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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 식품 변질 가능성 쉽게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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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 식품 변질 가능성 쉽게 확인한다

2020.04.07 13:30
냉장 식품 포장재에 간단히 부착해 변질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저렴하면서 정확한 온도 이력 측정 스티커가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상온에 노출되면 무늬가 나타나며 변질 가능성을 경고한다. 온도에 따라 나노 구조가 변하는 나노섬유를 이용했으며, 조작이 불가능하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냉장 식품 포장재에 간단히 부착해 변질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저렴하면서 정확한 온도 이력 측정 스티커가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상온에 노출되면 무늬가 나타나며 변질 가능성을 경고한다. 온도에 따라 나노 구조가 변하는 나노섬유를 이용했으며, 조작이 불가능하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새벽 배송 등으로 식료품을 배송 받는 일이 늘면서 냉장 또는 냉동식품의 배송도 늘고 있다. 이들 냉장 및 냉동식품이 배송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되면 변질이 되기 쉬운데, 상온 노출 여부와 시간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는 스티커 형태의 측정 장치가 개발됐다. 식품 배송시 소비자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화학연구원은 황성연 바이오화학연구센터장과 오동엽·박제영 선임연구원, 최세진 연구원팀이 상온에 노출되면 이미지가 변해 배송 식품의 변질 가능성을 알려주는 ‘콜드체인(저온유통) 안심 스티커’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현재 냉장 또는 냉동식품은 냉장고를 갖춘 택배차량을 이용하고, 택배 상자에 아이스팩을 넣어 온도를 떨어뜨리는 방법으로 저온 상태를 유지시킨 채 유통을 한다. 정해진 시간 내에 신속하게 배송하고 소비자도 제 시간에 받아 식품을 냉장고에 옮기면 문제가 없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배송차량의 냉장고가 오작동을 일으키는 등 불의의 사고로 식품이 상온에 노출될 경우 유해 세균이 증식하는 등 식품의 변질이 일어나기 쉽다.


문제는 상온에 노출됐는지 여부를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특수잉크를 사용한 상온노출 감지 키트가 있지만, 하나에 수천원 대로 고가인데다 단단한 플라스틱으로 돼 있어 식품 등 다양한 제품에는 활용되지 못하고 고가의 의약품에만 쓰이고 있다. 특수잉크가 파손될 경우 제품이 손상될 우려도 있다.


연구팀은 식품 포장재에 직접 붙여 제품의 온도에 따라 무늬가 변하는 스티커를 통해 쉽게 눈으로 상온 노출 여부를 확인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수백 나노미터(10억 분의 1m) 굵기의 고분자 나노섬유를 마치 옷을 짓듯 교차로 겹치는 방법으로 얇고 불투명한 필름으로 가공했다 그 뒤, 뒷면에 글자가 새겨진 일반 필름에 붙였다. 

 

상온(20℃) 노출 후 시간 경과에 따른 콜드체인 안심 스티커의 변화 모습이다. 윗줄 이미지는 콜드체인 안심 스티커의 앞면에 해당하는 나노섬유필름이 투명해지면서 뒷면의 일반 필름의 이미지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아랫줄 현미경 이미지는 상온에 노출된 후 시간이 흐르면서 나노섬유가 붕괴하는 모습이다. 가느다란 실이 교차된 형태의 나노섬유 구조가 서로 엉겨 붙어 뭉치면서 빛이 투과하게 된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상온(20℃) 노출 후 시간 경과에 따른 콜드체인 안심 스티커의 변화 모습이다. 윗줄 이미지는 콜드체인 안심 스티커의 앞면에 해당하는 나노섬유필름이 투명해지면서 뒷면의 일반 필름의 이미지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아랫줄 현미경 이미지는 상온에 노출된 후 시간이 흐르면서 나노섬유가 붕괴하는 모습이다. 가느다란 실이 교차된 형태의 나노섬유 구조가 서로 엉겨 붙어 뭉치면서 빛이 투과하게 된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온도를 측정하는 핵심 기술은 앞 면의 나노섬유에 있다. 나노섬유는 저온 상태에서는 가는 섬유가 마치 까치집과 같은 구조로 복잡한 구조를 형성해 빛이 통과하지 못하고 불투명하다. 하지만 10도 이상의 온도에 오래 노출되면 섬유가 녹아 서로 엉기며 구조가 흐트러지고, 빛이 통과할 수 있는 구조로 변한다. 나노구조가 변해 투명해지는 정도는 상온 노출 시간에 비례했다. 글자의 선명도를 통해 상온 노출 여부와 시간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연구팀이 실험한 결과, 20도에서 약 30분이 지나면서부터 서서히 뒷면 필름의 글자가 보이기 시작해 약 2시간 뒤에는 선명하게 뒷면의 글자가 보였다. 연구팀은 나노섬유의 두께를 조절하고 고분자의 조성을 변화시켜서 30분에서 22시간 30분까지 안심해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일종의 ‘타이머 기능’도 추가했다. 예를 들어 상온에서 3시간 이상 보관하면 안 되는 생선일 경우, 5시간 상온에 노출되면 '손상됐다'는 경고 표시가 나오는 식이다.


이 기술은 한번 상온에 노출돼 나노 구조가 사라지면 원상복구가 불가능하다. 조작이 불가능한 것이다. 오동엽 선임연구원은 “상온 노출 시간도 임의로 느리게 조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가격도 싸다. 한 개당 10원 대에 불과하다. 또 얍고 부드럽게 휘어져 어디에나 활용될 수 있다. 연구팀은 “최근 급성장한 신선 배송시장에서 널리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맨스드 머티리얼스’ 3월 17일자에 발표됐다.
 

오동엽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 선임연구원(왼쪽)과 최세진 연구원이 ‘콜드체인(저온유통) 안심 스티커’가 부착된 식료품을 들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오동엽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 선임연구원(왼쪽)과 최세진 연구원이 ‘콜드체인(저온유통) 안심 스티커’가 부착된 식료품을 들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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