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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기관 염증증후군'사례 코로나19 기간 급증해…"관련성 추가 연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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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기관 염증증후군'사례 코로나19 기간 급증해…"관련성 추가 연구 필요"

2020.05.27 14:01
우한어린이병원 제공
우한어린이병원 제공

방역당국이 26일 국내에서도 어린이 다기관 염증증후군(MIS) 의심 사례를 두 건 발견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발표한 뒤 이 질환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MIS는 세계적으로도 올해 4월 중순에 새롭게 사례가 등장한 증후군으로 자세한 연구가 이뤄져 있지 않다. 의학학술지에도 극히 일부 사례만 보고돼 있어 아직 주요 증상에 대한 예비 사례정의만 내려져 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급증했다는 보고가 두 편의 논문으로 발표되면서 코로나19와의 관련성을 의심받고 있는 상태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이들 논문과 기타 보고를 근거로 사례정의에 코로나19 양성 또는 최소 환자 접촉을 조건으로 명시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이 증후군의 원인일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고 있지만, 아직 사례가 많지 않아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MIS는 4월 영국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들의 사례를 처음 자세히 전한 5월 7일 영국 의학학술지 ‘랜싯’ 논문에 따르면, 런던 이블리나아동병원 사우스탬스회복서비스센터의 소아집중치료병상 의료진은 4월 중순 8명의 어린이가 심한 염증에 의해 쇼크에 빠지는 사례를 발견했다.

 

이들은 열은 38~40도로 심하게 높진 않았지만 결막염과 말초 부종, 위장장애, 전신의 심한 통증을 겪었으며 염증 지표가 올라가고 발진이 나타났다. 혈관성 쇼크 때문에 노르아드레날린 투약이 필요했다. 호흡기 증상은 없었지만 심혈관 안정화를 위한 인공호흡기 사용을 해야 했다. 8명 모두 4~6일의 입원치료 뒤 퇴원했는데, 한 명이 나중에 쇼크를 동반한 부정맥을 일으켜 체외 생명유지장치를 이용해 치료를 받았고, 결국 뇌혈관 경색으로 사망했다.


당시에는 이 증상을 일컫는 말이 없어 ‘과잉염증성 쇼크(hyperinflammatory shock)’라고 불렀다. 연구진은 “이 환자들이 가와사키 병에서 가끔 나타나는 ‘가와사키 병 쇼크 신드롬’이나 ‘독성 쇼크 신드롬’ 등과 비슷한 증세를 보였다”며 “이런 환자는 평소 기껏해야 한 주에 1~2명 발생하는데 갑자기 급증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곧 영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이 문제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이들 어린이들은 모두 입원치료 당시 코로나19 비인두 및 기관지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8명 중 2명이 퇴원 뒤 양성 판정을 받았고 그 중 한 명이 사망했다. 추후 실시된 항체검사에서는 8명이 모두 코로나19 항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연구팀은 논문 투고 뒤 게재까지 일주일 사이에 추가로 20명 이상의 환자를 확인했는데, 이전 8명을 포함해 총 10명이 코로나19 항체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임상 사례는 무증상 코로나19 감염 어린이가 가와사키 병 쇼크 증후군과 비슷하게 여러 장기에 과잉염증 증후군이 발현되는 현상을 보여준다”며 “의료 커뮤니티는 이 현상을 인지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미국에서도 보고...CDC·WHO 예비 사례정의 제정


며칠 뒤인 13일, 이탈리아도 비슷한 증세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탈리아 의료진은 랜싯 논문을 통해 “이탈리아 베르가모에서 코로나19 유행 전과 후를 비교해 보니 가와사키 유사 질환이 평소보다 30배 이상 늘었다”고 보고했다. 


같은 시기 미국에서도 사례가 발견됐다. CDC는 14일, 뉴욕에서 4월 16일~5월 4일 사이에 2~15세 어린이 15명이 MIS로 입원해 집중치료병상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뉴욕주 전체로는 12일까지 102명이 비슷한 증상으로 진단받았고 상당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CDC는 결국 14일 ‘어린이에게서 발견되는 MIS(MIS-C)’에 대한 증상을 정리한 사례정의를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하루 뒤인 15일 예비 사례정의를 발표했다. CDC와 WHO의 세부적인 사례정의는 약간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증상과 함께 코로나19에서 RT-PCR 또는 항체검사 양성 판정을 받거나 환자와 접촉한 경우를 명시했다. 코로나19와의 관련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다만 WHO는 이틀 뒤인 17일, 제목을 ‘코로나19 감염 어린이 청소년에서의 MIS’에서 ‘코로나19와 일시적으로 연관된 어린이 청소년의 MIS’로 바꾸고 “실험실 검사로 이 증후군이 코로나19와 관련이 있다는 초기 가설”이라는 표현을 “환자 다수가 혈청검사에서 양성을 보인 실험실 검사 결과 이 증후군이 코로나19와 관련이 있다는 초기 가설”로 바꾸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방역당국은 현재로서는 밝혀진 게 없는 관계로 주의해서 사례를 살펴본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5일 “코로나19 연관 소아청소년 다기관 염증증후군에 대한 감시 및 조사체계를 운영할 계획”이라며 “다기관 염증증후군에 대한 국내 현황을 파악하고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해외 사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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