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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검사 지연=대구지역, 코로나 종식 최대 3개월 늦어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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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검사 지연=대구지역, 코로나 종식 최대 3개월 늦어질 수도"

2020.04.02 19:00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초중고등학교가 개학을 하면 대구 지역에서 최대 100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 환자가 추가로 발생하고 감염병이 사라지는 시기는 최대 3개월 늦춰질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개학에 따른 추가 환자 발생 수가 언뜻 폭발적이지 않아 보이지만 해외 감염과 추가 집단감염 등에 따른 효과를 고려하지 않은 값으로 추가적인 감염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환자 발생 기간이 길어져 전반적인 감염 가능성도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연구팀은 현재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학교에서도 철저히 지키는 길만이 감염을 통제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손우식 감염병연구팀장 연구팀이 코로나19 환자의 발생을 재현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모델을 자체 개발했으며, 이를 이용해 대구 지역에서 초중고등학교가 개학했을 때 코로나19 확산이 어떤 양상으로 펼쳐질지 예측해 2일 공개했다.


연구팀은 대구와 동일한 크기의 가상의 인구집단의 감염 패턴을 재현하는 시뮬레이션 모델을 개발했다. 각 개인이 감염병에 노출되고 잠복기를 거쳐 증상을 보인 뒤 회복한다고 보고 이들이 반복적으로 사람들과 만나며 코로나19를 전파하는 과정을 추적하는 시뮬레이션 기술이다. 모델 속 개인은 가정과 직장 또는 학교, 종교나 친목 모임 등 공동체에서 다른 환자와 접촉한다. 이 기술은 해외에서는 닐 커거슨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교수팀이 개발해 영국과 미국의 사망자 수를 예측하는 데 쓰였다. 국내에서는 김찬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팀이 자체 개발해 지난달 31일 전국의 환자 발생 추이를 예측했다.


수리연 감염병연구팀은 이 모델을 자체 개발해 지난달 6일까지 대구 지역에서 발생한 실제 발생 데이터를 입력해 환자 발생 결과를 재현했다. 손 팀장은 “대구는 신천지 교인에 의한 급속하고 극단적인 집단감염이라는 독특한 현상이 있었다”며 “이것을 모델링한 시뮬레이션은 없었는데, 이번에 시도했다”고 말했다. 


3월 30일 기준으로 신천지 환자는 4467명으로 대구 전체 환자의 67.4%였는데, 신천지 교인의 누적 감염률은 49.63%인 반면 비 신천지 시민의 감염율은 0.08%로 극단적으로 차이가 났다. 연구팀은 이 두 그룹의 차이를 반영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신천지 교인의 코로나19 감염 확률은 교인이 아닌 사람에 비해 9.3배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 모델에 4월 6일 개학을 할 경우를 가정해 얼마나 많은 환자가 추가로 발생하는지를 예측했다. 6일이라는 시점은 시뮬레이션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정한 하나의 시점 사례로, 실제 교육부의 개학 방침과는 관련이 없다. 


연구팀은 계속 휴교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와 6일 개학을 하는 경우, 그리고 개학과 동시에 증상 발현 뒤 확진까지 시간이 신천지 집단감염 초기 수준인 4일 7시간 남짓으로 크게 증가하는 경우의 3가지 시나리를 예측했다. 신천지 교인에 대한 대대적인 검사와 격리가 2월 29일부터 시작되면서, 증상 발현 뒤 확진까지 걸리는 시간은 현재 2일 17시간 정도로 줄어든 상태였다.
연구 결과, 개교를 하면 휴교 상태를 유지할 때보다 39명의 환자가 더 발생하고 마지막 환자 발생 시점도 7일가량 미뤄질 것으로 예측됐다. 휴교를 유지하면 4월 말 환자 발생이 중단되지만, 개학을 하면 5월 초까지 환자가 나왔다.


문제는 개학과 함께 환자 발생 기간이 다시 길어질 때다. 학생들이 증상이 나타나는 데에 둔감하기도 하고, 증상이 나타나도 표현하지 않은 채 참아서 확진까지 걸리는 시간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이 신천지 교인이 늘던 2월 말 상황 수준인 4일 7시간 남짓으로 확진 시간을 정해 다시 분석한 결과, 환자는 휴교 상태일 때보다 최대 107명 늘어나고 환자 발생 기간은 무려 92일(3달) 늘어나는 것으로 예측됐다. 7월 말까지 가야 겨우 환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나리오 별 누적 확진자 수 예측 결과를 그래프로 표현했다. 검은선이 중위값이고, 분홍색 구간은 최대 최소값이다. 신뢰구간은 90%다. 시나리오1은 휴교 유지, 2는 개학, 3은 개학과 함께 환자 검사 기간 지연이 동시에 일어날 때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제공
시나리오 별 누적 확진자 수 예측 결과를 그래프로 표현했다. 검은선이 중위값이고, 분홍색 구간은 최대 최소값이다. 신뢰구간은 90%다. 시나리오1은 휴교 유지, 2는 개학, 3은 개학과 함께 환자 검사 기간 지연이 동시에 일어날 때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제공

손 팀장은 “100여 명이라는 수는 일견 적어 보이지만, 이는 100번씩 수행한 시뮬레이션의 가운데 값(중위값)이라 최대값은 더 클 수 있고 해외 유입 효과가 반영되지 않은 데다, 무엇보다 이들 한 명 한 명이 요양병원 등에서 집단 감염을 일으킬 수 있어 결코 작은 위협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손 팀장은 “이를 고려할 경우, 누적 환자의 최대값은 9000명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환자 발생 기간이 3개월까지 늘어나는 것은 큰 불안 요인이라고 말했다. 


손 팀장은 “다만 국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실천해 준다면 모델이 예측한 수준으로 위험을 막을 수 있다”며 “학교에서도 현재 가정이나 직장에서 준수하는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보다 정확한 예측을 위해 지역간 인구 이동과 국외 감염, 잠복기 환자 입국을 반영한 예측 모델을 계속 개발한 뒤 시뮬레이션 대상지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앞서 김찬수 KIST 연구팀은 국내에서 지난 2월말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지 않았다면 국내 신규 환자가 현재의 이탈리아나 스페인 수준인 하루 4000명까지 급증했을 것이란 국내 슈퍼컴퓨터 분석 결과를 내놨다. 개학을 할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할 경우에도 하루 수십 명씩의 환자가 추가로 늘어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 연구원은 “비대면 접촉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어쩔 수 없이 공동체 생활을 시작한다면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을 비롯한 강력한 방역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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