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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이한 판단과 보고 누락이 포항지진 불렀다…감사원 감사 결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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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이한 판단과 보고 누락이 포항지진 불렀다…감사원 감사 결과 공개

2020.04.01 16:00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2017년 11월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은 지열발전소 컨소시엄과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 관련 기관의 부실에서 비롯됐다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1일 ‘포항 지열발전 기술개발 사업 추진실태’를 감사한 결과에서 20건의 위법 부당사항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열발전소 컨소시엄이 ‘미소진동’ 관리방안을 부실하게 수립했고 산업부 등 감독기관은 관련 업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났다. 포항지진이 일어나기 전인 2017년 4월 전조에 해당하는 규모 3.1지진이 발생한 이후 확인 절차와 지진위험도 조사를 부실하게 수행했다는사실이 이번 감사에서 드러났다. 

 

감사원은 포항지진이 지열발전 기술개발 사업과의 연관성이 있다는 민관조사단의 조사결과가 나온 뒤 2018년 11월 국민감사청구, 2019년 3월 공익감사청구가 잇따르자 지난해 4월 24일 감사를 결정했다. 감사원은 같은해 9월18일부터 10월 31일까지 산업부와 포항시, 에기평,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는 ‘지진 위험성 관리’와 ‘과제선정 및 관리’ 등 두 분야로 나눠 수행됐다. 지진위험성 관리에 대한 감사에선 사업 전 과정에서 사업자와 에기평, 산업부의 지진위험성 확인 및 대응이 적정했는지 살폈다. 또 과제 선정 및 관리에 대한 감사를 통해 사업자의 과제수행, 과제 및 사업자 선정, 과제관리 등 에기평, 산업부의 관리감독이 적정했는지를 검토했다. 감사 결과 총 20건의 위법 부당사항이 확인됐다.

 

감사 결과 지열발전소 컨소시엄은 규모 2.0 이하의 미소진동 관리방안을 부실하게 수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열발전은 지하 암반에 물을 주입해 인공적인 틈을 만드는 ‘수리자극’ 과정을 거친다. 컨소시엄은 2015년 12월 수리자극에 따른 유발지진 규모를 실시간 관측해 녹색, 황색, 적색으로 구분하는 신호등체계 등 ‘미소진동 관리방안’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산업부·에기평과 세부내용을 협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16년 12월 2차 수리자극 당시 규모 2.0 지진 (신호등체계에서 적색) 발생 사실을 감독기관에 통보해야 하는데 에기평에만 보고하고 나머지 산업부에는 보고하지 않았다. 포항시·기상청의 경우 연구개발(R&D) 관리기관이 아니라는 사유로 보고대상에서 제외했다.

 

에기평은 또 2016년 4월과 12월 두 차례 사업기간 연장승인 과정에서 수리자극이 진행된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미소진동 관리방안 수립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부도 미소진동 관리방안 수립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유발지진 관련 정보와 관리 방안 수립 소홀로 규모 3.1 지진 이후 적정한 대응을 하지 못해 포항지진까지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규모 3.1 지진이 발생한 위치가 수리자극시 발생한 유발지진 위치와 다른데도 이유를 분석하지 않았고 결국 알지 못했던 새로운 단층의 존재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에기평의 선임연구원 A와 실장 B는 ‘메가와트(㎿)급 지열발전 기술개발 상용화’ 과제관리 업무를 담당하면서 유발지진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고 지진위험 조사 없이 사업 연장을 승인한 사실이 적발됐다. 산업부도 규모 3.1 지진 발생을 보고받고도 유발지진 여부 확인과 지진위험도 분석을 하지 않았다. 

 

컨소시엄 소속 지자연의 경우 2012년 4월부터 상시적으로 지진기록을 수집하기 위해 총 14개의 지진계를 운영했지만 여러 지진계를 지진 분석 프로그램에 연결할 경우 시스템이 불안정해진다는 사유로 1개의 지진계만 연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결과 지자연이 관측한 1225개의 지진 중 84%인 1026개 지진의 규모 분석이 부정확했다. 

 

감사원은 에기평 원장에게 컨소시엄 참여연구원 등에 대해 국가연구개발 참여 제한 등 적정한 조치를 하도록 통보하고, 과제관리를 소홀히 한 A와 B를 징계처분(정직)하도록 문책 요구했다. 산업부 장관에게는 재난위험이 있는 연구과제에 대해서는 재난위험 검토 등 안전조치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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