비관적 효과 없다는 의견도 상당수 있다”며 “하지만 유효한 치료제 백신 없는 상황에서 중증 환자 발생했을 때 최후 수단으로 준비할 수 있다. 회복기 환자의 동의 구하고 일정량의 혈장을 확보해 투입하는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이번 지침이 최종적으로 혈액관리위원회를 통과하지는 않은 상태다. 권 부본부장은 “현재 대한수혈학회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지침을 심의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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