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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 "코로나19 확산하는 최적환경 있지만 계절 영향 안받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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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 "코로나19 확산하는 최적환경 있지만 계절 영향 안받을 것"

2020.06.02 16:06
산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모래사장에서 피서를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모래사장에서 피서를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6월이 돼 본격적인 무더위가 예상되면서 덥고 습한 여름 기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 전파를 완화시킬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독감 등 많은 호흡기 질환이 춥고 건조한 기후 조건에서 보다 활발히 전파되는 특성을 보였다. 지난 겨울~봄 사이의 코로나19 환자 분포를 보면 중위도의 비교적 시원한 지역에서 좀더 많은 환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가 덥고 습한 기후 환경에서 전파력이 약해진다는 증거는 없다. 전문가들은 여름철에 저절로 바이러스의 전파가 늦춰질 것을 기대하지 말고 방역 조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여름이 되면 코로나19 확산이 둔화될지도 모른다는 주장은 다른 계절성 호흡기질환의 사례와, 겨울~봄 사이 코로나19 환자 다수가 비교적 서늘한 기후대에서 더 많이 발생했기 때문에 나왔다. 독감 등은 겨울철 건조하고 추운 계절에 기승을 부리며 여름이 되면 사라졌다 다음 겨울에 다시 유행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코로나19의 경우, 지난 5월까지는 비교적 서늘한 기후대에서 좀더 많은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중국 란저우대 연구팀이 지난달 26일 ‘종합환경과학’에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전세계 185개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환자 375만 명의 분포를 조사한 결과 비교적 선선한 섭씨 5~15도에서 60%의 환자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절대습도 역시 3~10g/m3에서 73.8%의 환자가 집중됐다. 연구팀은 “코로나19에도 확산에 최적화된 기후 환경이 존재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데믹이라는 ‘대세’에 영향을 미치는 주된 요인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와 여러 연구의 전반적인 결론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일 고대의료원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여름이되면 계절의 혜택을 받아 괜찮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브라질, 페루 등 남미 국가와 인도, 방글라데시, 중동 등 더운 나라에서도 코로나19가 대유행하고 있다. 방심하다간 국내 대유행 시기가 (기존 예상처럼 가을이나 겨울이 아니라) 여름에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 우한과 유럽, 미국에 이어 현재 코로나19가 가장 기승을 부리는 지역은 덥고 습한 국가가 몰려 있는 남미다. 2일 브라질이 환자 수 52만 9000명으로 185만 9000명의 환자를 낸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환자를 발생시킨 국가로 기록됐다. 10만 5000명의 환자를 낸 칠레(13위)와 9만 3000명의 환자를 낸 멕시코(14위) 등 남미 세 국가가 15위 안에 올랐다. 19만 8000명의 환자를 낸 인도(7위), 8만 7000명의 환자를 낸 사우디아라비아(16위)도 각각 남아시아와 중동의 국가로 더운 기후를 보인다.


연구 결과도 이런 결과를 뒷받침한다. 레이첼 베이커 미국 프린스턴대 환경연구소 교수팀은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의 전파 특성에 기후 차이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달 18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기후 적응 능력을 직접 밝히는 대신, 기존에 연구된 인체 감염 코로나바이러스 네 종 중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와 같은 베타코로나바이러스에 속하는 두 종의 특성을 감염병 모델에 도입해 바이러스 전파 특성을 비교했다. 그 결과, 기후는 감염병 주기적 유행(엔데믹) 시 또는 팬데믹 중 제한된 시간과 공간에서는 중요한 요인이지만, 현재의 코로나19처럼 팬데믹과 유사한 상황에서는 주요 요인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전파 경로에 미세한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대세를 바꿀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여름철을 맞을 경우나 열대지방 국가에서도 감염병의 확산이 줄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캐슬린 오레이리 영국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연구원팀 역시 비슷한 결과를 내놨다. 4월 초까지 전세계 국가의 코로나19 발생 현황을 조사해 온도 및 습도가 지역감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당시 180개국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고 있었고 이 가운데 23개국을 제외한 전체 국가가 지역감염을 보이고 있었다. 그 결과 온도가 25도 이상으로 높고 습도도 70% 이상인 나라 가운데 지역감염이 일어나고 있는 나라가 최소 15개국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계절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를 조절하는 핵심 요인은 될 수 없다”며 “따뜻한 날씨가 전파를 약간 줄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바이러스 전파의 유효성을 줄인다는 증거는 없다. 정책 결정자는 사회에서 물리적 접촉을 줄이는 방법에 초점을 맞추고 기후 정보에만 근거해 코로나19 위험성을 예측할 때엔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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