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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힘 없는 변기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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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힘 없는 변기 가능해진다

2020.05.19 18:12
김진혁 박사(왼쪽)와 차미영 황해전기 상무이사가 개발된 단일채널 펌프를 바라보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김진혁 박사(왼쪽)와 차미영 황해전기 상무이사가 개발된 단일채널 펌프를 바라보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유명한 영국의 재료과학자이자 과학커뮤니케이터 마크 미오도닉은 미국 뉴욕 맨해튼의 형네 집을 방문했다 인생일대의 위기를 겪었다. 변기가 막혔다. 사태를 해결해 보겠다고 물내림 버튼을 한 번 더 눌렀다 인생일대의 위기 순위를 다시 갱신했다. 변기가 넘쳤다. 결국 그는 형에 건네준 청소봉으로 넘친 오물을 한 시간 동안 치운 뒤에야 화장실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의 저서 ‘사소한 것들의 과학’에 나오는 에피소드다.


화장실이나 하수처리장 등이 이물질에 막히는 원인은 펌프에 있다. 구조상 물이 통과하는 유로의 폭이 좁아 조금만 큰 이물질이 들어가도 막힌다. 국내 연구기관과 중소기업이 이 문제를 해결한 새로운 구조의 펌프를 개발했다. 돌멩이처럼 부피가 크고 무거운 고형물까지 통과시킬 수 있어 막힘 현상 없이 펌프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김진혁 청정에너지시스템연구부문 수석연구원과 인천 남동구 소재 기업 ‘황해전기’가 무거운 고형물까지 옮길 수 있는 ‘단일채널펌프’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현재 하수처리장 등에 쓰이는 펌프는 회오리 모양의 날개 두 개가 대칭 구조를 이루며 만나는 ‘2베인펌프’다. 구조가 단순하고 제작이 쉬우며 단가가 낮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두 개의 날개가 만나는 각도 때문에 물이 지나가는 유로가 좁아진다는 게 단점이다. 생기연에 따르면, 펌프 고장의 98%는 바로 이 유로 문제 때문에 발생한다.


김 수석연구원팀은 날개가 하나만 존재해 유로가 넓은 새로운 단일채널펌프를 개발했다. 단일채널펌프는 비대칭 구조 때문에 회전시 진동이 심하고, 이 때문에 볼트가 풀려 고장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단점이었다. 김 연구원팀은 회전시 힘이 축 방향으로 가해지도록 설계를 최적화해 날개 하나로도 중심축이 치우치지 않는 펌프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회전체와 정지된 구조물이 상호작용해 통과하는 물이 일으키는 진동을 최소화했다.

 

최근 하수처리장에 설치되고 있는 회전체 양 날개 대칭구조의 회전체 구조(왼쪽)와, 중심축이 치우치지 않는 설계를 통해 개발한 단일채널 펌프용 회전체의 모습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최근 하수처리장에 설치되고 있는 회전체 양 날개 대칭구조의 회전체 구조(왼쪽)와, 중심축이 치우치지 않는 설계를 통해 개발한 단일채널 펌프용 회전체의 모습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지난해 12월부터 제주도 상하수도에 이 펌프를 설치해 성능시험 중이다. 연구 결과 유로가 넓어서 기존보다 크고 단단한 고형물도 막힘 없이 통과할 수 있고, 효율도 50% 향상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단가는 기존 제품의 2분의 1 이하로 낮았다. 납품 시간도 주문부터 설치까지 7일로, 40일이 걸리던 외산제품에 비해 빠르다.


김 수석연구원은 “기술적 난이도가 높았지만 시행착오 끝에 최적의 설계기법을 개발하고 황해전기의 제작기술 덕분에 제품 양산까지 성공했다”며 “효율이 높으면서 원가를 줄인 2베인펌프도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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