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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휴교, 다른 사회적 거리두기와 결합해야 효과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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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휴교, 다른 사회적 거리두기와 결합해야 효과 극대화”

2020.04.07 18:16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학교 폐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학교 폐쇄만으로는 영향이 제한적이고 다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병행됐을 때 감염 확산 방지 효과가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연구진은 최근 공개된 코로나19 관련 연구와 계절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관련 역학 연구,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SARS)이 유행했던 중국과 홍콩, 싱가포르 관련 연구를 포함해 총 16건의 연구를 분석한 결과를 6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랜싯 아동 및 청소년 건강’에 게재했다.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 각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이동제한, 학교 폐쇄 등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취하고 있다. 교육·과학·문화 분야 국제연합(UN) 전문기구인 유네스코(UNESCO)에 따르면 전세계 학생들의 90% 이상이 학교 폐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이 분석한 기존 연구에 따르면 학교 폐쇄 효과가 인플루엔자와 같은 감염병 통제에 도움을 준다. 특히 유행병 발병 초기에 신속히 학교를 폐쇄하면 전염성 인플루엔자의 지역사회 전파를 줄이는 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전파율이 높지 않고 아동 및 청소년에 대한 공격성이 높을 경우 학교 폐쇄 조치는 감염 확산을 막는 데 효과가 크다. 예를 들어 연구진이 분석한 2018년 영국 내 인플루엔자 모델링 연구에 따르면 학교 폐쇄는 인플루엔자 전파를 평균 29.7%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상황이 좀 복잡하다는 게 연구진의 결론이다. 연구진이 분석한 논문 중 다양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식의 효과를 개별적으로 모델링한 연구는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 닐 퍼구슨 교수가 수행한 연구가 유일하다. 퍼구슨 교수는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 보건당국이 보고한 감염 양상 데이터와 학교 데이터를 취합·분석한 뒤, 영국의 인구 특성을 반영한 모델링 연구를 수행했다. 

 

퍼구슨 교수 연구진은 먼저 영국 내에서의 기존 인플루엔자 감염 데이터를 활용해 학교에서의 1인당 접촉자수가 가정이나 직장, 지역사회에서보다 2배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모델을 토대로 학교나 대학이 문을 닫을 때 학교 외 다른 곳에서의 사회적 접촉이 얼마나 일어나는지, 그에 따라 영국에서의 코로나19 치명률은 어떻게 변화하는지 분석했다. 

 

예를 들어 영국 내에서 모든 학교와 대학의 25%가 문을 닫으면 학교를 제외한 가족간 접촉과 지역사회에서의 접촉이 각각 25% 늘어나는 시나리오를 세워 모델링한 결과 영국의 코로나19 치명률이 2~4%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진은 이런 식으로 학교 폐쇄 비중을 높인 시나리오 모데링 분석은 물론 재택근무나 증상의심자 자가격리 등 서로 다른 사회적 거리두기 방식을 개별 변수로 두고 각 변수에 따른 방역 효과도 분석했다.  

 

그 결과 단일 변수를 적용할 경우 여러 사회적 거리두기 중 학교 폐쇄보다는 환자 격리가 방역에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물론 여러 변수를 모두 함께 적용하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할 경우 가장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폐쇄라는 개별적 조치만으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충분치 않고 다양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함께 이뤄져야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결론이다.

 

닐 퍼구슨 교수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학교 폐쇄는 그 자체만으로는 코로나19 감염병을 통제하는 데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양한 방식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함께 시행될 때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전파에 주요 역할을 하는 계절성 인플루엔자 전염병과는 코로나19의 전파 양상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러셀 바이너 UCL 교수는 “기존 연구에 따르면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전파력이 높지 않고 아이들을 공격할 가능성이 높을 때 학교 폐쇄가 전염병을 통제하는 데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지만 코로나19는 반대의 상황”이라며 “확진 환자의 사회적 격리 및 격리 치료와 같은 감염병 통제 방식과 비교해 봤을 때 학교 폐쇄의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 학교 폐쇄로 얻을 수 있는 이점과 학교 폐쇄로 추가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을 비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교 폐쇄로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을 돌보는 동안 사회적 생산성 이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바이러스에 취약한 조부모가 아이를 돌볼 경우 지역사회 감염이 우려되며 무료 학교 급식으로 영양을 공급받는 취약계층 아이들의 영양 문제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이너 교수는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학생들의 정신 건강이 악화되고 가구 소득에 영향을 미치며 직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할 직장인들이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집에 머물러야 한다”며 “취약계층의 아동이 가장 고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학생들을 교육 현장에 복귀시켜 학교에서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운동장 폐쇄, 수업 시간 간격 넓히기, 수업 시간 단축, 유연한 등교 시간, 휴식 시간 제한 등 필요한 조치들의 효과를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의 연구결과에 대해 학교 폐쇄 조치를 취하고 있는 영국 정부의 대변인은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학교 폐쇄 결정은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방법에 대한 과학적 조언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학교 폐쇄를 그만해도 안전하다는 과학적인 증거가 확실할 때 학교 문을 다시 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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