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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9년만의 유인 우주비행 확 달라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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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9년만의 유인 우주비행 확 달라진 풍경

2020.05.29 13:00
스페이스X가 만든 우주복을 입은 우주비행사들. 스페이스X 제공.
스페이스X가 만든 우주복을 입은 우주비행사들. 스페이스X 제공.

전기차 업체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지난 2018년 2월 현존 민간 우주로켓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의 ‘팰컨 헤비’에 테슬라 전기차 ‘로드스터’를 실어 우주로 보냈다. 팰컨 헤비에 실려 우주공간으로 날아간 전기차 로드스터의 운전석에는 우주복을 착용한 마네킹 ‘스타맨’이 앉아 있었다. 화성 탐사를 위해 개발한 로켓 팰컨 헤비의 성공적인 발사가 핵심 미션이었지만, 전기차 로드스터와 마네킹 스타맨은 유인 화성 탐사를 향한 인류의 꿈과 함께 오랜 기간 회자됐다.


2년이 흐른 28일(한국시간) 스페이스X는 9년 만에 미국 땅에서 유인 우주비행을 시도했다. 한국시간 28일 새벽 5시경 이뤄질 예정이던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발사 미션 ‘데모-2’는 발사 40분 전 기상 악화로 이틀 뒤인 30일 새벽으로 연기됐다. 데모-2 미션은 2011년 이후 우주인을 보낸 적 없는 미국이 9년만에 민간 우주기업과 함께 우주인을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보내는 역사적인 발사다. 민간 우주기업 시대 개막과 달·화성 유인 탐사의 ‘미리보기’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기상 악화로 연기됐지만 우주선 ‘크루 드래건’에 탑승한 두 명의 우주비행사가 입는 우주복과 크루 드래건 내부 인테리어, 우주비행사가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 발사대까지 이동하는 테슬라 차량 등은 발사 성공 여부만큼이나 주목받고 있다. 2년 전 스타맨을 우주로 보내며 탁월한 대중적 감수성을 뽐냈던 머스크가 9년만의 유인 우주비행에서도 완전히 다른 풍경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민간 우주개발 시대의 전환을 상징하는 동시에 민간 우주개발에 걸맞는 브랜딩 전략까지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미션에 참여하는 미국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인 더글러스 헐리와 로버트 벤컨이 탑승하는 우주선 크루 드래건은 우주비행사 7명을 태울 수 있는 규모다. 지름 4m, 높이 8.1m 크기의 캡슐형 우주선으로 스페이스X가 2012년부터 ISS에 실험 장비와 보급품을 운송하기 위해 활용한 화물용 우주선 드래건을 인간 탑승용으로 개량했다. 


스페이스X가 자사 홈페이지에 동영상으로 공개한 크루 드래건 인테리어는 마치 영화 스타트랙에 나오는 우주선 ‘엔터프라이즈’ 실내 세트와 유사하다. 매끈하게 생긴 인체공학적 의자 앞에는 비행기나 우주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복잡한 조작 레버 대신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우주인 헐리와 벤컨이 입는 우주복은 ‘격세지감’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정도다. 기존 우주복에서 볼 수 있었던 산소 호스나 통신 장비 등은 자취를 감췄다. 턱시도를 떠올리게 하는 말끔한 ‘슈트’로 NASA가 그동안 디자인한 투박한 우주복과는 달리 유려한 디자인을 뽐낸다. 


실제로 스페이스X가 이번에 선보인 우주복의 프로토타입은 ‘배트맨 vs 슈퍼맨’, ‘판타스틱4’, ‘어벤저스’, ‘엑스맨’ 의상을 디자인한 호세 페르난데스(Jose Fernandez) 디자이너가 제작했다. 28일 뉴욕타임즈는 스페이스X의 우주복을 집중 조명하며 페르난데스 디자이너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페르난데스는 “2016년 머스크를 처음 만났을 때 스페이스X에 대해 전혀 몰랐다”며 “디자인 작업 당시 머스크는 크기나 모양에 관계없이 턱시도 형태를 선호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의 우주복은 흰색을 기본으로 옆구리에 검은색의 라인을 넣었다. 쇄골에서 무릎까지 공기역학을 고려한 디자인을 적용했으며 무릎까지 오는 검정색 부츠는 마치 ‘슈퍼 히어로’를 연상시킨다. 우주선 밖에서 입는 우주복이 아니기 때문에 산소 공급이나 냉각 시스템, 통신 기능을 갖출 필요가 없어 말끔하면서도 영화에 등장하는 히어로와 같은 모습이다.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이달 27일 발사를 앞두고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최종 점검을 받고 있다. NASA 제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이달 27일 발사를 앞두고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최종 점검을 받고 있다. NASA 제

뉴욕타임즈는 “지금까지 우주복은 우주비행사의 안전이 유일한 관심사였기 때문에 매력적으로 보일 필요가 없었지만 민간 기업이 시도하는 우주비행인 만큼 색다른 디자인은 완성했다”며 “머스크는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와 마찬가지로 기술과 디자인을 결합하는 아이디어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주인이 발사대로 이동하는 장면도 확 달라졌다. 지난 30년간 발사대로 이동할 때 에어스트림의 소형버스를 개조한 ‘애스트로밴’을 타는 게 전통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X’를 탑승한다. 개조된 모델X는 우주인이 공간에 압박을 느끼지 않도록 바닥을 평평하게 만들었다. 극적인 효과를 위해 각각 흰색과 검은색의 모델X 탑승해 9마일(약 14.5km)을 이동한 뒤 상부는 흰색, 하부는 검은색으로 디자인된 드래건 캡슐에 오른다. 2년 전 전기차 로드스터에 탑승한 마네킹 ‘스타맨’을 연상케 한다. 


영국 BBC는 스페이스X의 이번 발사 풍경에 대해 “모든 세부사항들이 완전히 현대적인 ‘화장’을 했다”고 표현했다. 뉴욕타임즈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고 있으며 상용화된 우주 비행 시대가 올 것을 상징하고 우주복, 전기차, 우주선까지 모든 브랜드의 확장 기회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에 탑승한 우주인들이 계기판을 조작하고 있다. 스페이스X 제공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에 탑승한 우주인들이 계기판을 조작하고 있다. 스페이스X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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