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휴대전화부터 전기자동차까지 대부분의 전자제품에 널리 쓰이는 리튬이온배터리에는 음극소재로 흑연을 사용한다. 그 동안 흑연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불산을 사용하는 공정이 필요했는데, 불산을 쓰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고순도 불산을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장희동 광물자원연구본부 책임연구원팀이 비용은 70% 수준으로 줄이고 유해한 화학물질 사용은 대폭 낮춘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고순도 흑연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흑연은 자연 채굴 당시 순도가 70~80% 수준에 머무른다. 배터리 등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이를 선광해 순도를 99.9% 수준으로 높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알칼리나 불산 등을 이용하는 정제 방법과, 2700도의 고온에서 처리하는 정제 방법이 널리 쓰였다. 하지만 이 방법들은 인체와 환경에 해로운 불산 등의 유독물질을 사용하고 공정을 거치면서 폐수가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최근에는 환경 오염 문제로 중국 등 여러 국가에서 사용이 제한되면서 대체 공정 개발이 시급했다.
장 책임연구원팀은 염산과 '킬레이트' 침출 공정을 적절히 조합해 불순물을 제거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킬레이트는 마치 집게처럼 생긴 구조를 지닌 분자로, 마치 집게 구조의 끝부분으로 물체를 '집듯' 금속이온과 결합하는 화합물이다. 연구팀은 이 공정을 이용해 불순물을 1차로 제거한 뒤, 저온 상태에서 소다를 가하고 다시 염산으로 불순물을 추가 제거하는 방법으로 순도 99.99%의 고순도 흑연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리튬이온배터리의 흑연 순도 기준인 99.9%보다 더 높은 순도다.
장 책임연구원은 “불산을 사용하는 기존 공정에 비해 시약 비용과 폐불산 처리비용 등을 절감해 전체적인 비용을 기존의 70% 수준으로 낮추면서 순도는 오히려 높였다”며 “중국 등 국내외 기업체로 기술이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