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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효과 있는 최상의 치료제 조합을 찾아라'…전 세계는 '병행투약' 실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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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효과 있는 최상의 치료제 조합을 찾아라'…전 세계는 '병행투약' 실험 중

2020.05.12 12:05

화합물 치료제 연구 결과 '랜싯' 'JAMA' 잇달아 발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효과 미미' 칼레트라 '가능성 확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의 전자현미경 사진이다. NIAID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의 전자현미경 사진이다. NIAID 제공

지난달 30일 미국식품의약국(FDA)이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에볼라 치료제 후보물질 ‘렘데시비르’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 환자를 위해 사용하도록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치료 기간 단축 등 일부 효과가 확인됐지만, 아직은 상반된 임상결과가 존재하고 치명률 감소 등의 중요한 효과가 검증되지 않아 추가 치료제에 대한 갈망도 크다. 


이런 가운데 기존에 검토되던 다른 후보약물에 대한 새로운 관찰 및 임상시험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주로 다른 여러 약물과의 병행 투약 뒤 효과를 확인하는 연구들이다. 이에 따르면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다른 약과 같이 사용해도 단독 투약과 비슷하게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재확인됐다. 반면 기존에 효과가 미약한 것으로 여겨지던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복합제)’는 다른 치료제와 병행해 사용할 경우 일부 치료 기간 단축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효과 미미' 다시 확인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엘리 로젠버그 미국 뉴욕주립대 공중보건대 교수팀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항생제 아지트로마이신을 각각 또는 함께 사용하는 치료법이 입원한 코로나19 환자의 치명률을 낮추는지 확인해 미국의사협회지(JAMA) 11일자에 발표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이 추천해 구매 폭증 현상을 일으켰던 치료제다. 프랑스 연구팀도 이 약과 아지트로마이신을 병행 투약하면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엄밀한 임상연구에서 잇따라 효과가 미약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코로나19 치료제 후보군에서는 멀어지는 추세였다.


이번 연구 결과 역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병행 투약해도 효과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3월 15~28일 미국 뉴욕시 소재 25개 병원에 입원한 환자 1438명을 대상으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또는 아지트로마이신을 단독 투여하거나 둘을 병행 투여한 뒤 임상 결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 두 약을 병행 투여한 경우 치명률은 25.7%, 하이드록시클로로퀸만 단독 투여한 경우 19.9%로, 아지트로마이신을 단독 투여한 경우인 10.0%나 아무 약도 투여하지 않은 경우 12.7%보다 오히려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아래 그래프). 

 

연구팀은 두 약을 투약한 환자군에게 당뇨나 간수치 상승 등 상태가 보다 나쁜 상태였음을 고려해 통계처리한 뒤 각 환자군의 상대적 위험을 비교했다. 그 결과 아무 약도 처방하지 않았을 때의 위험에 비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단독 투여했을 때 위험은 1.08배, 아지트로마이신을 단독 투여했을 때의 위험은 0.56배, 두 약을 병행 투약했을 때엔 1.35배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아지트로마이신을 단독 또는 병행 투약해도 치명률 측면에서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연구팀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만 사용했을 때(주황색)과 아지트로마이신만 단독 투약했을 때(하늘색), 병행투약했을 때(청록색)의 시간에 따른 치명률 변화를 추적한 그래프다. 아무 약도 쓰지 않은 대조군(검은색)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단독 사용과 거의 차이가 없고, 병행투약하면 오히려 치명률이 높아졌다. 연구팀은 치료제 이용 효과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JAMA 논문 캡쳐
연구팀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만 사용했을 때(주황색)과 아지트로마이신만 단독 투약했을 때(하늘색), 병행투약했을 때(청록색)의 시간에 따른 치명률 변화를 추적한 그래프다. 아무 약도 쓰지 않은 대조군(검은색)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단독 사용과 거의 차이가 없고, 병행투약하면 오히려 치명률이 높아졌다. 연구팀은 치료제 이용 효과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JAMA 논문 캡쳐

●인터페론, 리바비린 병행투여시 바이러스 감소 효과 확인한 칼레트라


반면 칼레트라와 항바이러스제 리바비린은 약간의 반전을 보였다. 칼레트라는 3월 미국 의학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을 통해 가장 먼저 정식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됐는데, 당시에는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다른 약과 병행 투약하면 효과가 늘어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반 훙 홍콩대 의대 교수팀은 코로나19 응급치료에 현재 사용되는 인터페론-1b를 칼레트라 및 리바비린과 병행투여한 임상 2상 연구 결과를 영국 의학학술지 ‘랜싯’에 8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2월 10~3월 20일 12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첫 번째 그룹에는 세 약을 14일간 병행 투약하고 대조군에는 칼레트라만 같은 기간 투여해 비교했다.

 

그 결과,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게 되기까지 걸리는 날을 5일 줄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 세 약을 병행 투여한 경우에는 바이러스가 음성이 되는 데 평균 7일이 걸렸지만, 대조군에서는 12일이 걸렸다. 구토나 설사 등 부작용은 두 그룹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세 약의 복합 요법은 경증 환자의 증상 초기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증상과 바이러스 전파 기간을 줄일 수 있고 입원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8일 ′랜싯′에 발표된 칼레트라 및 인터페론-1b, 리바비린 동시 투약 임상시험 결과로 체내 바이러스 농도를 나타냈다. 파란색이 대조군(칼레트라 단독 투약)이고 빨간색이 세 약 병행 투약이다. 왼쪽부터 확진 검사 대상인 비인두 채취 검사(b), 구강 타액(c), 구강 채취 검사(d) 결과다. 모든 경우 병행치료의 효과가 더 좋았다. 랜싯 제공
8일 '랜싯'에 발표된 칼레트라 및 인터페론-1b, 리바비린 동시 투약 임상시험 결과로 체내 바이러스 농도를 나타냈다. 파란색이 대조군(칼레트라 단독 투약)이고 빨간색이 세 약 병행 투약이다. 왼쪽부터 확진 검사 대상인 비인두 채취 검사(b), 구강 타액(c), 구강 채취 검사(d) 결과다. 모든 경우 병행치료의 효과가 더 좋았다. 랜싯 제공

●완전한 치료제 자리는 여전히 공백…”긴급사용 승인 렘데시비르도 여전히 완벽하지 않아”


렘데시비르가 가장 먼저 FDA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았지만, 여전히 많은 학자들이 대안 치료제를 시험하는 이유는 렘데시비르조차 아직 만족할 만한 치료 효과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달 30일, 렘데시비르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가 주도한 전세계 임상시험 68건 가운데 일부를 분석한 중간 결과에서 환자의 치료기간을 약 30% 단축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앤서니 파우치 NIAID 소장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치료제로 이용 가능함을 보여줬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위한 궁극의 치료제인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당시 임상시험 결과는 일종의 중간 결과로 최종 결과가 아니었다. 더구나 치료기간 단축 외에 치명률이나 체내 바이러스 감소 등 다른 중요한 지표는 결과가 모호했다. NIH에 따르면, 렘데시비르를 처방한 환자의 치명률은 8.0%으로 위약(플라시보) 처방 그룹의 11.6%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바이러스 농도 감소 등 다른 중요한 치료 지표는 공개조차 되지 않았다.


반면 같은 날 영국 의학학술지 ‘랜싯’에 발표된 중국수도의대 연구팀의 임상시험 결과는 정반대 내용을 담고 있었다. 중국 내 237명의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바이러스 감소나 치명률 차이가 거의 없었다. 증상 발현 10일 이내에 투약한 환자에게만 치명률이 낮아지는 효과가 관측됐지만 통계적 차이는 미미했다. 앞서 3월 의학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에서도 호흡기 증상이 줄어드는 효과가 관찰됐지만, 불완전한 임상시험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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