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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란''최악' 자극적 표현 쓰고 출처 없는 코로나19 보도 퇴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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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란''최악' 자극적 표현 쓰고 출처 없는 코로나19 보도 퇴출합니다

2020.04.27 17:09
과학기자협회 기자협회 감염병 보도준칙 28일 발표
감염병 사태와 관련된 사회 현상은 언제나 사회의 약한 부분을 건드린다. 하지만 그런 고려 없이 충격이나 사상 최악 등의 과장된 수식어와 함께 불안감을 퍼뜨리는 행위는 감염병 보도시 지양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연합뉴스 제공
감염병 사태와 관련된 사회 현상은 언제나 사회의 약한 부분을 건드린다. 하지만 그런 고려 없이 충격이나 사상 최악 등의 과장된 수식어와 함께 불안감을 퍼뜨리는 행위는 감염병 보도시 지양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연합뉴스 제공

과학 및 의학 정보를 보다 정확하게 보도하기 위해 감염병 발생 시 언론이 지켜야 할 기본 원칙과 권고사항을 담은 보도준칙이 나온다. 기사나 제목에 과장되거나 자극적인 표현을 쓰지 않고 오해가 우려되는 비교를 자제할 것, 의학적으로 밝혀진 것과 밝혀지지 않은 것을 명확히 구분해 전달하며 불확실한 상황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의견을 제시하며 추측 보도를 하지 않을 것, 최초 발생 보도시 질병관리본부 등 보건당국에 사실여부를 확인하고 정보원을 명기할 것 등 구체적 내용이 담겼다.


한국과학기자협회는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와 공동으로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감염병 보도준칙 선포식을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감염병 보도 준칙’을 발표한다. 


●정확한 과학, 의학 보도 중요성 커진 감염병 시대…하지만 잘못된 정보 유통도 많아


이번 보도 준칙은 감염병과 관련한 잘못된 정보가 감염병 자체보다 빠르게 퍼져나가는 ‘인포데믹(infodemic·거짓정보 유행병)’ 등의 사회 문제가 나타나 폐해가 크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기사는 감염병 정보를 전달하는 주요 경로 중 하나다. 하지만 감염병 확산 양상을 마치 올림픽 등 국제스포츠 경기 중계를 하듯 보도하면서 사태의 본질은 전하지 않고 불안감만 조성하는 기사나, 원래 내용은 정확한 과학적 사실을 담고 있지만 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과학적, 의학적 맥락을 부정확하게 전달하는 기사 등이 있어 감염병과 관련해 제대로 된 정보가 전달되지 못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퍼져나간 왜곡된 정보 바로잡기 어렵다는 점이다. 차미영 기초과학연구원(IBS) 수리및계산과학연구단 연구책임자(KAIST 교수)팀의 분석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과 관련해 중국에서 처음 발생한 잘못된 정보(가짜뉴스) 가운데 국경을 넘어서까지 퍼지는 정보가 많았다. 하지만 이를 정정한 제대로 된 정보는 국경을 훨씬 늦게 전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감염병 시기에 정확한 과학, 의학 정보를 원하는 대중의 요구는 더 커진다. 박한우 영남대 교수가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통해 2월 말 이후 국내에서 코로나19 및 코로나바이러스, 신천지, 대구를 언급한 트윗 문구 7만여 개를 분석한 결과, 키워드에 따라 정보가 전파되는 양상은 매우 달랐지만 사람들이 의료와 과학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기사를 다른 기사보다 월등히 선호한다는 사실이 공통적으로 확인된다고 3월 밝혔다. 박 교수는 “감염병 유행 시기에 정확한 정보가 유통되려면 의료, 과학 기사의 정확한 정보 전달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한우 영남대 교수팀이 2월 29일 수집한 트위터 속 트윗 7만 여 개의 네트워크를 분석한 그림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코로나19 신천지 대구의 네 개 키워드를 이용해 수집한 트윗을 분석했으며, 이들이 각각의 의미를 통해 연결된 복잡한 네트워크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에서 왼쪽 위는 마스크 절도 등 윤리 이슈를, 왼쪽 아래는 신천지 관련 이슈를, 중간 위는 의료 보건 이슈를, 중간 아래는 사각지대의 어려움과 경제적 어려움을 언급한 내용이다. 박한우 교수 제공
박한우 영남대 교수팀이 2월 29일 수집한 트위터 속 트윗 7만 여 개의 네트워크를 분석한 그림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코로나19' '신천지' '대구'의 네 개 키워드를 이용해 수집한 트윗을 분석했으며, 이들이 각각의 의미를 통해 연결된 복잡한 네트워크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에서 왼쪽 위는 마스크 절도 등 윤리 이슈를, 왼쪽 아래는 신천지 관련 이슈를, 중간 위는 의료 보건 이슈를, 중간 아래는 사각지대의 어려움과 경제적 어려움을 언급한 내용이다. 박한우 교수 제공

●과장, 자극적 표현 자제하고 구체적 수치·정보원은 밝혀야


한국과학기자협회와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는 정확한 정보 전달을 해결하기 위해 감염병 연구 결과를 보도할 때 필요한 원칙과, 감염인을 취재하거나 의료기관 내 감염을 보도할 때 지켜야 할 언론인의 자세를 감염병 보도 준칙에 포함시켰다. 


먼저 기사 제목과 본문에 '대혼란, 창궐, 대란' 등의 과장된 표현을 사용하거나, '사상 최악의 감염병 대재앙' 등 자극적인 수식어, '전파력 메르스의 1000배' 등 오해가 우려되는 비교를 쓰는 행위를 자제해야 할 것을 제시했다. 의학적으로 밝혀진 것과 밝혀지지 않은 것을 명확히 구분해 전달하며 불확실한 상황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의견을 제시하며 추측이나 과장 보도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도 제시됐다.

 

최초 발생을 보도할 때에는 질병관리본부 등 보건당국에 사실여부를 확인하고 정보원을 명기해 ‘출처가 분명한 정보’를 전달하라는 지침도 포함됐다. 감염병 발생률이나 치명률 등을 보도할 때는 백분율 외에 실제 수치도 함께 밝히고, 감염자 규모를 보도할 때에도 지역이나 기간, 단위 등을 정확히 전달해 왜곡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도 언급됐다. 


연구 결과를 보도할 때에는 연구 수행 주체가 관련된 의료계나 기관, 제약사와 이해관계가 있는지 살피고, 정부 입장을 일방적으로 지지하는지 여부도 확인하도록 했다. 연구 결과가 임상시험을 마치고 시판 승인을 받았는지, 아직 임상시험중이거나 아직 임상시험 승인도 받지 못한 것인지 등 연구 단계도 명확히 확인한 뒤 보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보도시에는 제약사 등의 이해관계 확인을…감염인 취재시엔 정보보호 최우선 


불확실한 감염병의 경우, 기자가 감염병 확산의 매개자가 되지 않도록 대면 취재를 지양하라는 내용도 담겼다. 감염인에 대한 낙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개인정보를 보호할 것, 감염인 사진이나 영상은 본인 동의를 거친 뒤에만 사용할 것 등도 제시됐다.


사전 교육을 충분히 받지 않은 기자들이 무분별하게 현장에 접근하지 않도록 특별취재팀을 구성하도록 하고, 보건당국은 언론인을 포함한 특별대책반을 구성해 관련 정보가 국미에게 신속, 정확하게 전달되도록 하라는 권고도 이번 준칙 끝 부분에 포함됐다. 위험지역 접근취재시에는 공동취재단을 구성해 기자들의 안전과 방역에 대비할 것도 요청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감염병 보도 시에 환자 발생 등의 정보는 방역당국을 통해 확인한 뒤 정확히 보도해야 한다는 점이 이번 보도준칙에 포함됐다. 연합뉴스 제공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감염병 보도 시에 환자 발생 등의 정보는 방역당국을 통해 확인한 뒤 정확히 보도해야 한다는 점이 이번 보도준칙에 포함됐다. 연합뉴스 제공

과학기자협회는 국가적인 감염병 위기 발생시 대중과 소통하는 언론의 역할과 책임이 크다는 인식 아래 지난해 9월부터 질병관리본부 및 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와 함께 보도준칙을 준비해 왔다. 이어 지난해 11월 전문가와 과학, 의학 담당 기자 세미나를 거쳐 보도 권고기준 초안을 만들었고,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 시작과 함께 과학 담당기자 외에 사건 현장 및 정부 부처 출입기자 전체에 적용될 수 있는 감염병 보도준칙의 필요성이 제기돼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와 논의해 이번 준칙을 완성했다.


이영완 과학기자협회장은 “검증되지 않은 불확실한 추측성 정보의 확산은 사회적으로 큰 불안과 공포심을 불러올 수 있다”며 “감염병 위기상황에서는 국가적 피해와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하고 국민의 안전한 대응을 위해 정확한 정보 전달자로서의 언론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보도준칙은 인포데믹의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감염병 보도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자협회는 이번 감염병 보도준칙을 홈페이지와 협회보 등에 공지해 감염병 취재 시 기자들이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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