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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 뿜는 스틱형소독제 코로나19 안전적합 목록에 넣었다 '급취소'…환경부 "정밀 조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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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 뿜는 스틱형소독제 코로나19 안전적합 목록에 넣었다 '급취소'…환경부 "정밀 조사할 것"

2020.05.03 09:00

 

이산화염소를 방출해 바이러스를 잡는다는 이산화염소 스틱이 최근 포털사이트 등에 판매되고 있다. 인터넷 캡처
이산화염소를 방출해 바이러스를 잡는다는 이산화염소 스틱이 최근 포털사이트 등에 판매되고 있다. 퓨어오투 홈페이지 캡처

환경부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고 안전기준 적합 확인을 해준 소독제 가운데 호흡기를 통해 흡입할 경우 치명적인 이산화염소 기체로 공간을 소독하는 제품을 포함시켰다가 급히 허가를 취소하고 제품목록에서도 뺀 것으로 확인됐다. 이산화염소는 액체 상태에서 닦는 소독제로 사용하면 문제가 없지만 기체 상태로 흡입하면 기도에 자극을 주는 등 독성이 있어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흡입독성을 경고하고 있는 화학물질이다. 

 

소독제 성격이나 안정성을 검증하지 않고 소독제 성분만 있으면 제품 용도를 가리지 않고 포함하면서 일어난 해프닝이지만 자칫 가습기 살균제 사태처럼 소비자를 위험에 빠뜨릴 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 제품은 현재 환경부 고시에는 빠져 있지만 중앙방역대책본부 안내에 여전히 제품명이 남아 있어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 기업이 이를 사다가 포장만 바꿔 재판매하면서 언론을 통해 코로나19 에 효과가 있다고 홍보하는 상황까지 일어나 당국이 유통차단 조치에 나섰다. 정부는 이산화염소 스틱의 문제점을 뒤늦게 인지하고 코로나19 제품 외에도 공기중 살균효과가 있다는 스틱형 제품 전반에 걸쳐 정밀조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2일 포털사이트와 주요 인터넷 쇼핑몰 등을 검색한 결과에 따르면 이산화염소를 이용해 공간을 제독한다는 스틱 제품이 '살균스틱'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 네이버만 해도 이달 1일 검색어에 '살균스틱'을 넣고 검색하자 2001개의 제품이 검색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이산화염소가 안전하다고 홍보하며 이산화염소 자체가 미국식품의약국(FDA), 미국환경보호청(EPA)에서 안전 인증받았다는 문구를 삽입했다.


이산화염소 스틱은 부러뜨리면 다른 살균제 성분 중 하나인 아염소산나트륨에 구연산이 섞이면서 발생하는 이산화염소 기체가 주변에 퍼지면서 세균과 바이러스를 살균하는 원리다.  이산화염소는 실제 살균과 소독에 쓰이는 성분 중 하나다. 환경부 고시인 ‘안전확인대상생활화학제품 지정 및 안전·표시 기준’에 따라 일반용 살균제로는 사용이 가능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과일류, 채소류 등 식품의 살균 목적에 한해 최종식품의 완성 전에 반드시 제거하는 것을 전제로 사용을 허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이산화염소를 물에 녹인 형태로 이용했을 때에만 해당한다. 이산화염소는 사람이 호흡을 통해 들이마시면 점막과 기도에 자극을 준다. 식품 소독장 등에서 살균 소독을 위해 기체 형태로 분사하는 경우는 있으나 사람이 없을 때만 허용하고 있다.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간에서는 이산화염소 기체를 방출하면 위험을 줄 수 있다. 환경부 화학물질정보시스템은 이산화염소는 ‘흡입시 치명적’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이산화염소의 흡입독성을 경고하고 있다. WHO는 2002년 발표한 이산화염소 국제화학평가문서(CICAD)에 쥐를 상대로 1세제곱미터당 3mg(1ppm) 농도의 이산화염소 가스에 노출시켰더니 폐부종이 발생했다고 경고하고 있다. CICAD에서는 15분 단기 노출에 대해서는 0.3ppm을, 8시간 일하는 이들은 0.1ppm의 이산화염소 노출을 최대 허용 한도로 설정하고 있다.

 

환경부는 스틱형 소독제에 앞서 코로나19로 불안감이 확산하던 지난 3월 이산화염소를 방출해 주변 세균을 잡는다는 ‘이산화염소 목걸이’가 관심을 받자 유통 차단에 나섰다. 목걸이 제품은 이산화염소 스틱과 원리가 사실상 같다. 환경부는 ‘생활화학제품과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에 따른 관리대상 제품은 아니지만 인체 접촉에 따른 흡입 우려가 높아 유통을 차단하고 조사에 나섰다. 당시 환경부는 “이산화염소는 흡입독성이 있기 때문에 가정, 사무실 등에서 가구, 문손잡이 등 물체에 살균, 항균, 소독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 포털사이트에 이산화염소 살균스틱으로 검색하면 이산화염소를 이용한 스틱제품이 다수 등장한다. 포털사이트 캡처
네이버에 '이산화염소 살균스틱'으로 검색하면 이산화염소를 이용한 스틱제품이 다수 판매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 캡처

하지만 최근 한국형 방역이 일부 해외에서 관심을 받으며 국산 관련제품들이 주목을 받자 느슨해진 틈을 타고 다시 제품 홍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코로나19 방역 체계와 진단검사 키트 등이 해외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K방역'이 뜨자 검증되지 않은 제품이 일부 언론을 타고 이에 편승하려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본보 4월 30일자 '독성 방출하는 '스틱형소독제'는 어쩌다 코로나19 박멸 대안으로 둔갑했나' )


일부 제품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상대로 성능을 검증한 적은 없으나 항균력 99.9% 인증이라는 문구를 앞세워 나서고 있다.  스틱형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들은 이산화염소 스틱이 발산하는 농도가 0.03ppm으로 옅은 만큼 안전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농도만 잘 조절해 쓰면 문제가 없다”며 “외국에서도 인증을 받고 문제없이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다보니 최근 지자체에서도 이산화염소 스틱을 도입하는 곳이 늘어가고 있다. 제주시는 3월30일 이산화염소 스틱을 버스 안 같은 공공장소에 설치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환경부가 선정한 코로나19 소독용 소독제로 인정을 받았다고 언론 인터뷰를 소개했다가 유통차단 조치를 받은 나린텍 관계자는 "나린텍이 직접 이산화염소 스틱을 개발했다는 언론 인터뷰와 달리 실제로는 퓨어오투라는 업체의 ‘퓨어오투 스틱’을 사서 포장을 바꿔 유통했다"며 "퓨어 오투 제품은 환경부가 지난달 20일 고지한 ‘환경부 코로나19 자가소독용 제품’에 등록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어  “유통업체도 환경부 인증을 받아야 하는 걸 몰랐기 때문에 이번에 지적을 받았고 이 문제는 인정한다"며 “유통한 제품이 인증을 받았다고 말했는데 자사의 제품이 인증을 받은 것처럼 소개하는 등 인터뷰에서 언급한 내용과 다른 내용이 다수 나가 언론사에 시정을 요청했고 이후 기사가 삭제됐고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유통사도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을 뿐 유통한 제품이 환경부의 인증을 받은 제품이라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나린텍 관계자의 말과 달리 환경부는 이들 제품에 대해 인증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자진신고 제품을 인정해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나린텍이 가져다 판매한 제품을 개발한 퓨어오투 측도 환경부 지정시험기관인 FITI시험연구원에게 의뢰해 안전확인대상생활화학제품 시험 결과 확인을 받아 자신들의 제품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부분이 있다. 환경부는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에 따라 지정 시험기관에서 안전성을 검증받은 제품만 생활화학제품으로 인정하고 생활환경안전정보시스템 ‘초록누리’에 공개한다. 이곳에 공개한 결과를 보면 이곳에서 진행하는 시험은 함량이 제한된 물질의 포함 여부와 용기와 포장의 안전만을 평가할 뿐 제품 성분이 인체에 유해한지를 평가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퓨어오투스틱 제품도 폼알데하이드와 아세트알데하이드, 클로로포름 등 함량제한 물질이 나오지 않아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산화염소가 기체형태로 배출됐을 때 안전성 을 평가하지는 않았다. 원료 물질을 평가하는 방식이라 이산화염소 스틱이 부러뜨릴 때 원료 물질이 섞이면서 이산화염소 기체가 생성되는 방식이라 평가가 어렵다.

 

환경부는 퓨어오투가 제품 용도와 제형을 잘못 써낸 문제가 있어 생활화학제품 인정을 취소했다. 환경부는 1일 오후 코로나19 소독제 97개 목록에서 퓨어오투 제품을 뺐다. 환경부에 따르면 퓨어오투 측은 FITI시험연구원에서 확인결과서를 받을 때 용도를 일반물체용, 제형은 비분사형(액체형)으로 기입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퓨어오투는 안전성 검증이 되지 않아 최근 업체에 연락이 간 것으로 안다”며 “신고받을 당시엔 일반물체용으로 기입했는데 공간 제균용으로 바뀌어 추가적 안전성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환경부가 코로나19 자가소독용 제품으로 선정한 과정에서는 실수로 보이는 정황이 확인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담당자가 농도만을 보고 급하게 판별하다 보니 뿌려서 닦는 소독제가 아닌 제품들이 일부 목록에 실린 것 같다”고 말했다. 제품에 포함된 성분만을 확인하고 목록을 만들다 보니 소독제 성분만 있으면 제품 용도를 가리지 않고 포함했다는 것이다. 실제 목록에는 방향제 용도인 ‘퍼퓸디스펜서’와 ‘퍼퓸 리필팩’, 살균기기 제품에 삽입되는 카트리지와 같은 물체를 닦는 데 쓸 소독제로 활용하기 힘든 제품도 다수 확인됐다.

 

문제는 이 목록이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발표한 ‘코로나19 대응 집단시설․다중이용시설 소독 안내 3-1판’에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방역에 이 지침을 활용하는 이들은 지침이 새로 개정되지 않는 한 잘못된 정보로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침이 개정되기 전에는 이를 반영하기 어렵다”며 “다음 개정에는 이를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퓨어오투가 FITI 시험연구원에 의뢰해 받은 시험 결과다. 이 시험은 폼알데하이드와 아세트알데하이드 등 함량제한물질에 대해서 불검출해 적합 판정을 내릴 뿐 이산화염소의 인체 위해성을 판단해주진 못한다. FITI시험연구원 확인서 중 발췌
퓨어오투가 FITI 시험연구원에 의뢰해 받은 시험 결과다. 이 시험은 폼알데하이드와 아세트알데하이드 등 함량제한물질에 대해서 불검출해 적합 판정을 내릴 뿐 이산화염소의 인체 위해성을 판단해주진 못한다. 자료=FITI시험연구원 확인서  

여전히 법적인 공백은 남아있는 상황이다. 현행법으로 이산화염소 목걸이와 이산화염소 스틱 자체도 불법은 아니다. 현행법에선 공간을 살균하기 위해 이용하는 이산화염소 기체를 규제할 방법이 없다. 환경부 고시인 ‘안전확인대상생활화학제품 지정 및 안전·표시기준’에 따르면 이산화염소는 탈취제에선 액상 제품에 한해 1L당 2mg 이내 농도로 규제된다. 하지만 이산화염소를 바로 기체로 방출하는 제품에 대해선 별다른 규제 요건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산화염소 소독 스틱 중 불법 제품도 일부 있는 것 같지만 신고를 한 제품도 있다”며 “환기가 잘 되는 공간에서의 걸어두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체에 바로 닿는 목걸이에서 나오는 이산화염소나 폐쇄된 공간에서는 사람이 들이마실 가능성이 크지만 거치형 제품은 상대적으로 그럴 확률이 낮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유해물질이 미량이라 안전하다는 발상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는 “미량이라 안전하다는 논리를 주장한 게 바로 가습기 살균제”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만 1300명의 희생자를 낳은 가습기 살균제의 주성분 메틸아이소싸이아졸리논(CMIT/MIT)에 대해 제조사 측은 미량인 0.015%가 쓰여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조사 결과 유해성 분석결과 극미량에서도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교수는 “스틱은 걸어놓는 위치에 따라 사람의 호흡기와 눈에 가까울 수 있어 직접 들이마실 수 있는 만큼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도 이산화염소를 이용해 공간을 제균한다는 스틱형 제품을 비롯한 다양한 제품들이 판매된 일이 있지만 일본 정부는 지난 2014년 효과가 근거가 없다며 25개 제품에 살균 표시를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2015년에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맞아 다시 유행이 일었으나 당시에도 여러 제품이 판매 중지 조치를 당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공간을 제균하는 개념의 제품은 예전부터 냉장고나 신발장 등에 쓰여왔으나 최근 그 용도가 다양해진 측면이 있다”며 “자동차와 같은 좁거나 사람들이 오래 머무는 공간에 대해서는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환경부에 신고한 제품에 대해서는 어느 공간용으로 이용되는지가 명확히 신고된 건지를 추가적인 조사해 문제가 있는 제품은 바로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환경부가 선정한 코로나19 자가소독용 제품 목록의 일부다. 퓨어오투 스틱 외에도 살균기기 제품용 카트리지인 ′에어백신 카트리지′ 등이 포함됐다. 환경부 제공
환경부가 선정한 코로나19 자가소독용 제품 목록의 일부다. 퓨어오투 스틱 외에도 살균기기 제품용 카트리지인 '에어백신 카트리지' 등이 포함됐다. 환경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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