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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인에게 코로나 바이러스 주입해 백신 개발한다는데…'휴먼 챌린지 임상'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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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인에게 코로나 바이러스 주입해 백신 개발한다는데…'휴먼 챌린지 임상' 논쟁

2020.04.01 17:03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의 전자현미경 사진이다. 이 바이러스의 인체 침투와 증식을 막아 감염을 예방할 백신 연구 개발이 한창인 가운데,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휴먼 챌린지′ 임상을 하자는 논의가 시작됐다. 아직은 논란이 많다. NIAID 제공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의 전자현미경 사진이다. 이 바이러스의 인체 침투와 증식을 막아 감염을 예방할 백신 연구 개발이 한창인 가운데,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휴먼 챌린지' 임상을 하자는 논의가 시작됐다. 아직은 논란이 많다. NIAID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임상 연구 결과를 빠르게 얻기 위해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바이러스를 주입한 뒤 약효를 점검하는 신속한 임상시험('휴먼 챌린지')을 실시하는 방안이 전문가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다. 위중한 환자에게 빠르게 백신을 보급해 희생을 줄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개발 속도를 더 높이는 효과는 크지 않으면서 민감한 윤리 문제를 불러 일으킬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피터 스미스 영국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교수와 생명윤리학자인 니르 리얼 미국 럿거스대 철학과 교수팀은 다수의 감염 환자를 대상으로 최종적으로 약효를 점검하는 보통의 임상 3상 시험을 대신해, ‘휴먼 챌린지’ 임상시험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개발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고 국제학술지 ‘감염병 저널’ 31일자(현지시간)를 통해 주장했다. 


휴먼 챌린지 임상시험은 자발적으로 참여한 정상인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게 백신을 주입하고, 양쪽에 바이러스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백신 후보물질의 예방 효과를 검증하는 임상방법이다. 감염 시점부터 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 있고, 환자 모집과 임상 허가 등으로 시간을 소모할 필요가 없어 기존 임상시험에 비해 신속하게 결과를 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31일 ‘사이언스’에 따르면, 기존 임상시험으로 1년 이상 걸리는 과정을 휴먼 챌린지 임상은 2~3달 만에 끝낼 수 있다.

 

휴먼 챌린지는 코로나19 이전에도 뎅기열이나 콜레라, 지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등의 백신을 개발할 때에도 논의가 됐던 방식이다. 다만 인간에게 불확실성이 큰 바이러스를 주입한다는 점 때문에 윤리적 비판도 컸다.


연구팀은 주로 이 임상시험의 윤리적 부분을 점검했다. 연구팀은 “휴먼 챌린지 대상자를 현재까지 중증 환자가 별로 없는 젊고 건강한 성인으로 한정하고 자주 모니터링을 하며 최선의 치료를 한다면 위험은 감수할 만한 수준일 것”이라며 “반면 백신의 평가 속도를 높여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을 줄이는 등 세계의 (의료) 부담은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이언스’는 31일 “휴먼챌린지를 통한 백신 임상시험이 기대만큼 빠른 결과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매튜 메몰리 미국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연구원은 “주입할 바이러스를 오염 없이 키워 영장류에 얼마나 주입해야 할지 결정하고, 이후 사람에게 주입할 용량을 정해야 한다. 이 과정이 얼마나 빨리 이뤄질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현재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도 그리 늦게 이뤄지지 않는 만큼 신속한 절차가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왔다. 마이런 레바인 미국 매릴랜드대 의대 교수는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지역에서 무수히 많은 감염이 일어나고 있어 기존 임상시험도 휴먼 챌린지 만큼이나 빨리 이뤄질 수 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휴먼 챌린지 임상이 정말 개발 속도를 앞당길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현재 진행 중인 백신 임상시험은 2건…전임상 포함 54건 연구 중


한편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한 가장 최신 백신 개발 현황 자료인 ‘코로나19 후보백신의 지형 초안’ 3월 26일 자에 따르면, 현재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 들어간 백신은 여전히 두 개다.

 

미국 국립알레르기및감염병연구소(NIAID)와 미국 생명공학기업 모더나는 자체 개발 중인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 1상을 지난달 16일 시작했다. 45명의 18~55세 성인을 대상으로 농도별 약효를 확인하고 안전성을 점검한다. 이 백신은 인체 세포 안에 들어가 단백질을 합성하는 전령RNA(mRNA)를 전달하는 유형의 백신(RNA 백신)이다.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의 세포 침투 과정에 관여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조각을 생산하게 한다. 이 단백질을 인식한 인체가 방어용 항체를 만들게 해 면역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게 원리다. RNA 백신은 백신 자체의 안정성이 낮다는 게 단점이지만, NIAID와 모더나는 안정성이 높은 서열을 발굴해 이번 백신 후보물질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한 가장 최근 자료인 3월 26일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에서 코로나19 백신은 임상 2건, 전임상 52건이 진행 중이다. 그 비율을 분류해 그래프로 그렸다. 자료 WHO, 그래프 동아사이언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한 가장 최근 자료인 3월 26일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에서 코로나19 백신은 임상 2건, 전임상 52건이 진행 중이다. 그 비율을 분류해 그래프로 그렸다. 자료 WHO, 그래프 동아사이언스

중국에서는 중국군사과학원 군사의학연구원과 중국 생명공학기업 캔시노 역시 지난달 16일 중국 정부로부터 임상시험 승인을 받고 임상1상을 시작했다. 18~60세 성인 108명을 대상으로 농도별 약효 및 안전성을 시험할 계획이다. 동물시험을 거쳤으며 동물에서는 안전성과 면역 형성 기능이 검증됐다. 임상시험은 올해 내내 지속될 계획이다. 이 백신은 아데노바이러스라는 바이러스 게놈에 목표 유전자를 삽입해 인체에 넣는 방식(바이러스 벡터 방식)이다. NIAID와 모더나가 사용한 RNA 백신보다는 안정성이 높지만, 바이러스 벡터 자체가 면역 반응을 일으킬 수 있고, 제조에 세포가 필요하다는 게 단점이다.


전임상 단계 연구는 52개로 집계됐다. 이는 5일 전인 21일 WHO가 집계한 결과보다 4개 늘어난 수다. 하루 평균 한 건의 연구가 추가되는 상황이다.

 

임상과 전임상을 포함해 54개의 백신 후보물질은 종류가 모두 다르다. 임상 및 전임상 백신 후보물질 54개를 유형에 따라 분류해 보면, 바이러스의 단백질 조각을 항원으로 이용하는 방식이 18개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에 비해 하나 늘어났다. 미국 생명공학기업 노바백스가 이 방식을 쓴다. 스파이크 단백질 조각을 항원으로 만든 뒤 직접 나노입자에 담아 주입한다. 다음으로 바이러스를 다른 안정된 바이러스 게놈(벡터)에 담아 마치 택배 배달하듯 체내에 전달하는 방식(바이러스 벡터 방식)이 13개로 뒤를 이었다. 


안정적인 구조의 RNA나 DNA 조각(플라스미드)에 유전자를 담아 전달하는 방식도 있다. 현재 코로나19와 관련해 개발 중인 백신은 RNA를 주입하는 방식이 8개, DNA를 주입하는 방식이 3개다. 미국 생명공학기업 이노비오가 이 방식으로 DNA 백신을 연구 중이다. 비활성화시킨 바이러스를 주입하는 방식과 독성을 약화시킨 바이러스를 직접 주입하는 방식은 각각 2개로 소수였다. 중국 생명공학기업 시노백은 바이러스를 비활성화시켜 주입하는 백신을 개발해 전임상시험 중이다. 인도혈청연구소는 독성을 약화시킨 바이러스를 주입하는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바이러스 대신 바이러스와 닮은 구조의 단백질(바이러스유사입자, VLP)을 이용하는 방식도 1개였다. 기타 아직 정체가 알려지지 않은 방식이 7개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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