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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미세먼지 등 국가과제 연구 지속할 조직 갖춰야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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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미세먼지 등 국가과제 연구 지속할 조직 갖춰야 성공”

2020.06.15 06:00
염한웅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 -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염한웅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 -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정부가 지난 3일 역대 최대 규모인 35조원의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한 경제 위기를 혁신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다. 비대면화, 디지털화에 대응하고 경제혁신을 가속화하며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이른바 ‘한국판 뉴딜’을 추진하겠다는 게 골자다. 


“방향성은 맞다고 보지만 연구개발(R&D)을 놓고 보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유망할 것 같은 기술에 정부 주도의 ‘탑다운’ 형식으로 투자하자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최근 몇 년간 제기된 미세먼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이슈, 감염병 대응을 위한 정부 연구개발(R&D) 성과를 낼 만한 역량과 추진체계를 우리가 갖추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지난 3월 문재인 정부 3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자문회의) 부의장에 위촉된 염한웅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는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고 소부장 등으로 촉발된 경제 혁신 생태계가 위급한 상황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소소한 먹거리만 챙겨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2017년 12월부터 자문회의 부의장을 맡은 염한웅 교수는 1기, 2기 자문회의에 이어 3기 자문회의 부의장으로 재연임했다. 


대통령 직속기구인 자문회의는 2018년 4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법’ 개정에 따라 과학기술 혁신 주요 정책방향을 자문하는 역할을 하는 기존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와 과학기술 주요 정책과 혁신정책, 연구개발 예산 운영 등을 심의·조정하는 기존 국가과학기술심의회를 통합해 출범했다. 자문회의는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방향에 따라 정권마다 역할과 조직체계가 달랐다. 통상 1년간 민간이 맡는 부의장을 3년째 맡고 있는 염한웅 부의장은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염 부의장은 “수년간 미세먼지가 사회문제가 됐을 때 막대한 정부 예산이 R&D에 투입됐지만 왜 국민들이 체감할 만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지를 봐야 한다”며 “정부 예산으로 R&D를 수행하는 출연연구기관 등이 1억원 규모의 연구과제에 책임감을 갖지만 100억원 규모의 연구에 대해서 책임지지 않는 구조로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출연연구기관은 지난 10여년간 대형 연구과제보다는 소규모 연구를 효율적으로 하는 체계로 바뀌었다는 게 염 부의장의 진단이다. 대형 연구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구조와 리더십이 없다는 것이다. 


염 부의장은 “예를 들어 감염병 관련 정부 연구개발을 한다고 치면 감염병이라는 키워드로 연구할 수 있는 사람을 모아서 하고 싶은 연구를 한 뒤 논문과 특허를 내고 보고하면 감염병 연구가 이뤄졌다고 보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목표가 불분명하고 책임 소재가 없는 개별 연구과제들만 양산해 논문과 특허를 연구성과로 내세우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선 국민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정부 연구개발은 이뤄지기 어렵다고 했다. 


염 부의장은 문재인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 중요 성과로 정부 R&D 예산 확대와 기초연구 강화, 부처별로 제각각인 R&D 규정 일원화 및 연구자 자율성을 제고하는 ‘국가 연구개발 혁신을 위한 특별법’ 통과를 꼽았다. 그러나 기초연구와 응용연구로 이분화된 연구체계로는 미세먼지, 감염병 등으로부터 국민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정부 R&D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염 부의장은 “유럽이나 미국 등은 이미 전환적 혁신정책이라는 컨셉트로 목적지향적인 공공R&D로 투자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각국들이 기후변화에 대응해 자동차 배출가스를 규제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염 부의장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공공R&D 목표를 정해놓고 정부가 주도하면 새로운 과학기술과 산업을 만들 수 있다”며 “적어도 감염병과 미세먼지 문제 만큼은 공공 R&D 목표를 명확히 세워 일시적인 조직이 아닌 지속적으로 R&D 성과를 낼 수 있는 조직과 추진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결국 지금과 같은 체계로 R&D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정부와 과학기술계가 함께 공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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