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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은 어떻게 생각할까…'미성년자 동물 해부실습 금지' 찬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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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은 어떻게 생각할까…'미성년자 동물 해부실습 금지' 찬반 논란

2020.04.18 06:00
 

미성년자의 동물 해부실습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개정안(제24조의2)이 3월 21일부터 시행됩니다. 이에 따라 19세 미만 미성년자는 체험, 교육, 시험, 연구 목적으로 동물체를 갈라서 내부구조를 자세히 조사하는 동물 해부실습을 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는 동물의 사체도 포함됩니다. 미성년자 해부실습 금지 의무를 위반할 경우 1차 30만 원, 2차 50만 원, 3차 100만 원 등 과태료도 부과됩니다. 


경기 용인에 있는 포곡중은 해부실습용으로 개구리와 토끼의 사체를 과학실에 보관해오다가 최근 이를 모두 폐기했습니다.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데다가 냄새가 나는 등 보관상의 이유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포곡중을 졸업하고 올해 포곡고 1학년이 된 청소년 2명에게 이에 관한 의견을 들어 봤습니다.

 

찬성 │김죠슈아  “동물 생명권 존중하는 윤리적 결정”

 

 

동물은 과학기술 연구에서 다방면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의약품을 개발하는 회사나 연구기관은 실험동물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곳입니다. 이런 경우 동물실험이 필수라는 점에는 일부 동의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아플 때는 약을 먹습니다. 약이 개발되는 과정에서 사람에게 시험하기 전 마지막으로 거쳐야 하는 과정이 약의 효과나 부작용을 동물에게 확인하는 안전성 검사입니다. 새로 개발된 약이 사람의 체내에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은 없는지 확인하는 안전성 검사는 신약 개발의 필수 과정인 만큼 ‘지금 당장 동물실험을 전면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건 현실성이 떨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중·고등학교에서 진행하는 동물 해부실습은 이런 동물실험과는 상황이 다릅니다. 아무리 사체를 활용한다고 하더라도 일차적으로 비윤리적인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동물 해부실습이 신약을 개발할 만큼 인류에게 큰 혜택과 이익을 가져다주는 과정은 아니니까요. 


무엇보다 우리는 학교에서 줄곧 동물이 소중한 생명체라는 사실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학 수업에서 동물 해부실습을 진행한다면 그동안 배워온 가치관에 혼란이 생기지 않을까요? 


저는 아직 동물 해부실습에 직접 참여해본 적은 없습니다. 간혹 과학실험실 주변에서 토끼나 개구리 사체에서 풍기는 냄새를 맡은 적은 있습니다. 그 형태를 스치듯 본 적도 있습니다. 그런 날은 온종일 수업에 집중이 안 되더라고요. 자꾸 죽은 동물이 생각나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동물실험은 대학에서 관련 전공을 공부하거나 과학자가 돼 연구개발에 필요한 경우에만 진행하는 게 동물의 생명을 존중하는 최소한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고등학교에서 죽은 동물을 한 번 더 해부해 그들의 육체를 훼손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이런 생각은 지난해 말 인기를 끈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을 보면서도 하게 됐습니다. 극 중 형사는 피해자가 사고로 죽었는지 아니면 사건에 연루돼 죽임을 당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해야 한다고 주인공에게 말합니다. 이 얘기를 들은 주인공은 시신을 부검해야 할지 고민합니다. 부검이 사건을 해결할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확실한 보장도 없는데 육체를 훼손하는 게 맞는지 쉽게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겁니다.  


저는 부검을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인터넷을 통해 확인한 바로는 동물 해부실습처럼 동물이 사람으로 바뀔 뿐 신체의 모든 부위를 칼로 자르고 확인한 뒤 다시 꿰매는 작업이라고 합니다. 왜 이런 잔인한 일을 동물에게 해야 하는 걸까요? 심지어 학교 동물 해부실습에서는 해부 이후 사체를 다시 꿰매지 않고 폐기한다고 들었습니다. 


이번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반대하는 근거로 학생들의 교육권 얘기가 나옵니다. 학생들이 직접 경험해야만 더 많은 내용을 배울 수 있다는 주장도 있던데요. 학생들의 지적 경험을 위해서 동물의 육체를 훼손하는 해부를 당연시 하는 태도는 인간 중심적인 사고일뿐만 아니라 생명을 경시하게 될 위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바이오스피러사가 만든 개구리의 3D 해부도(왼쪽) 개구리를 해부하지 않고도 내부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오른쪽은 호주 연구팀이 2016년에 개발한 3~4mm 뇌 오가노이드(생체 유사 인공장기). Biosphera(좌)/Austrian academy of sciences(우) 제공
미국 바이오스피러사가 만든 개구리의 3D 해부도(왼쪽) 개구리를 해부하지 않고도 내부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오른쪽은 호주 연구팀이 2016년에 개발한 3~4mm 뇌 오가노이드(생체 유사 인공장기). Biosphera(좌)/Austrian academy of sciences(우) 제공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곧 시행된다는 소식에 동물실험에 대한 기사를 찾아봤습니다. 암 연구를 위해 동물에게 인위적으로 종양을 만들거나 신약 개발 테스트 이후 문제가 생긴 동물은 안락사를 시키기도 한다는 내용을 봤습니다. 흡연의 영향을 밝히기 위해 실험용 쥐를 니코틴에 강제로 중독시키기도 한다고요. 이런 실험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면 제 입장에서는 정말 충격입니다. 


동물실험을 대체할 방법 역시 기사로 찾아봤습니다. 최근에는 생체와 유사한 인공장기인 오가노이드(organoid)도 개발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사람 세포를 인공적으로 배양해 장기를 만든다고 하는데요. 아직 실제 장기처럼 정교하게 만들지는 못하고 심장이나 뇌 등 고형 장기를 수 cm까지 배양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약물의 효과나 부작용을 시험하는 데 오가노이드를 쓸 수 있다는 전망이 제 눈에는 가장 먼저 들어왔습니다. 오가노이드처럼 실험동물을 대체할 방법이 개발된다면 동물의 희생 없이도 충분히 연구할 수 있지 않을까요? 과학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윤리적인 잣대도 더욱 엄격해지고 그 안에서 세상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반대 │김윤영  “선택권 없는 획일적 적용이 문제”

 

우선 저는 특별히 의사를 꿈꾼다거나 생명과학과 관련된 직업을 꿈꾸는 학생은 아니라는 점부터 밝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논란이 되는 동물 해부실습 금지법 시행에는 반대합니다.  


현재 인류가 이룩한 과학기술 문명이 인류와 공존하는 동식물의 서식지를 파괴하기도 했고, 멸종 등 동식물에 큰 피해를 준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대신 지금은 많은 국가와 시민사회가 무분별한 개발을 지양하고, 동식물과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간 이외의 생물 종을 존중하며 친환경적인 가치를 최우선에 두고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에 발맞춰 생물, 특히 그중에서도 동물의 권리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동물을 이용한 실험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중·고등학교 수준에서 진행되는 동물 해부실습에는 이미 죽은 동물의 사체가 이용되지만, 대학이나 전문 연구기관에서는 연구를 위해 살아있는 실험용 쥐나 토끼, 영장류를 이용한 실험이 진행된다고 들었습니다. 


사실 동물의 희생으로 혜택을 얻는 것은 우리 인간입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볼까요.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자 백신과 치료제 개발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현재 기술 수준에서 이런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동물실험 없이 가능할까요? 


동물 해부실습 금지법의 관점에서 보자면 학창 시절 동물실험을 경험해본 사람과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 중에서 동물실험의 필요성과 동물의 희생을 한 번이라도 더 고민하는 사람은 어느 쪽일까요? 저는 비록 사체를 이용하더라도 직접 동물 해부실습을 해보는 게 이런 면에서 많은 공부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한 친구는 동물해부실습을 한 뒤 “오늘 내 손을 거쳐 간 동물 친구를 위해 기도할 거야”라며 며칠간 동물의 명복을 빌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친구는 “우리가 죽으면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될까”라며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인 고민을 하는 계기가 됐다고도 했습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실험동물자원센터는 매년 동물실험에 참여한 실험동물의 위령제를 지내며 그들의 넋을 기리고 위로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실험동물에 대한 고마움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되고, 실험동물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연구개발에 더 매진하게 되지 않을까요.  


농림축산식품부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의 필요성으로 미성년자의 정신적인 충격을 들었습니다. 이런 부분은 수의사와 심리상담사 등이 참여하는 교내 동물위원회의 활동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실험동물자원센터 실험센터에서 2019년 12월 실험동물 위령제를 지내는 모습(왼쪽). 이 센터는 병원체의 감염이 일어나지 않는 SPF(specific pathogen free) 환경에서 실험용 쥐(mouse)와 래트(rat)를 사육하며 유전자질환과 암 등의 질병 연구를 진행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실험동물자원센터 실험센터에서 2019년 12월 실험동물 위령제를 지내는 모습(왼쪽). 이 센터는 병원체의 감염이 일어나지 않는 SPF(specific pathogen free) 환경에서 실험용 쥐(mouse)와 래트(rat)를 사육하며 유전자질환과 암 등의 질병 연구를 진행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동물 해부실습 참여 의향을 미리 조사한 뒤 참여 의향을 밝힌 학생들에 대해 실험에 참여해도 될 만큼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안정적인 상태인지 확인하는 기준을 만들면 좋겠습니다. 당연히 실습 참여 이후에도 학생의 상태를 체크하는 기준을 만들고요. 


동물 해부실습이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은 저마다 다를 것입니다. 동물 해부실습을 획일적으로 금지하는 대신 실습을 원하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에게 선택권을 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저도 적절한 계획이나 절차가 없는 무분별한 동물 해부실습은 반대합니다. 학교의 동물 해부실습에 사용되는 동물의 수와 사용 기간, 추후 처리 과정 등에 대한 기준이 사전에 마련돼야 하며, 실제 실습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절차를 확인하고 수정하는 작업도 병행돼야 할 것입니다.

 

※관련기사 과학동아 4월호, 10대에게 직접 듣다... 미성년자 동물 해부실습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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