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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촌평]결국 주가 띄우기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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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촌평]결국 주가 띄우기였나

2020.05.27 16:33
 

“모더나라는 미국 기업이 백신 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는데 코로나 관련 상황도 곧 좋아지지 않을까요?” 지난 19일 한 지인이 물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코로나19)으로 몇 개월간 얼굴을 보지 못해 아쉬워하던 차에 조만간 편하게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였다. 지인과의 만남과는 별개로 ‘좀 더 두고봐야 합니다. 백신이 그렇게 쉽게 나오진 않아요’라고 말했다. 

 

모더나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mRNA-1273’의 임상 1상에서 임상 참여자 45명 전원에게 항체가 형성됐다고 발표했다. 이 중 8명에게는 백신의 효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중화항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중화항체는 항체 중에서도 실제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탐지해 파괴할 수 있는 항체를 말한다. 전세계적인 코로나19 사태 종식의 ‘키’를 쥐고 있는 백신 후보의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됐다. 15일 종가 기준 66.69달러였던 모더나의 주가는 18일 80달러까지 폭등했다. 

 

그런데 하루만에 상황이 반전됐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19일(현지시간) “모더나의 임상 결과를 평가하기엔 구체적인 내용이 아직 부족하다”고 평했다. 미국 의학 매체 스탯뉴스도 “백신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중화항체가 형성됐다고 밝힌 8명에 대한 연령 등 자세한 데이터가 모호하고 불확실하다는 주장이다. 또 중화항체 측정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도 너무 빠른 공개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단 하루만에 상황이 급변할 줄 짐작하지는 못했지만 지인에게 했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스탯뉴스는 모더나의 발표에 대해 ‘데이터가 아닌 말에 의존했다’고 했다. 모더나의 ‘말’은 대중을 현혹시켰다. 서두에 소개한 지인처럼 말이다.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높은, 어쩌면 비정상적인 상황이지만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시각에서는 ‘항체 형성 효과 확인’이라는 문구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모더나 발표에 신뢰성 문제가 제기되자 일각에서는 모더나가 주가를 띄우기 위한 작전이 아니었냐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같은 의구심은 미국 매체의 보도로 인해 실제로 증폭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CNN 비즈니스는 모더나의 경영진 일부가 백신 결과 발표를 전후로 스톡옵션을 행사해 모더나의 지분을 사고 임상 결과 발표 직후 주가가 급등한 시점에서 주식을 매각해 시세 차익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백신 개발은 실제로 지난한 과정이다. 중화항체 형성 효과를 임상1상과 2상, 3상에 걸쳐 확인해야 한다. 백신 임상 표준 설계 프로세스에 따라 임상이 진행돼야 한다. 안전성 검토도 일반 질병 치료제보다 훨씬 까다롭다. 

 

모든 약물이 그렇듯 백신 개발의 핵심은 데이터다. 넓게 보면 과학의 한 영역인 의학도 데이터로 말한다. 구체적인 임상 데이터가 쌓여야 하고 전문가들의 데이터 검증도 거쳐야 한다. 백신으로 최종 허가를 받아도 수급을 위한 생산 시설까지 마련해야 비로소 상용화가 가능하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대한 열망은 어느 때보다 크다. DNA, RNA, 백신, 바이러스, 항원, 항체 등 생물학 용어들에 대한 관심도 높다. 관심만큼이나 합리적이고 차분하게 추이를 지켜보는 냉정함도 필요한 시점이다. 모더나 임상 건은 과학적 합리성과 데이터의 중요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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