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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 방출하는 '스틱형소독제'는 어쩌다 코로나19 박멸 대안으로 둔갑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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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 방출하는 '스틱형소독제'는 어쩌다 코로나19 박멸 대안으로 둔갑했나

2020.04.30 13:03
언론의 과도한 띄우기가 빚은 참극
나린케어는 코로나19를 99.9% 사멸할 수 있다며 광고했다. 현재 제품은 판매중지됐다. 포털사이트 캡처
나린케어는 코로나19를 99.9% 사멸할 수 있다며 광고했다. 현재 제품은 판매중지됐다. 포털사이트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이산화염소 기체로 박멸한다는 스틱형 소독제를 일부 언론이 소개하며 코로나19로 불안감에 빠진 소비자들 사이에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해당 제품은 정부 인증을 받지도 않고 효능 또한 확실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산화염소를 호흡해 마시면 독성이 있을뿐 아니라 살균제를 기체로 방출하는 제품은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같은 위험성을 불러올 수 있다며 경고했다.

 

매일경제는 이달 29일자 조간에 소독 능력이 있는 이산화염소를 기체로 방출하는 스틱형 소독제를 개발했다는 차경식 나린텍 대표 인터뷰를 실었다. 차 대표는 지면을 통해 자사의 제품인 ‘나린케어’는 인체에 무해한 제품으로 이산화염소 기체가 3.3~4.96㎡ 공간 내 바이러스를 최대 28일까지 99.9% 박멸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인터뷰에 따르면 나린케어는 이산화염소가 담긴 스틱 형태 소독제다. 실내에 걸어두면 이산화염소 기체를 공기 중에 천천히 방출해 퍼트려 바이러스를 사멸시킨다는 것이다. 차 대표는 코로나19 임상 실험은 하지 않았으나 또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인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에 효과를 보였다며 코로나19에도 좋은 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포털사이트에서 1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반향을 불러왔다. 댓글 대부분은 ‘인체 유해성이 검증되지 않았다’, ‘코로나19를 이용해 장사를 한다’는 내용이 많았다.

 

차 대표는 기사에서 “환경부에서 안전성을 검증받았다”며 “지난달 20일 기준 환경부가 선정한 코로나19 소독용 소독제 제품 97개 중 이산화염소를 쓰는 스틱형 바이러스 소독제는 나린케어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발표하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응 집단시설·다중이용시설 소독 안내’에 코로나19 소독에 쓸 수 있는 일반소독용 소독제를 고지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부가 지난달 25일 고지한 제품 97개 중에는 나린케어의 이름은 없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환경부에 신고된 제품도 아니고 당연히 (97개) 제품 중 하나도 아니다”며 “사항을 파악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조사를 진행한 후 유통을 차단하고 위반한 부분이 있다면 회수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체 무해나 무독성이라는 용어는 법령에 의해 쓸 수 없도록 돼 있다”며 “코로나19를 예방한다고 한 이산화염소 목걸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산화염소는 살균과 소독에 쓰이는 성분 중 하나다. 환경부 고시인 ‘안전확인대상생활화학제품 지정 및 안전·표시 기준’에 따라 일반용 살균제로는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기체 형태의 이산화염소를 마시면 독성이 있어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간에서는 활용해선 안된다. 환경부 화학물질정보시스템에 이산화염소는 ‘흡입시 치명적’이라고 명시돼 있다.

 

이산화염소를 기체로 방출해 코로나19를 예방한다는 목걸이가 유통되던 지난달 10일 환경부는 “점막과 기도에 자극성이 있고 흡입하면 독성이 있어 가정, 사무실 등에서 가구, 문손잡이 등 물체에 살균, 항균, 소독의 목적으로만 쓸 수 있다”고 밝히며 유통을 적극 차단하겠다고 밝기도 했다.

 

흡입독성이 있는 이산화염소 뿐 아니라 코로나19 소독을 위해 기체 형식의 살균제를 쓸 이유가 전혀 없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비말에 들어있는 만큼 실내 공기를 소독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사람이 호흡을 하는 공기에 소독제를 집어넣는다는 발상을 하는 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23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살균제를 인체에 주입하는 방안을 고려해보라"고 말해 미국에서 살균제를 마신 환자가 다수 발생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코로나19 예방 목걸이가 문제가 될 당시 기체 형식의 살균제가 오히려 감염을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바이러스는 기체를 만나면 에어로졸화해 공기 중에 떠나니면서 오히려 공기 전파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며 “이산화염소 기체가 바이러스에 닿자마자 비활성화시키는 효과가 있다면 모를까, 그 과정에 시간이 걸린다면 오히려 에어로졸을 형성해 주변에 전염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살균제가 기체 형태로 퍼지며 흡입하면 신체 중 상대적으로 약한 폐에 바로 닿는 만큼 극도로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폐는 우리 면역 시스템이 가장 약한 부위로 거기에 살균력이 있는 화학물질을 자극하는 것은 자살행위”라며 “가습기살균제도 그렇게 해서 사고가 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는 건 용납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언론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방역이  비교적 성공을 거두고 해외에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일부 매체를 중심으로 코로나19 관련 치료제 백신을 비롯해 관련 제품에 대한 성급한 띄우기가 빚은 해프닝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기사는 이달 29일 오후 삭제된 상태다. 환경부가 기사에 소개된 제품이 신고된 제품이 아니라며 삭제를 해당신문에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린케어를 판매하던 포털사이트 판매처에는 현재 제품을 구매할 수 없다고 표시됐다. 나린텍 홈페이지도 사용자가 많아 접속이 제한된다는 문구가 표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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