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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드러낸 시대의 불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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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드러낸 시대의 불평등

2020.06.16 12:10
사회 '약한 고리' 파고드는 감염병 문제
미국의 한 쇼핑몰 매장에서 시민들이 생필품을 사재기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한 쇼핑몰 매장에서 시민들이 생필품을 사재기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에서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이 반년 가까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전례 없는 미지의 바이러스가 무차별적으로 확산하면서 그 동안 감춰왔던 인류 사회의 ‘민낯’도 함께 드러나고 있다. 재난이 닥칠 때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경제적, 인종적 약자는 코로나19라는 감염병에도 역시 취약하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의료 전문가들은 "건강과 수명 등에서 소수자들이 이미 불리한 처지에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주고 있을 뿐 이 같은 불평등은 이전에도 존재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감염병 확산을 막을 방역조치나 의학치료 등에서도 가장 소외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되고 있다. 


미국의사협회보(JAMA)는 13일 사설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이 사회 기저에 깔린 깊은 인종 및 사회경제적 격차를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JAMA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대량 실업, 그리고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저항운동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며 “팬데믹의 불안과 긴장에 오래 지속된 경제적 차별과 인종간 불평등에 대한 분노가 되살아난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따르면, 미국 내 인종차별은 이미 코로나19 이전에 여러 사회경제적 현상으로 먼저 확인돼 있다. 백인보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감옥에 갈 확률이 6배 더 높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인구는 미국 전체 인구의 12%에 불과해 백인 인구(64%)의 5분의 1에 불과하지만, 감옥에 투옥된 사람은 33%로 백인의 30%보다 오히려 높기 때문이다. 라틴계나 미국인디언, 성소수자 역시 비슷하다. 


건강과 수명에서도 차별은 통계로 증명돼 있다. 미국 내 여성 수명은 소득 상위 20%에서는 지난 40년 동안 6년이 늘었지만 나머지 80%에서는 늘지 않았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백인보다 기대수명이 3.5살 적다. 여러 가지 차이가 있지만, 소수자들이 평소 의학 혜택을 제대로 입지 못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역시 이런 불평등을 드러내고 있다. 에릭 루빈 미국 국립노화연구소 교수는 12일(현지시간) NEJM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 루이지애나의 경우, 코로나19 환자의 70%는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라틴계”라며 “하지만 중증환자시설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환자는 더 많고 중증환자의 비중 또한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의료 혜택은 적게 받고 있다는 뜻이다.

 

미셸 에반스 미국국립노화연구소 교수팀은 10일 미국 의학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 기고문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 의사가 진찰과 치료를 할 경우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백인의 심혈관질환 치명률 차이는 19%까지 줄어들 수 있다”며 “하지만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의학 교육의 구조적 한계로 같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의사를 만날 가능성이 백인이나 아시악 미국인 환자에 비해 낮다”고 지적했다. 비샬 아로라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연구원도 5월 미국 과학매체 '언다크' 기고문을 통해 “가난한 사람이나 아프리카계 미국인 등은 코로나19 감염 뒤 입원을 해도 인공호흡기를 우선적으로 배정 받지 못하는 차별까지 겪는 이중고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필수 근무에서 빠지지 못해 바이러스에 더 잘 노출되는 사람도 사회적 약자들이다. 에반스 교수는 "농업 등 근무에 종사하는 종사자 다수가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라틴계"라며 "바이러스에 더 쉽게 노출되는 경향이 있으며 기저질환 등도 더 많이 갖고 있어 취약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은 이전에도 여러 연구와 보고로 확인됐다. 엘리시오 페레즈스테이블 미국 국립소수자보건및보건격차연구소장팀은 지난달 11일 의학학술지 '영국의학저널(BMJ)'을 통해 “미국 내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환자 및 사망자가 발생한 수를 비교해 보면 백인 및 유색인 거주자 사이에 최대 2~3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주장했다. 4월 21일에도 영국 레스터대 병원 연구팀의 기고문을 통해 “영국국립집중치료감시연구센터(ICARC)의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영국의 중증환자 2249명 가운데 35.2%가 소수 인종 출신으로, 이는 실제 영국 내 소수인종 인구 비율인 13%를 크게 웃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는 20세기 초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실업을 불러왔다. 실업 동향에서도 차별이 존재한다. JAMA는 "올해 4월까지 미국 내에서 3600만 명이 실직했는데, 40%가 연 소득 4만 달러(4400만 원) 미만에 집중됐다"며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실업률은 16.7%, 라틴계의 실업률은 18.9%로 모두 백인의 실업률 14.2%보다 높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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