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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온라인에서 맞는 과학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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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온라인에서 맞는 과학의 달

2020.04.01 12:00
2019 대한민국 과학축제가 막을 내렸다. 서울마당에 펼쳐진 전시장을 비롯한 도심 곳곳의 행사에 많은 학생과 시민들이 참여했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제공
지난해 도심 속에서 열렸던 '대한민국 과학축제'의 모습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이 광경을 과학의 달인 4월에 볼 수 없게 됐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제공

지난해 4월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앞 서울마당에 어른 키의 세 배는 족히 될만한 거대한 엔진이 모습을 드러냈다. 2018년 누리호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이끈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한국형발사체 75t급 액체엔진의 웅장한 모습에 길을 지나던 시민들의 발걸음은 저절로 멈췄다. 한국형발사체의 심장이 서울 도심에 등장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서울 도심에서 처음으로 '대한민국 과학축제'가 열리며 서울마당을 비롯해 청계천과 보신각공원, 세운상가 등 곳곳에는 KAIST의 탑승형 이족로봇 '휴보 FX-2' 등 다양한 과학 성과와 과학 강연, 체험부스가 마련됐다. 평소 활자나 영상을 통해서만 보던 한국의 과학기술 연구 성과를 직접 보고 체험하기 위해 모인 학생들과 일과 중 잠시 짬을 내어 찾은 직장인들로 일부 행사장은 가득 북적였다. 한국과학창의재단에 따르면 19일부터 23일까지 열린 축제에 참가한 시민만 32만 명에 이른다.

 

하지만 올해 과학의 달엔 도심에서 과학을 즐겼던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사태가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를 열지 못하게 되면서다. 지난 1997년부터 2018년까지 22년간 매년 실내에서 개최되던 과학축제를 처음으로 도심으로 옮겼던 '대한민국 과학축제'도 언제 어떤 방식으로 다시 열릴지 모르는 처지가 됐다.

 

올해는 해마다 과학의 달에 열리던 과학축제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열렸던 풍성한 과학기술 이벤트가 대거 취소되면서 온라인 행사들이 이를 대체하게 됐다. 연중 과학기술계의 가장 큰 잔칫날이 바이러스 사태로 무산 위기에 처하면서 매년 해당 행사를 기획하고 주최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 관련기관 담당자들도 고민에 빠졌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과학기술의 중요성은 점점 중요해지고 국민들의 관심은 점점 희박해지는 상황에서 1년에 한번 찾아오는 과학기술을 가장 잘 홍보할 기회가 사라진 것같아 아쉽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 조기 진화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면서 초중고교도 9일부터 단계적으로 온라인으로 개학을 하기로 했다. '4월 행사'를 주관하는 과기정통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도 완벽하지 않고 직접 시민과 만나지 못하는 방식이지만 고육지책으로 온라인을 택했다. 

전국 각지에서 열리던 과학 이벤트도 모두 취소되면서 집 안에 오래 머무르는 이들을 위해 준비하던 온라인 콘텐츠를 강화해 제공하는 것을 대안으로 택한 것이다.  올해 과학의 달 행사는 ‘사이언스올’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열린다. 이름은 ‘2020 온라인 과학축제’로 지었다. 강상욱 과기정통부 미래인재정책국장은 "국민의 온라인 콘텐츠 수요가 많아지면서 과학 콘텐츠도 최근까지도 온라인으로 조금씩 제공해왔다"며 "그동안 과학문화 활동을 다양하게 준비하던 것을 보강해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이언스올은 우선 온라인을 통해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코로나19와 천리안2B호, 지구의 날 50주년 등 최신 과학이슈를 반영해 매주 다른 주제에 맞는 과학학습과 과학 체험, 과학문화 콘텐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첫 주인 다음 달 6일부터 12일까지는 ‘바이러스’를 주제로 한 콘텐츠가 운영될 예정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바이러스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다는 점을 반영했다. 

 

이명현 과학책방 ‘갈다’ 대표와 임경순 포스텍 교수도 온라인 대중 과학강연인 ‘사이언스 클래스’의 연사로 나섰다. 박상준 한국SF협회 이사와 이은희 작가 등은 과학과 예술을 융합한 토크쇼인 ‘사이언스 토크쇼’를 개최한다. 청소년 대상 과학강연인 ‘온라인 다들배움’, 과학 크리에이터가 과학사나 이론을 설명하는 ‘과학덕분에’도 진행된다. 우수과학도서 저자와 전문가가 들려주는 북토크쇼 ‘사이언스 책방’, 청소년이 참여해 게임이나 미션 해결을 통해 수학과 소프트웨어(SW)를 배우는 ‘도전 수학·소프트웨어 학습 미션’도 진행한다.

 

집에서 과학을 체험하는 사이버 과학체험 콘텐츠도 공개된다. 국립과학관의 전시물을 소개하는 ‘랜선 과학관 나들이’와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자가 들려주는 연구현장의 모습인 ‘피플 인 사이언스’도 소개된다. 카드뉴스와 과학실험, 웹툰 등 국민이 제작한 과학콘텐츠를 공유하는 ‘쇼미 더 사이언스’ 공모전도 진행한다.

 

온라인으로 일방적으로 제공되는 콘텐츠가 아닌 참여형 콘텐츠도 제공된다. 매일 열리는 과학퀴즈 풀이 프로그램 ‘사이언스 올레길’과 매주 실시간 생중계로 진행하는 ‘퀴즈! 사이언스’를 운영한다. 과학을 표현한 과학창작곡을 경험할 수 있는 과학뮤직 콘서트 ‘스테이지S’도 진행된다. 대학로에서 공연된 과학연극 ‘이스크라: 잃어버린 불꽃’ 동영상을 제공하고 소셜미디어 참여 이벤트도 진행한다.

 

출연연과 과학관, 학회 등도 기관별로 과학콘텐츠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국가핵융합연구소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일부 정부출연연구기관은 연구자들이 나서 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과학기술 진로멘토링을 진행한다. 국립중앙과학관을 온라인으로 과학을 배우는 원격과학교실을 연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지난해 과학기술유공자로 선정된 이들의 인터뷰를 공개한다. 온라인 연구시설 투어 영상과 그리기 대회, 명칭 공모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린다.

 

사람이 모이는 축제 행사를 온라인이 대체한 사례는 거의 없다. 증강현실(AR)와 가상현실(VR), 혼합현실(MR) 같은 첨단 기술이 등장을 했지만 여전히 현장감과 몰입감 측면에서 현장에서 열리는 행사를 대체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행사 홍보는 온라인으로 가능하지만 참여도와 몰입도를 얼마나 높일지는 숙제다. 관계자들이 4월 온라인 행사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보는 이유다. 평소 과학 콘텐츠가 다른 콘텐츠에 비해 온라인에서 상대적으로 주목을 끌지 못하는 이유도 우려를 키운다. 그럼에도 한편에선 이번 기회에 히트작 콘텐츠가 등장할 수도 있다는 기대를 거는 관계자들도 있다.  

 

과학의 달을 구성하는 주요 행사중 하나였던 과학축제는 하반기로 잠정 연기됐다. 과기정통부와 창의재단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과학축제를 준비하기 위해 출연연 등과 협의를 진행해 왔으나 코로나19가 지역감염으로 인해 확산하면서 정부가 위기경보를 '심각'단계로 격상하자 3월 초 과학축제를 연기한다는 결정을 내리고 이를 축제 참여기관들에 전달했다. 조경옥 과기정통부 과학기술문화과장은 "과학축제에 참여하는 이들이 준비를 하지 않도록 미리 연기 방침을 알렸다"며 "과학축제를 다시 여는 시점은 11월 경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행사 역시 어떤 방식으로 열릴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상반기 과학기술 분야는 물론 다른 분야 행사들이 대거 하반기로 일정이 조정되고 있어 자칫 행사의 홍수 속에 묻힐 우려도 적지 않다. 강상욱 국장은 "코로나19는 예측을 할 수 없던 상황이라 연기는 확정했으나 깊이있게 들여다 볼 시간은 부족했다"며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만큼 도심 축제로 진행할지 아니면 다시 실내로 옮겨야 할지 등 여러 방안에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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