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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분화줄기세포로 파킨슨병 치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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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분화줄기세포로 파킨슨병 치료했다

2020.06.02 15:27
김광수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 임상 치료 성공
김광수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사진)이 환자 본인의 피부세포를 역분화줄기세포로 바꾼 뒤 이를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로 분화시켜 뇌에 이식하는 치료에 처음 성공했다. KAIST 제공
김광수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사진)이 환자 본인의 피부세포를 역분화줄기세포로 바꾼 뒤 이를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로 분화시켜 뇌에 이식하는 치료에 처음 성공했다. KAIST 제공

재미 한인 과학자가 환자 본인의 체세포를 이용해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든 뒤 뇌에 이식해 퇴행성 뇌질환의 일종인 파킨슨병을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아직 환자 한 명을 대상으로 한 치료 결과지만, 그 동안 근본적인 치료가 어렵다고 여겨졌던 퇴행성 뇌질환 치료에 한 걸음 다가서는 계기가 됐다는 평이 나온다.


KAIST는 김광수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KAIST 해외초빙 석좌교수·위 사진)가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피부세포를 줄기세포로 되돌린 뒤 이를 다시 신경세포로 변형시켜 뇌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파킨슨병의 주요한 원인인 뇌 속 신경전달물질(도파민) 부족 현상을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파킨슨병은 신경세포가 사멸하면서 이들이 분비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줄어들어 근육의 움직임과 행동에 문제가 생기는 병이다. 근육이 떨리고 신체가 경직되며 언어나 보행 장애가 발생한다. 전세계에 최대 1000만 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환자는 11만 명이다.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를 재생시키는 방법이 필요하지만, 손상된 신경세포는 스스로 재생될 수 없어 줄기세포를 통해 신경세포를 만들어 이식하는 방법이 대안으로 꼽힌다.


김 교수는 일본 교토대가 처음 개발한 줄기세포 제작 기술인 역분화줄기세포(유도만능줄기세포) 기술을 이용해 미국 거주 파킨슨 병 환자 한 명의 피부세포를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로 전환시켰다. 그 뒤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거쳐 이 세포를 환자 본인의 뇌에 2017~2018년 두 차례 이식했고, 2년 뒤인 지난 5월 환자가 수영과 자전거를 탈 정도로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 환자의 뇌를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으로 확인한 결과 도파민 분비도 잘 이뤄졌고, 도파민 약제 복용량도 줄일 수 있었다.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 지난달 14일자에 발표됐다.


이번 사례는 역분화줄기세포를 이용해 뇌질환 환자를 치료하는 데 성공한 세계 최초의 사례다. 2017년 황반변성증 환자를 역분화줄기세포를 이용해 치료한 사례가 있지만, 증세가 호전되지 않아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피부세포, 유도만능 줄기세포, 도파민 뉴런의 사진이다. KAIST 제공
피부세포, 유도만능 줄기세포, 도파민 뉴런의 사진이다. KAIST 제공

김 교수팀은 약 20년의 연구 끝에 이번 치료에 성공했다. 김 교수팀은 바이러스의 도움 없이 역분화줄기세포를 만들고 이를 파킨슨병 동물에 적용하는 기술을 2009~2011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후 2017년에는 도파민 신경 분화 메커니즘을 밝히고, 임상적용이 가능한 새로운 역분화 기술을 개발했다. 올해는 이렇게 만든 도파민 신경세포를 파킨슨 동물에 이식해 안전성을 확인하는 연구를 최근까지 진행해 왔다. 


김 교수는 “안전성과 효능성을 입증하기 위해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필요하다”며 “현재 FDA의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10여 년 내에 이 치료법을 파킨슨병의 보편적 치료법으로 확립한다는 목표로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 교수는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하고 KAIST 대학원 생명과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박사후연구원을 거쳐 1998년부터 하버드대 의대 교수로 재직하며 줄기세포를 연구해 왔다. 2020년부터 KAIST 생명과학과 석좌초빙교수로도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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