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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끼리 코로나19 감염된다…전문가들 "인간에 옮기지는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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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끼리 코로나19 감염된다…전문가들 "인간에 옮기지는 않아"

2020.04.02 17:37
고양이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며 고양이 간 코로나19를 옮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제기됐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고양이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며 고양이 간 코로나19를 옮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제기됐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개나 고양이와 같은 반려동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사례가 외국에서 간헐적으로 보고되는 가운데 고양이가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다른 고양이를 전염시킬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양이는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때도 감염이 일어나고 다른 고양이를 전염시키는 것이 확인된 일이 있다. 족제비과 동물인 페럿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다만 같은 실험에서 개나 돼지, 닭. 오리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고양이가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만 파악한 연구로 사람에게 병을 옮긴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은만큼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와 영국 가디언은 이달 2일 코로나19의 동물 감염 여부를 실험한 중국 하얼빈수의학연구소 연구팀의 연구를 인용해 고양이가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으며 다른 고양이를 전염시키는 것도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관련 연구를 지난달 30일 학술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에 발표했다.

 

이달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당국은 최근 코로나19 확정 판정을 받은 25세 여성의 반려 고양이가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도 벨기에 보건당국이 코로나19 확진자의 고양이가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홍콩에서는 반려견이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가 지난달 두 차례나 나오기도 했다. 코로나19가 사람에게서 동물로, 혹은 동물에게서 사람으로 옮겨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연구팀은 최근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이 내려지는 사례가 잇따르자 고양이를 비롯해 생활주변에서 흔히 보는 6종의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우선 생후 8개월 된 집고양이 5마리의 코에 10만 플라크형성단위(pfu·세포에서 한 개의 플라크를 형성하는 바이러스 감염단위)의 고농도 바이러스를 주입했다. 한국에서 쓰는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RT-PCR) 진단검사는 약 500~1000pfu의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양성으로 판정한다.

 

연구팀은 이중 2마리를 6일 후 안락사시킨 후 장기에서 검체를 채취했다. 안락사한 고양이 두 마리는 비강과 편도선 등 상기도 부위에서 코로나19의 바이러스 RNA가 검출됐다. 바이러스가 고양이의 호흡기를 감염시킨 것이다. 

 

연구팀은 고양이 간 전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바이러스에 감염된 고양이 중 세 마리를 우리에 가둔 후 감염되지 않은 다른 고양이 우리 앞에 놔뒀다. 3일 뒤 감염되지 않았던 고양이 3마리 중 한 마리에게서도 바이러스 RNA가 검출됐다. 감염된 고양이 4마리는 모두 코로나19에 대항하는 항체를 형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어느 개체도 감염으로 인한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같은 실험을 반복했을 때도 고양이에게서 감염이 일어났다"며 "비말을 통한 감염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개를 비롯한 다른 동물들에게도 같은 실험이 실시됐다. 하지만 개에게서는 5마리 중 2마리만 배설물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을 뿐 다른 신체 부위에서 바이러스가 나타나지 않았다. 돼지와 닭, 오리를 상대로 한 실험에서도 코로나19 감염과 전파 모두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족제비과의 포유류인 페럿은 고양이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럿은 인간 폐와 비슷한 폐 구조를 가져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활용되는 실험동물이다.

 

인간에게 전염력을 보이는 코로나바이러스가 고양이 사이에서도 전염력을 가진다는 사실은 2003년 사스가 유행할 때도 확인된 바 있다. 홍콩대 연구팀은 사스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할 당시 고양이와 페렛이 같은 종 사이에 사스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연구결과를 2003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하얼빈수의학연구소의 연구도 이와 비슷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미국 내 일부 기업에서는 동물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해 분석하기도 했다. 미국의 동물 검사 기업 'IEDXX 연구소'는 지난달 16일 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미국 내 반려동물 3000마리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유전자진단을 통해 분석했다고 발표했다. IEDXX 연구소는 동물에 맞게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량해 분석했으나 코로나19에 감염된 동물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험이 고양이가 감염된다는 사실을 알아냈을 뿐이며 실생활과 달라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린다 사이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교수는 네이처와 인터뷰에서 “이번 결과는 동물에 의도적으로 많은 바이러스를 고의로 투여한 실험에 근거하고 있으므로 사람과 동물 간 실제 상호작용을 나타내지는 않는다”며 “감염된 고양이가 사람을 전염시킬 수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에릭 페브르 영국 리버풀대 감염병 및 세계보건연구소 교수는 가디언에 “고양이에서 나오는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어떻게 전염되는지는 모른다는 게 중요하다”며 “애완동물을 다룰 때 손을 씻는데 주의를 기울이고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접촉을 피하면 된다”고 말했다.

 

조나단 볼 영국 노팅엄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코로나19와 유전적으로 연관이 있는 사스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얻었지만 당시 고양이가 전염병 확산에 영향을 주지 못한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사람 간 전염이 주요 원인이므로 고양이를 바이러스 원천이라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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