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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스&뉴디펜스]미우주군은 왜 스타트업과 손을 잡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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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스&뉴디펜스]미우주군은 왜 스타트업과 손을 잡았나

2020.05.26 18:18
 미 우주군사령관 존 레이먼드 대장과 로저 타우버먼 원사가 이달 15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미 우주군기를 펼쳐보이고 있다.미국방부 제공
미 우주군사령관 존 레이먼드 대장과 로저 타우버먼 원사가 이달 15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미 우주군기를 펼쳐보이고 있다.미국방부 제공

지난해 12월 정식 출범한 미 우주군이 올 들어 하나씩 구체적인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다. 이달부터 미 공군에서 우주 관련 업무를 하던 장병들은 우주군으로 소속 변경을 신청하도록 했다. 또 아예 처음부터 우주군 소속으로 군생활을 시작할 '신병'을 모집하는 모병 광고가 유튜브에 올라와 화제가 되고 있다. 

 

우주군이 정식 채택한 로고가 인기 TV시리즈인 스타트랙에서 나오는 우주행성 연합군의 로고를 베꼈다는 주장부터 우주군의 제복을 얼룩무늬 위장복으로 채택했다는 놀림까지 다양한 관심을 누리꾼들에게 받고 있다.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는 벌써부터 발빠르게 '우주군'이라는 제목의 코미디물 제작에 들어가 이달 29일부터 방영을 시작한다. 신설 우주군을 맡은 4성 장군이 어쩔 수 없이 괴짜 과학자들과 함께 일하며 겪는 에피소드를 그린다. 

 

이달 27일에는 미국의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역사상 최초의 민간 유인 우주선 발사를 시도한다. 발사에 성공하면 미국항공우주국(NASA)가 지난 2011년 우주왕복선 사업을 중단한 이후 9년만에 미국 땅에서 쏘아올린 유인 우주선이 된다. 이는 그간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선에 대한 의존을 끝내는 역사적인 순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이 발사 순간을 직접 참관할 예정이다. 스페이스X는 비상장 스타트업의 유니콘이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은 순간이 될 것이다. 

 

미 우주군이 맡은 임무는 다양하다. 인공위성 센서로 중국 러시아 미국이 경쟁적으로 개발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감시하는 업무는 가장 중요한 임무 가운데 하나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음속의 5배 이상의 속도로 지구상의 어느 목표 지점을 한 시간내 타격할 무기이자 현재의 레이다 방어 체계로는 방어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미국 온라인 군사 전문 매체, C4ISRNET에 의하면 미국 우주개발청(Space Development Agency)에서는 지난주 발표한 사업 공고문에서 극초음속 무기를 탐지할 수 있는 적외선 센서를 갖춘 위성 8개를 설계, 제조할 업체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임무에서 가장 큰 장애물은 센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센서 데이타의 분석이다. 극초음속 미사일의 속도는 너무 빨라서 배경 잡음과 실제 극초음속 미사일의 궤적 데이타를 구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인공지능(AI)에 사용되는 머신러닝은 이를 해결해줄 가장 대표적인 기술로 손꼽힌다. 머신러닝 기술을 보유한 AI 스타트업들은 이러한 문제 해결에 익숙하다. 중국의 우주 방어 전문가인 허치쑹은 4만2000여개의 스타링크 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려 우주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스페이스X가 우주청과 극초음속 미사일 탐지에 협력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미 우주군이 창설되기 전부터 미 공군은 스타트업들과의 협력에 공을 들였다. 국방획득제도의 개혁에 앞장서는 미 공군 기술 획득 담당 차관 윌 로퍼 박사는 미국의 실리콘밸리 벤쳐 회사들과의 대화에서 국방부와 계약한 스타트업들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정부 사업으로 연명하는 스타트업들을 '좀비기업'이라고 부르는 한국처럼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도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하고 정부 과제로 연명하는 회사를 부정적으로 본다. 물론 정부 과제를 한다고 모두 시장에서 실패하는 것은 아니니 여기엔 실리콘 밸리의 편견이 일부 반영된 부분은 있다. 

 

로퍼 차관은 미 국방부 과제를 맡은 스타트업들이 실리콘 밸리 벤쳐 투자 유치로 상업적으로도 성공하도록 지원하겠다는 목표를 세워 신속하게 실행했다. 가설을 세우고 '고객' 발견을 통해 데이터로 검증하는 '린 스타트업 방식'을 따랐다. 젊은 위관급 장교들에게 실질적인 권한을 주고 앞장서도록 했다. 기존의 국방조달제도의 제한을 받지 않는 별동대 조직으로 스타트업들과 전면에서 소통하도록 기술 중심 액셀러레이터인 'AFWERX'를 신설했다.  까다로운 국방 분야의 과제 제안서 분량을 줄여주고 스타트업들이 익숙한 파워포인트로 보완하도록 했다.  소요 결정안을 내미는 대신 누구나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출하는 열린 주제형 소기업혁신연구(SBIR) 사업과 경연대회 (챌린지) 사업을 도입했다. 5월 현재 AFWERX가 진행중인 우주관련 챌린지만 10개가 넘는다. 

 

미 우주군은 지난해 우주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를 세 군데에 설립했다. 지난해 2월 6개 기관의 민관협력을 통해 우주 엑셀러레이터를 로스앤젤레스에 설립했고 테크스타즈(Techstars)와 스타버스트(Starburst)가 공동으로 운영한다. NASA와 미 공군, 방산기업 록히드마틴과 SAIC, 위성제조사 맥사(MAXAR), 그리고 이스라엘 우주항공산업(IAI)의 미국 지사가 투자했다. 지난해 1기 스타트업들이 졸업하고 올해 2기 스타트업들을 뽑고 있다. 미 우주군은 또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에는 비영리 엑셀러레이터인 캐털리스트 스페이스를,  뉴멕시코 알버쿼크에는 하이퍼스페이스라는 군인과 민간인이 팀을 이루어 참여하는 우주 액셀러레이터를 설립했다.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파트너와 액셀러레이터 실험을 하는 것이다.  

 

민간 벤쳐 투자사들처럼 신속한 투자 결정을 위해 스타트업들이 사업을 발표한 뒤 당일 선정 결정을 한다는 취지에서 '피치데이'를 도입했다. 지난해 3월 뉴욕에서 최초의 공군 피치데이가 열렸다. SBIR 1단계 과제를 피치데이를 통해 선정하고 당일 약식 계약서에 서명하면 신용카드를 현장에서 지급했다. 미 공군은 다양한 주제로 지난해에만 모두 10회 이상의 1단계 피치데이를 개최했다. 미 공군은 SBIR 1단계 피치데이를 통해 매년 1000여개의 과제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5~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내 한 가운데 힐튼 호텔에서는 제1회 우주 피치데이 행사가 대규모로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는 한국 돈으로 10억원 규모의 SBIR 2단계 과제를 선정하고 수표를 지급했다. 군복을 입은 군인들과 티셔츠를 입은 스타트업 직원, 스포츠 자켓을 입은 투자자들 600명이 전혀 어색하지 않게 어울렸다. 스타트업 60개가 참가해 전시와 공개 피치, 비공개 피치를 이틀간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했다. 이 가운데 절반인 30개의 스타트업이 2단계에 선정됐다. 미 공군은 매년 100여개의 SBIR 2단계 과제를 피치데이를 통해 선정할 계획이다.

 

미 공군은 이런 우주 피치데이의 성과를 기반으로 올 3월 텍사스 오스틴에서 '피치 볼(Pitch Bowl)'를 기획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면서 대면 행사는 취소됐지만 온라인에서 진행되는 행사가 열렸다. 미 공군은 이런 피치 볼을 통해 매년 100억원 규모의 과제 10여개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를 담당할 새 조직으로 '미 공군 벤쳐스 (Air Force Ventures)'도 설립했다. 미 공군이 100억원을 투자하면 민간 벤쳐 펀드에서 200억원을 매칭으로 투자하는 방식이다. 

 

스타트업 생태계는 태생이 글로벌이고 좋은 스타트업들은 세계 각국에서 나온다. 우주 스타트업들 역시 글로벌로 사업을 키워야 성장이 가능하다. 미 우주군도 이런 점에 주목해 스타트업 협력 전략의 다음 단계를 글로벌 협력으로 잡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공식 출범한 테크스타즈 동맹 우주 엑셀러레이터 (Techstars Allied Space Accelerator)는 미국과 네덜란드, 노르웨이가 협력해 만든 가상 액셀러레이터다. 다음달부터 3개월간 운영될 예정이다. 이 엑셀러레이터의 구조는 향후 다른 나라의 참여에 대한 여지도 남겨놨다.

 

미 공군 매거진은 지난 2월 미 합동우주작전센터의 스콧 브로더 소령과의 인터뷰를 내보내며 '글로벌 우주군 양성(Building a More Global Space Force)'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다. 존 레이먼드 우주군 참모총장은 "앞으로 합동우주작전센터가 민간기업과 대학, 각국 민간 정부와 협력하는 글로벌허브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센터는 2019년 해외에서 모두 764건의 우주 작전 지원 요청을 받았는데 이는 전년보다 4배나 늘어난 수치다. 지구 전체에서 762건의 미사일 발사를 추적했다. 잠재적 적국의 위성 위치 이동에 대해 동맹국에 105건의 통지문을 보냈다. 189건의 위성통신 신호 교란을 해결했다.

 

작전명 '올림픽 디펜더(Olympic Defender)'를 통해 미국의 주요동맹인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뉴질랜드와 인력 교환 프로그램을 운영한데 이어 독일과 프랑스로 확장해 글로벌 우주 연합군으로 나가고 있다. 브로더 소령은 일본과 이탈리아가 곧 우주 연합군에 가입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어쩌면 한국도 조만간 가입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의 올림픽 디펜더 가입에 대해 그가 '어쩌면 (maybe even)' 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생각해봐야할 문제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방어할 우주 센서 시스템 기술을 한국은 어떻게 개발할 수 있을까.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앞장서는 중국과 러시아, 글로벌 우주군을 서두르는 미국과 일본 사이에서 한국은 과연 무엇을 해야할까?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 공군 우주 피치데이 행사에서 미 우주 미사일 시스템 센터의 존 톰슨 중장 등 군관계자들과 스타버스트에어로스페이스 박종원 부사장 등 회사 관계자들이 함께 환하게 웃으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스타버스트 제공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 공군 우주 피치데이 행사에서 미 우주 미사일 시스템 센터의 존 톰슨 중장 등 군관계자들과 스타버스트에어로스페이스 박종원 부사장 등 회사 관계자들이 함께 환하게 웃으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스타버스트 제공

미 우주군 모병 광고 영상 보러가기 https://youtu.be/9ud7wgbBBnY

 

※필자소개

박종원 고려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조지아공대 과학기술정책학 박사과정을 밟았다. 조지워싱턴대 국제과학기술정책센터 및 우주정책연구소 펠로우, 미국 스탠퍼드연구소 (SRI International) 과학기술 및 경제개발센터 실장을 거쳐 미국 워싱턴DC 코리아이노베이션센터(KIC)에서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지원사업을 맡아 일했다.  2017년부터는 양자난수 생성기를 개발한 이와이엘의 글로벌 진출을 돕고 있다. 2019년부터 글로벌 우주항공 엑셀러레이터 및 투자사인 스타버스트 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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